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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기자들, PD들

신임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에게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12. 9.


YTN 해직기자인 우장균 기자가 한국기자협회장에 당선 되었습니다.
아무런 기반없이 어렵게 당선되었는데,
어찌되었건 그의 당선으로 기자사회가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이 우장균 기자에게 공개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지금 우리 언론계의 문제를 조목조목 짚은 글입니다.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신임 우장균 기자협회장(왼쪽)



우장균 신임 한국기자협회장께 

“기자사회의 명예혁명이 필요합니다


먼저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제42대 한국기자협회 신임 회장 선거에서 당선되신 일은 기자 사회에 큰 희망을 던져주는 낭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선전을 한 정규성 후보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저는 인터넷매체를 포함 1백 여 개 언론사 기자들로 구성된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 이준희라고 합니다. 지난 수년간 언론사회에서 한 배를 타온 입장에서 우장균 신임 한국기자협회장께 몇 말씀 드리고자 공개 글을 쓰고자 합니다.


첫째, <미디어오늘> 보도를 보면 우 신임 회장께서는 당선 소감으로 "작게는 YTN 해직기자 한 사람의 승리지만 크게는 대한민국 기자 전체의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언론 동지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해직된 기자를 선택하는 동지애를 발휘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앞선 말한 ‘어려운 상황 속’, 즉 해직기자라는 신분(1심 법원에서 해고 무효 판결을 받아낸)에서 기자협회장에 당선된 것은 기적 같은 일입니다. 저의 경우도 YTN과 경우는 다르지만 전 직장인 <시민의신문>사에서 진행 상황은 별 차이 없는 과정을 겪으며 현재 인터넷기자협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자협회의 근거는 7천 명의 기자사회입니다. 그러나 근거지인 YTN의 상황은 앞으로 우 신임 회장께서 재임하실 향후 2년 내내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될 것입니다. YTN이 명실상부한 독립언론으로서 거듭나길 바라며, YTN뿐만 아니라 이전의 시사저널 사태도 있었지만, 전체 대한민국의 기자 사회 내 정치적, 경제적 이유 등의 부당해고 등 불합리한 처우에 대해서 비타협적으로 싸워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사회에서 YTN의 문제는 사실 항상 잠재되어 있었고, 예견되어 왔습니다. 다만 정권의 낙하산 임명 논란으로 촉발된 것뿐일 것입니다. 그 때 YTN 기자들이 굴욕과 굴종의 길을 택하지 않고, 어렵고 힘든 가시밭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현재의 YTN 사태가 빚어진 것입니다.(따라서 이 문제를 풀 핵심열쇠 역시 YTN 기자를 비롯한 구성원 전체의 의지에 있다 할 것입니다)


둘째, 우 신임 회장께서는 앞서 ‘대한민국 전체 기자의 승리’라고 말하셨지만, 사실 기자사회뿐만 아니라 언론계는 크게 양분되어 있습니다. 항상 그래왔지만 언론, 특히 기자는 불편부당, 불가원 불가근을 말하면서도 정치권력, 자본권력과의 관계에서 이중성을 지닌 존재이기도 합니다. 얼마전 독설닷컴 고재열 대표기자(시사IN 기자)가 밝혔지만 MB정권 들어 정관계 등에 진출한 친MB언론인이 무려 90명 가깝다는 통계를 내놓았습니다. 기자 사회의 권력과의 유착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징표라 할 수 있습니다. 기자들은 마음먹기에 따라 권력창출에 동참할 수도 있고, 권력기관의 중추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습니다. YTN 사태의 핵심 역시도 결국은 언론(기자)의 친권력화가 부른 한 모습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재임하실 기간 내내 권력과의 관계 정상화, 즉 권력과 기자의 철저한 거리 두기, 권력으로부터의 언론의 독립 싸움으로 실추된 기자 사회의 명예회복에 나서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지난주에 기자협회장 선거와 관련 판세 얘기를 대략 전해들은 바 있지만 이번 선거는 치열한 접전을 보인 동시에 앞으로 기자협회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회전이었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일부 지역조직과 중앙조직간의 대리전 양상을 형성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간발의 차이로 우장균 YTN 기자가 승리하였습니다. 우 신임 회장께서 후보 출사표에서 기자협회 내 지역언론사에 대한 배려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환영합니다. 그러나 말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배려’가 아니라 ‘권리회복’입니다. 소외된 지역언론, 지역 기자의 권리회복을 선언하시고,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삼고 적극 주력하시기 바랍니다.


최근 전국MBC기자회의 구성 등을 보면 지역언론의 권리회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할 상황입니다. 2010년 9월 만료되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문제 역시도 지역언론의 중요 관심사입니다. 지역신문 활로 모색을 위한 방편으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연장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서 지역언론의 도약을 위한 국가와 범사회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넷째 우 신임 회장께서는 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PD연합회 등 언론단체들이 참여하는 '언론평의회' 구성 의지를 밝히셨습니다. 일각에서는 기자협회가 보수화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회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언론, 즉 기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기자사회 전반의 이성과 양심회복, 개혁성 회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사회 전반의 역동적인 에너지로 바꾸어내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언론계 전체의 단결과 연대가 필수적입니다. 큰 틀에서 기자사회, 나아가 언론인의 개혁적 역할을 촉구하고 담아낼 ‘언론평의회’의 구성은 필요합니다. 적극 지지하며 인터넷기자협회도 맡은 소임을 다해 나갈 뜻을 밝히고자 합니다.


또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남북관계, 북미관계, 북일관계 대진전을 위해서 언론인의 책무 역시 중차대합니다. 그동안 해 왔던 것처럼 남북언론교류에서도 기자협회의 선도자적 역할을 계속 수행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매체 융합이 날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신문, 방송, 인터넷 매체를 융합하고, 넘나들며 새롭게 진보하는 언론을 위해서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인터넷기자협회와의 교류와 연대의 폭도 앞으로 진일보하길 기대합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만 한 없이 길어질 것 같아서 독자들을 위해서 줄이고자 합니다.


다시 한 번 제42대 한국기자협회 신임 회장에 당선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해직기자들뿐만 아니라 YTN 전체에 따뜻한 새 햇살이 비춰들기를 소망합니다. 한국기자협회와 기자들의 건강과 안녕, 발전을 기원합니다. 
 

2009년 12월 9일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 이준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