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콘텐츠를 표현할 때 ‘B급’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다양하다. A급과 C급 사이의 중급을 뜻하는 것 외에도 언더그라운드·마니아·키치 등 여러 의미를 갖는다. <시사IN>은 이 ‘B급’ 콘텐츠에 주목했다.
현장에서는 유명한, 그러나 독자들에게는 아직 안 유명한 이 콘텐츠를 모아 ‘B급 좌판’을 꾸렸다. ‘B급 좌판’에는 문화의 최전선에 서 있는 문화 야전사령관들이 함께한다. 이 문화 고수들이 추천하는 문화 콘텐츠로 좌판이 꾸려질 예정이다. 다음은 앞으로 B급 좌판과 함께할 문화 고수들.
김낙호(만화 평론가) 김남훈(스포츠 평론가) 김노암(아트디렉터) 김봉석(Brut 편집장) 김세윤(영화 에세이스트) 김작가(대중음악 평론가) 김지은(MBC 아나운서) 김진혁(EBS PD) 김용진(싱클레어 편집장) 김일송(씬플레이빌 편집장) 김헌식(대중문화 평론가) 김홍기(미술 칼럼니스트) 민임동기(PD저널 편집장) 박병석(더 뮤지컬 편집장) 반이정(미술 평론가) 백은하(10Asia 편집장) 벵자맹 주아노(음식 평론가) 서찬휘(만화 평론가) 송한샘(공연기획자) 윤성호(독립영화 감독) 이여영(음식 칼럼니스트) 이택광(경희대 교수) 조수정(인디언밥 편집장) 탁현민(공연기획자) 파토(딴지일보 논설위원) 허은실(MBC <문화야 놀자> 작가) 허지웅(영화 평론가)
황지우의 명작읽기
지난해 5월19일까지 자신에 대한 표적 감사에 항의하며 황지우 시인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총장직에서 사퇴했다. 학교 측은 교수직도 박탈했다. 그는 거리의 시인이 되었다. 총장직과 교수직을 빼앗았지만 그에게서 문학을 빼앗을 수는 없었다. 황지우 시인은 한예종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자유예술캠프를 통해 부활했다. 수많은 ‘문청(문학청년)’으로 그의 강의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 감동을 ‘시인 황지우의 명작읽기’가 이어간다. 호머의 <일리아드>부터 플라톤의 <국가>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거쳐 아이스킬로스의 <비극전집>까지 명작을 함께 읽으며 문학의 길을 안내한다 (서울 정동프란치스코회관에서 4월5일부터 cafe.naver.com/readingclassic 참조).
두리반 토요 ‘자립음악회’
재개발로 인해 철거될 예정인 서울 홍대 앞 두리반식당 건물은 용산참사가 벌어진 남일당 건물에 비견된다. 인천작가회의 유채림씨가 운영하는 이 식당은 그동안 홍대 앞 인디예술가들에게 ‘뜨신’ 밥을 제공했다. 그 두리반식당의 철거를 막기 위해 인디예술가들이 옥쇄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저녁 7시30분 ‘한받’ ‘단편선’ 등 젊은 뮤지션들이 공연을 통해 왁자지껄한 판을 벌이며 용역 직원들과 맞선다. “여기는 내 나와바리다. 내 밥은 내가 지킨다”라고 말하는 이들은 5월1일 ‘메이데이’ 때 판을 키워서 인디 뮤지션 51팀이 출연하는 대형 공연을 두리반식당에서 열 예정이다(333-4113).
시와 데뷔음반 <소요>
‘간지 나는’ 뮤지션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에 대중음악 평론가 김작가는 주저 없이 ‘시와’를 추천했다. ‘만인을 위한 제품이 지금의 음악을 설명하는 말이라면 그 안티테제인 개인을 위한 작품을 만드는 음악인’이라는 설명과 함께.
신작 앨범 <소요>를 낸 ‘시와’는 그림을 그려주는 음악가로 통한다. 그래서 독립영화 감독들이 선호한다. 독립영화에서 그가 보여준 음악적 성취는 그를 ‘영화제 선호 가수’로 만들기도 했다. 이집트의 사막 이름이기도 한 ‘소요’를 앨범 제목으로 쓴 것처럼 조용히 소요하면서 들을 수 있는 담백한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성필 개인전 ‘In Between Layers'
사진의 본질은 ‘기록’이다. 사진작가 한성필씨는 사진의 이런 속성을 극대화해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다. 그의 렌즈가 주목하는 대상은 ‘잊혀서는 안 될’ 건물이다. 평소 관심을 갖던 건물이 헐리면 작가는 그 과정을 사진에 담아놓는다. 건물이 완성되면 그가 찍은 과거의 건물 사진을 새로 지은 건물 외벽에 대형 걸개사진으로 걸어놓는다.
이런 작업으로 그는 ‘기억’이 ‘가상’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현실이었지만 지금은 가상이 되었음을, 과거에는 가상이었지만 지금은 현실이 된 건물을 둘러싼 과거의 사진을 통해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가 대비되는 그의 작품은 태극기로 둘러싼 서울시청 본관과 마그리트 작품을 출사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아트 펜스’와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갤러리 잔다리. 323-4155).
마사토끼 <2인실> <커피우유신화>
2000년대 들어 만화의 대세는 인터넷 만화인 ‘웹툰’이었다. 웹툰의 발표 무대인 다음 네이버 네이트, 이 포털 3사가 어떤 만화가를 발탁하느냐에 따라 만화 대권의 향배가 결정되었다. 마사토끼는 만화의 이런 ‘대권공식’에 반기를 들었던 만화 스토리작가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http://blog.naver.com/masaruchi)에 만화 스토리와 스케치컷을 발표하는 것으로 독자와 소통했다. 이런 소통력을 바탕으로 2008년 독자만화대상 ‘온라인 상’을 수상했다. 요즘은 <2인실>과 <커피우유신화>를 연재하고, 대표작은 <킬더킹>과 <짝과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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