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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로거로 가는 길/파워블로거 열전

이제 '미디어몽구'의 눈물에 우리가 답할 때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1. 15.





'미디어몽구'라는 블로거가 있다.

블로거 하는 사람치고, 파워블로거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치고 미디어몽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없다면 간첩이거나 제대로 된 파워블로거가 아니다.

미디어몽구는 블로그계의 전설이다.
블로그 관련 각종 상을 휩쓸었고, 블로그 관련 각종 수치를 갈아 치웠다.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성장과정은 미디어몽구의 성장과정과 궤를 같이 한다.

블로거 중에서 시위현장에서 경찰에 맨 먼저 잡혀간 사람도 미디어몽구였고
블로거 중에서 맨 먼저 명예훼손을 당한 사람도 미디어몽구였다.
전업블로거 1호를 기록한 이도 그였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는 여전히 거리에 서있다.

그가 어제 열린 '2009 대한민국 블로그어워드'에서
시사/비즈니스 부문 우수상 수상자로 상을 받았다.
그런데 수상소감을 밝히면서 울었다.

감격의 눈물이 아니었다. 토로의 눈물이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시사블로거들의 고충을 토로했다.
시사블로거들이 얼마나 어렵냐는...

다른 블로거들이 제품 리뷰 써주고 돈받고...
청탁 받고 여행기 써주고 돈받고...
공동구매하고 돈받고...
정치인 블로그 관리해주고 돈받고...

(이런 일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사실을 적시하고 하면 된다.
다만 이런 것만 있으면 블로고스피어는 불구다.)


다른 블로거들이 이래저래 돈 받을 때 그는 정통 블로거의 길을 고집했다.  
이 정도 일은 괜찮다며 주선해줘도 마다했다.
자신이 다른 블로거의 전범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곤궁과 궁핍이었다.

미디어몽구는 그동안 우리 사회 곳곳을 누비며 서민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함께 눈물을 흘리며 눈물을 닦아 주었고 그가 눈물로 전하는 내용을 보면서 사람들은 함께 눈물을 흘렀다.
그런데 이제 미디어몽구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시사블로거는 미디어몽구에서 한치 앞도 못나가고 있다.
미디어몽구의 삶은 곤궁하고 피폐해졌고
여전히 현실은 각박해 2호 전업블로거가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 

그 손실은 고스란히 우리 사회가 떠안을 것이다. 
미디어몽구가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하면 그들은 눈물을 더 흘리게 될 것이다. 
미디어몽구를 살려야 한다. 



적절한 방법은 아직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그가 카메라를 내려놓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 퇴보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미디어몽구와 함께 다른 시사블로거도 살려야 한다. 
시사블로거는 블로고스피어의 3D 블로거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돌아오는 것은 없다. 

시사블로거들은 블로고스피어가 기존 미디어를 능가하는 미디어판이 되게 만든 일등 공신이다. 
그 수는 적어도 그들의 열정이 메타블로그를 살렸다. 
그런 시사블로거들이 이제 메타블로그의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시사블로거들이 메타블로그의 천덕꾸러기가 된 이유는 뻔하다.
메타블로그가 권력의 눈치를 본 것이다.
그러면서 서서히 설 자리를 잃었다.

'2009 대한민국 블로그어워드' 특별 부문-언론/보도 부문 우수상을 받으면서
수상소감으로 그렇게 말했다.
'다음뷰 메인화면에 시사 부문을 자동노출로 해달라'라고.
그것이 수고한 시사블로거들을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다음뷰의 '트래픽 폭탄'은 시사블로거들의 마약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마약이 떨어졌다.
'트래픽 폭탄'은 커녕 '트래픽 수류탄'도 안 온다.

(참고로 나는 이제 메타블로그의 편집과 별로 상관없다.
독설닷컴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블로그였지만 이제 정점을 지난 블로그다.
트위터나 RSS 등을 통해 매니아들과 만나는 것으로 족하다.
나는 본업이 있는 사람이고 블로그 외에도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무심했다.)

다음뷰는 메타블로그로서 뉴스생산의 민주화를 넘어서
뉴스유통의 민주화도 도모한 모델이었다.
열린편집자에 의한 추천제도가 바로 그 증거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시사블로거들을 구석으로 밀어낸 것이 열린편집자들이 외면했기 때문인가?
누리꾼들이 시사블로그들을 외면했기 때문인가? 
시사콘텐츠와 비시사콘텐츠의 추천수 차이는 무엇인가?

다음뷰가 시사블로거를 키웠다고 할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시사블로거들이 다음뷰를 키웠다고 할 수도 있다.
그들을 외면하고서 다음뷰는 절대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본다.

미디어몽구가 누구인가?
블로거뉴스-다음뷰의 적손 아닌가? 
적손이 망하는데 잘 되는 가문이 있는가? 


정부부처 블로그에 대한 성토가 일기 시작했을 때, 나는 블로거들을 설득했었다.
그들은 인질이라고.
블로고스피어를 지켜주는 인질이라고.
그들이 있어야 아고라꼴 나지 않는다고.

그리고 밸런스를 맞춰줘 블로고스피어를 안정시켜주고 성숙시켜준다고.

지금 와서는 그때 그런 말을 한 것이 후회된다.
그런 블로그에게 시사블로거들이 안방을 내준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블로고스피어가 대안미디어가 아니라 미디어 순치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다음뷰 외에 다른 메타블로그 운영자도 시사블로거들을 굽어살피길 부탁드린다.
지금 우리 미디어의 위대한 실험이 자초 위기에 처해 있다.
한때나마 블로고스피어를 풍미했던 블로그 운영자로서 드리는 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