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이 글은 한 대학생이 '민자기숙사' 제보한 체험기를 익명으로 올린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시사IN에서 확인 작업을 거쳐
어느 학교 어느 건설사가 관련된 일인지 알릴 것입니다.
완성도 안된 민자기숙사에 입주해 보니...
이번 해부터 00대학교에는 민간 자본으로 유치한 기숙사가 운영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공사도 끝나지 않은 기숙사에 학생들을 억지로 입주시켜 현재도 매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시공사인 00건설 측은 '겨우내 폭설을 이유로 들어 공사 지연은 어쩔 수 없다, 환불은 불가하고 일주일 정도 입주비를 받지 않고 연장하는 식으로 보상을 해주겠다'고 합니다. 2월 27일부터 입주가 시작되었습니다만, 1층 로비 및 지하 시설은 완공도 되지 않았었습니다.
가장 높은 층부터 입주를 시작 했는데, 그 상황에서 2일 뒤에 입주하는 3~4층 기숙사는 내장공사 마저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방에 입주를 하자 더욱 가관이었습니다. 청소는 하나도 되어있질 않았고, 침대 밑과 가구 밑에는 시멘트 가루가 엄청나게 날렸으며, 에어컨에는 검은 먼지가 까맣게 끼어 있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걸레를 몇번이고 다시 빨아서 벽과 천장 바닥을 닦아 냈습니다. 그래도 아직도 먼지가 날립니다.
붙박이장 내부 선반이 달려있지 않은건 양반이었습니다. 잘 나오는 수도를 갑자기 안나온다며 아침 8시에 문을 쾅쾅 두들겨 수리하러 왔다고 하며 정말 안나오게 만든 다음 한시간 동안 수도를 쓰지도 못했습니다. 입주가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아직도 기숙사는 공사장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아직도 외부 코킹작업인지를 하고 있으며, 매일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그라인더로 돌 자르는 소리에 공부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내부 시설도 완벽하게 끝나질 않아 휴게실은 아직도 난장판이고, 방 내에도 설치 안된 선반이나 서랍 등이 많아 마구잡이로 문을 열고 들어와 공사를 하는 통에 여학생들은 불안감으로 잠을 설치는 사람도 많습니다.
유학생들도 입주 해 있는데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유학생들은 방에 하자가 있어도 어떻게 이야기 해야하나 모르고 추운 방에서 덜덜 떨며 밤을 보냈다고 합니다. 기숙사 측에서는 개선하겠다는 답변을 게시판에 달았을 뿐,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알 수도 없습니다.
나중에 입주한 저층 학생들은 페인트 냄새에 시달리고 있으며 고층에 기거하는 학생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새집증후군으로 인해 이유를 알 수 없는 두통과 메스꺼움, 현기증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수도 없으며 먼지로 인해 기관지에 이상을 호소하는 학생도 매우 많습니다.
또한 학생이 1200명 거주하는 기숙사에 엘리베이터가 4대 밖에 없어 매우 불편한데 계단마저 좁아 이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처음에 입주할때 약속했던 편의시설인 기숙사 내 세탁실, 편의점, 헬스장, 택배 사무실 등은 착공도 안한 상태이며 이제야 부랴부랴 만들고 있습니다. 세탁실이 없어 학생들은 건너 편에 있는 구 기숙사의 세탁실을 이용할 수 밖에 없어 구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도 덩달아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택배 수령 사무실도 청소도 안한 사무실에 마구잡이로 택배를 쌓아두어 받아 본 물건에는 시멘트 가루 먼지가 가득 했습니다.
오리엔테이션도 가관이었습니다. 본래 기숙사 입주라고 하면 신체검사를 먼저 진행 후 전염병의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분류해서 입사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강한 지 수 일이나 지난 3월 6일 오리엔테이션과 신체검사를 실시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신체검사에 불참한 학생이 절반이 넘었습니다. 입주 학생들은 혹시 모를 전염병의 위험에서도 지켜지지 못하는 겁니다.
현재 학부모들은 항의할 곳을 몰라 총장실에 전화해 엄청난 항의를 하고 있다고 하며 학교측과 시공사측은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조직적인 항의 운동을 이야기 하고는 있습니다만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우왕좌왕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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