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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로거로 가는 길/파워블로거 열전

4시간30분 지연된 생방송에 대한 변명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7. 6.

블로거 드림팀의 도전, 헛되지 않았다
6월10일 ‘100만 대행진’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린
7월5일 ‘평화대행진’에서 <시사IN> 은
블로거 드림팀(블로거 MP4/13 몽구 박형준, BJ 라쿤, 고대녀)과 함께
촛불집회 현장 생중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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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무한카메라, 1박2일&gt; 리포터로 활약한 김지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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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무한카메라, 1박2일&gt; 리포터로 활약한 BJ 라쿤



‘무한카메라, 1박2일’이라 이름 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가장 고전적인 형태의 매체(시사 주간지)와 ‘1인 미디어’의 결합 모형이라 언론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아무도 우리를 취재하지 않았다.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기사 작성 중인 미디어전문지 기자에게 이 프로젝트의 의미를 설명하자, 그는 “그렇군요”라고 말하고 기사 작성에 집중했다.


‘무한카메라, 1박2일’ 프로젝트는 몇 가지 사소한 문제를 제외하고는 무난히 진행되었다. 처음 방송을 시작하려는데, 아주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다. 리포터 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 리포터가 붕어처럼 보였다. 이 문제는 아주 잠깐, 4시간 반이 지나서야 해결되었다. 


그 와중에 두 대의 카메라 중 한 대 카메라에서는 또 다른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다. 화면이 나오지 않았다. 이 문제로 카메라 한 대를 포기할 무렵 옆 카메라에서는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배터리가 다됐다는 것이다. 여분의 카메라는 ‘고맙게도’ 사무실에 남겨둔 상태였다.


애초 6시에 시작할 예정이었던 생중계는 10시 반 무렵이 되어서야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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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무한카메라, 1박2일&gt;에 참여한 블로거 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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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무한카메라, 1박2일&gt;에 참여한 블로거 박형준



1부와 3부는 몽구(카메라)-라쿤(리포터)-박형준(해설)님 등 ‘블로거 드림팀’이 맡았고 2부는 이정현(카메라)-고대녀(리포터)-주진우(해설) ‘시사IN팀’이 맡았다. ‘고대녀’라고 하는 것이 ‘방문자를 더 낚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선의를 담아, 2부는 ‘고대녀와 함께 하는 무한카메라 1박2일’이라고 명명했다. 


생중계는 그리 힘들지 않았다. 몽구님은 잠깐 4시간 동안 카메라를 메고 찍었고, 라쿤님은 잠깐 4시간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고, 박형준님은 잠깐 4시간 동안 맞장구를 치며 해설했다. 이정현-고대녀-주진우팀은 잠깐 2시간 동안 생중계를 하고도 힘이 남아돌아서 동영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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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4/13 지음 | 별난책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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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역할을 맡았던 사람은 MP4/13이었다. 이번에 신들린 듯한 ‘자막신공’을 선보인 그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까지 4시간 반 동안 중계컴퓨터 앞에 대기했고, 중계가 시작된 후 6시간 동안 쉬지 않고 ‘자막질’을 했다.


프로듀서를 맡은 나의 일은 아주 단순했다. 필요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 사무실과 시청 앞 <시사IN> 거리편집국을 오가는 것이었다. 고맙게도 프레스센터 엘리베이터는 꺼져있었다(집회 참가자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프레스센터는 이런 사려 깊은 조치를 취했다).


언론노조 사무실을 네 번 왔다 갔다 하는 동안 내가 엘리베이터를 탄 것은 처음 올라갈 때가 유일했다. 18층을 세 번 반 계단으로 오르내렸다. 아침에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이 얘기를 하자 진행자는 “그럼 63빌딩을 걸어 올라갔다 걸어 내려온 셈이네요”라고 말하자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실감이 났다.


그래도 날이 더워서 제법 걸을만 했다. 특히 프레스센터 계단은 방화문이 닫혀있어 실내가 찜통같아서 좋았다. 경비아저씨들은 계단의 불을 꺼두는 ‘센스’를 잊지 않았다. 계단이 어두웠던 덕에 나는 PDA펜을 잃어버릴 수 있었다.


4시간 30분 동안 생중계가 지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누리꾼들이 외면해 주었다. 4시간 30분은 성질 느긋한 누리꾼들이 기다려줄 수 없는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덕분에 중계방송을 시청했던 사람 수는 애초 기대했던 것의 10분의1이나 되었다.


지친 블로거들과 삼겹살로 해장을 했다. 그들이 집에 돌아갈 때는 금액에 맞춰서 적당히 집에 가는 중간에 내려야 할 정도의 택시비가 쥐여 있었다. 이런 훌륭한 생중계가 끝난 후 그들은 아주 상식적인 판단을 내렸다. “우리 다음 주에 또 해요!!!”라고. 


한번 다시 도전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