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삼성 X파일 공개사건과 관련해서 항소심에서 완전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한명숙 전 총리가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수만달러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저는 상관 없어보이는 이 두 사건이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회찬 대표 사건과 관련해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 MBC 이상호 기자에게 법원은 유죄판결을 내렸습니다.
노 대표에 대한 무죄 판결은 이전 판결과 상충될 뿐만 아니라 삼성에 치명적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법원이 무죄 판결을 해준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물론 저는 노 대표가 완전 무죄라고 생각하고
떡값을 준 삼성 간부와 떡값을 받은 검찰을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한명숙 전 총리 껀에 대해서는 검찰이 왜 정보를 흘렸느냐 하는 점과
실명 보도한 조선일보 등 왜 언론이 이를 성급히 보도하느냐에 대한 것입니다.
대한통운과 관련해 언급되고 있는 거물 정치인은 3명입니다.
이 중 왜 민주당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한명숙 전 총리만 공격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두 사안에 대해서 법적인 부분과 별개로 철저히 정치적으로만 판단해 보겠습니다.
먼저 다음 도표를 보시기 바랍니다.
시사IN에서 6월 초에 진행했던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가상대결 결과입니다.
이 표를 보시면 노회찬은 살리고 한명숙은 죽이는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노회찬은 야권 표를 분열시킬 수 있는 카드입니다.
오세훈 시장과 민주당(혹은 국민참여신당) 후보와 3자 대결 결과를 보면
노 대표는 10%~25% 지지율을 얻고 있습니다.
노 대표가 출마하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으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노 대표가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선거가 끝난 뒤 대법원에서 유죄로 뒤집어질 수도 있겠죠)
다음 한명숙 전 총리 그래프를 보시죠.
득표율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보다 적지만 오세훈 시장에 대해서는 더 강력한 상대입니다.
유 전 장관과 대결할 때 오 시장은 38.2%를 얻었지만
한 전 총리와 대결할 때 오 시장은 33.8% 밖에 얻지 못했습니다.
거칠게 분석하면 유 전 장관은 노회찬 대표 표를 가져오는 카드고
한 전 총리는 오세훈 시장(등 한나라당 후보)의 표를 가져오는 카드라는 것입니다.
결국 한나라당에 가장 위협적인 상대는 한 전 총리입니다.
유 전 장관이 나왔을 때는 야권 내부 싸움이 되지만,
한 전 총리가 출마하면 한나라당 표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자 대결 구도가 되었을 때 야권표가 한 전 총리에게 쏠리게 되어 노회찬 대표 지지표까지 모아질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카드입니다.
이것이 한명숙은 죽이고 노회찬은 살리는 이유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주> 이 글을 고도의 '노회찬 죽이기'로 오해하실 분이 있을 것 같은데,
세 번째 도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민주당 후보로 추미애 의원이 나올 경우 박빙입니다.
이 경우 '언더독'인 노 대표에게 훨씬 힘이 쏠릴 것입니다.
이 조사가 보여주는 것은 노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의 '상수'라는 것입니다.
1~2%의 당 지지율을 감안하면 '기적의 상수'라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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