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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 하자보수팀

한명숙은 그런 여자 아니에요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12. 20.



어제 한명숙 전 총리가 검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디테일한 논쟁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 사건을 최대한 굵게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일단, 한명숙은 그런 정치인 아니다, 라는 부분에 대한 얘기다.
친노그룹과 지지자들은 한 전 총리가 살아온 삶을 알기에,
절대 그럴 정치인이 아니다, 라고 말을 한다.

나는 좀더 콘텍스트적으로 봐서,
한명숙은 절대 그런 정치인이 아니다, 라고 얘기할 수 있다. 

논리는 이렇다.
한명숙은 친노그룹 혹은 민주개혁진영의 대모격인 정치인이다. 
자신이 무너질 경우 친노그룹 전체가 민주개혁진영 전체가 입게될 치명타에 대해서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내가 '한명숙은 절대 그런 정치인 아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이들을 방패막으로 삼을 정치인이 아니라는 얘기다. 

한명숙은 친노그룹과 민주개혁진영의 큰누나와 같은 존재다. 
그 큰누나가 집안 기둥뿌리 뽑을 일은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것은 집안을 말아먹는 것인 동시에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부정하는 일이다.
이것이 한명숙이 '인생을 건다'라고 말했던 것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것이 돈 없어 서울시장 캠프도 접는 한명숙이 
백주에 총리 공관에서 달러를 받았다, 라는 검찰의 공상과학소설을 내가 믿지 않는 이유다.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언론에 흘린 피의사실과 체포할 때 밝힌 혐의 내용이 달라진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한 총리 조사 때 바로 대질신문을 시도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있다.
검찰이 지금 의지하는 것은 '곽영욱의 헛소리'일 뿐이다.
그 헛소리가 검찰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검찰은 지금 막장수사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검찰이 저리 막장수사를 하는 까닭이 뭘까?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거대한 체스판에 대한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검찰의 잔머리에 대한 부분이다. 

거대한 체스판에 대한 이야기는, 
이 이야기는 안원구 전 국세청장 폭로로 비롯된 
이상득 의원 수뢰설에 대한 물타기로 진행되고 있다는 부분이다. 

일단은 언론 보도를 한명숙 전 총리에 집중시켜서 물타기가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상득 의원의 수뢰 사실이 나오더라도 
'노무현 정부에서도 그랬다'라는 등가공식이 성립되기 때문에, 
이명박 정권은 비난의 화살을 다소나마 피할 수 있다.

(안원구 사건과 관련해 누가 뭐래도 뇌관은 '도곡당 땅'이다.
그러나 화살이 그곳을 향할 수는 없다.
왜 대통령이니까?
공세가 계속된다면 이상득을 털어내는 수준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부분은
검찰 피의 사실이 흘러나오는 경로와 시점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좀더 복합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여기까지만 얘기 하자.     
  
다음은 검찰의 잔머리에 대한 부분이다.
검찰은 한명숙 전 총리의 유죄를 확신하고 있을까?
내가 볼 때는 아니다. 그럼 검찰은 손발이 오그라들고 있을까?
그것도 아니다.

이유는 이렇다.
검찰이 확신하는 것은 한명숙 이외의 정치인 중에는 수뢰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곽영욱 리스트'에는 확실한 사람이 있고 불확실한 사람이 있는데, 내가 볼 때는 한명숙은 불확실한 사람으로 분류되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검찰은 왜 무리해서 한명숙을 불렀을까?

그것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정치적 필요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검찰은 어떻게 뒷감당을 하려는 것일까?

아마 조만간 '곽영욱 리스트'의 다른 인물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 중 한 두명은 수뢰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물타기가 가능할 것이다.

비록 한 전 총리는 무죄가 밝혀지더라도
'곽영욱 패키지'에 속했다는 것만으로도 흠을 낼 수 있으며
검찰의 무리한 수사도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썩은 과일과 멀쩡한 과일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멀쩡한 과일도 상품가치를 잃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방법 외에 수사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흘려서,
이를테면 노 대통령의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식의모욕을 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 찌질한 방법의 병폐는 경험했으니 
이번에는 그렇게 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 불길한 예감이 현실이 될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