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난주에 '한명숙은 그런 여자 아니에요'라는 글에서
이번주가 되면 제2의 제3의 인물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했지요.
예상대로 정세균 당시 산자부장관과 이원걸 당시 산자부 2차관이 등장했네요.
한명숙 죽이기 퍼즐게임을 재검검 해야 할 타이밍인 것 같습니다.
그제(12월22일)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를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명목으로 5만달러를 수수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검찰 공소내용과 조중동 기사를 분석해 본 결과,
저는 이 공소장은 한명숙 전 총리의 무죄를 증명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근거는 이렇습니다.
1979년 크리스찬 아카데미 활동가였던 한명숙은 국가보안버 위반혐의로 체포되었다. 당시 신혼이었던 그녀에게 '운동권 새댁'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30년 뒤 이명박 정부는 한 전 총리에 대한 어이없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하나, 산자부 간부들이 곽영욱 전 사장을 만난 시점은 한명숙 전 총리가 청탁했다는 시점보다 앞입니다.
검찰은 2006년 12월20일 한명숙 전 총리가 정세균 당시 산자부장관과 강동석 당시 건설교통부 장관과 함께한 오찬 자리에서 곽영욱 전 사장을 석탄공사 사장 자리에 앉혀달라고 부탁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원걸 당시 산자부 2차관과 과장이 곽영욱 전 사장을 접촉한 시점은 11월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총리가 부탁할 것을 예상하고 산자부 간부들이 먼저 움직였다는 것이?
둘, 정황증거가 현실성이 없습니다.
검찰은 곽영욱 전 사장이 양복 주머니에 2만 달러와 3만 달러를 나눠서 넣고 있다고 한명숙 전 총리와 둘이 있을 때 살짝 주머니에 넣었다고 했습니다. 대낮에 총리공관에서 돈을 전달했다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해도, 박지원 의원이 실험으로 보인대로 2만 달러는 신권으로 해도 두께가 2.2cm고 3만 달러는 3.3cm입니다. 이것을 봉투에 넣고 총리와 장관 2명과 함께 밥을 먹었다고요? 그리고 한 전 총리 주머니에 넣어주었다고 했는데, 편지봉투를 넣을만한 주머니가 있는 여성복이 어디 있나요?
셋, 한명숙 전 총리는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습니다.
석탄공사 사장 자리는 산자부 장관이 추천해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입니다. 총리는 '부서'권이 있지만 이를 대통령 인사에 대한 비토권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이 결정한 인사에 총리가 비토권을 행사한 전례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총리는 산자부 장관에 대한 임면권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오찬 자리에서 함께 동석한 사람을 잘 부탁한다고 말했더라도 그것이 '덕담' 이상의 의미를 갖기 힘든 이유입니다.
넷, 검찰은 진범을 알고도 잡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 발표 결과에 따르면 이원걸 당시 산자부 2차관이 1차적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입니다. 검찰은 이 전 차관이 곽영욱 전 사장에게 석탄공사 사장 공모를 준비하라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인사청탁의 1차 책임은 이 전 차관이 져야 할 일입니다. 이 전 차관이 자신의 상관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밝히면 그는 무죄가 되는 것이고 밝히지 못하면 유죄가 되는 것입니다. 거기서 시작해야 수사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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