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현장 고수들이 추천하는 'B급 좌판'입니다.
자신 있게 소개합니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섹스 볼란티어>
<렉 엔 플레이>
<남혜숙 혈죽가>
<산하의 썸데이 서울>
위 동영상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원작만화 동영상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직접 받아서 올립니다.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님이 연출하고
황정민 차승원이 주연한 동명 영화가 이달 말 개봉합니다.
미리 맛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보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조선시대 노비와 노비를 쫓는 자와 노비로 전락한 자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추노>가 끝났다. 업복이와 대길이와 송 장군이 떠나 허탈한데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그 빈자리를 메워줄 것 같다. 조선시대 적서 차별에 시달리던 서자들의 이야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들고 4월 말 찾아온다.
박흥용 만화가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1994년)은 이 영화의 원작 만화다. 영화에 앞서 일독을 권한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한국의 책 100’으로 선정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만화의 두 주인공, 서자 출신 망나니 견자(犬子)와 혁명가 이몽학은 <추노> 대길과 송 장군을 연상케 한다. 시대를 바꾸려 했던 이몽학, 그리고 시대를 넘어서고 했던 견자, 둘 중 구름을 벗어난 달은 누구였을까?
섹스로 자원봉사? <섹스 볼란티어>
<섹스 볼란티어>는 문제작이다. 이제껏 몰랐거나 외면했던 이야기를 전한다. 조경덕 감독은 섹스가 사랑이나 쾌락이 아니라 봉사가 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중증장애인을 위한 섹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원봉사자 이야기인데,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감독은 집요한 취재로 실제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신부님이 장애인에게 성보조기구를 나눠주는 모습 등 장애인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전한다는 점에서 <섹스 볼란티어>는 <말아톤>이나 <맨발의 기봉이>보다 <오아시스>에 더 가깝다. 장애인과 성에 대한 진지한 질문에 관객들은 어떻게 답할까? 감독은 실제 중증장애인인 조경호씨와 이윤호씨를 영화에 출연시켰다. 2009년 상파울루 국제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4월22일 개봉).
도시를 음악으로 재생하는 <렉 앤 플레이>
도시에 음악 게릴라들이 나타났다. 부대 이름은 ‘렉 앤 플레이’. 아무 곳에서나 음악 좌판을 편다. 비가 내리는 서울 망원유수지, 승객이 꽉 찬 273번 버스, 어디든 상관없다. 기습적으로 음악을 연주하고 이를 영상으로 담아 인터넷에 올려 공유한다. 낯선 공간에서 어쿠스틱으로 연주한 음악은 도시의 다양한 색깔을 드러내준다. 도시에 음악을 입히고 그것을 기록해 나누는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2009년 11월부터 도시의 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라이브 연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뮤지션과 라이브와 공간과 술을 중시합니다. 우리는 착합니다. 겁먹지 마세요”라고 소개한다. ‘인디음악 포털’을 꿈꾸는 이들과 지금까지 아마츄어증폭기, 시와, 밤섬해적단, 10cm 등 인디 뮤지션이 함께했다(recandplay.net).
100년의 전설 담긴 남혜숙의 <혈죽가>
1905년, 을사늑약 체결 소식에 충정공 민영환 선생은 울분을 토하며 자결했다. 그 자리에 대나무가 자랐는데 새빨간 피가 묻어 있는 듯해 ‘혈죽’이라 불렀다. 1906년 대한매일신보에 이를 기리는 ‘혈죽가’가 실렸는데 최초의 현대시조였다. 경기민요 명창 고 김옥심 선생은 이 시조에 곡을 붙여 노래를 불렀다. 생전 김 선생은 독재정권에 비판적이었다.
김옥심 선생이 무형문화재 지정을 받지 못하면서 혈죽가의 맥은 오래 끊겼다. 지난해 선생의 제자인 남혜숙 명창이 50년 만에 ‘혈죽가’를 복원했다. 첫 공연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고 두 번째 공연 직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이후 남 명창은 더 이상 공연에서 이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가슴 아픈 근·현대사와 함께한 ‘혈죽가’가 다른 서울 12잡가와 묶여 음반으로 나왔다(제작 서울소리보존회).
MB복음 전하는 <산하의 썸데이 서울>
오프라인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가 재해석되어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패러디한 ‘MB복음(산하의 썸데이 서울)’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큰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새로운 복음이 올라오는데 패러디가 압권이다.
이런 식이다. ‘MB복음 13장-그중에 제일은 삽질이라 : 삽질은 절대로 참지 않고 삽질은 언제나 무정하며 결단코 사정 봐주지 아니하며, 삽질은 설득하지 아니하고 관대히 행치 아니하며 지지부진하지 않으며 방해되는 모든 것들을 용납하지 아니하며 개발과 함께 기뻐한다. 그런즉 주식 펀드와 권세와 삽질 이 세 가지는 항상 돈줄로 남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삽질이라.’
‘MB복음’을 설파하고 있는 블로거 산하씨는 “MB는 예수와 반대다. 예수는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다고 했는데 MB는 부자들에게 복이 있다고 말한다. MB가 진정 예수를 사랑한다면 성경으로 돌아오라는 의미로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nasanha.egloos.com).
<B급 좌판 추천위원>
강지웅(문지문화원 ‘사이’ 프로그래머) 김강(예술과 도시사회연구소 연구원) 김낙호(만화평론가) 김남훈(스포츠 평론가) 김노암(아트디렉터) 김문성(국악평론가) 김봉석(Brut 편집장) 김세윤(영화 에세이스트) 김용진(싱클레어 편집장) 김일송(씬플레이빌 편집장) 김작가(대중음악 평론가) 김지은(MBC 아나운서) 김진혁(EBS PD) 김헌식(대중문화 평론가) 김홍기(미술 칼럼니스트) 남도현(일본 스카이퍼블리싱 기획실장) 민임동기(PD저널 편집장) 박병성(더 뮤지컬 편집장) 반이정(미술 평론가) 백은하(10Asia 편집장) 벵자맹 주아노(음식 평론가) 서찬휘(만화 평론가) 송한샘(공연기획자) 양희송(청어람아카데미 대표기획자) 유선주(자유기고가) 윤성호(독립영화 감독) 이성규(독립PD) 이성민(만화카페 ‘한잔의 룰루랄라’ 운영자) 이여영(음식 칼럼니스트) 이택광(경희대 교수) 전홍식(SF&판타지 도서관 관장) 정혜윤(CBS PD) 조수정(인디언밥 편집장) 최민우(웨이브 편집장) 탁현민(공연기획자) 파토(딴지일보 논설위원) 한윤형(칼럼니스트) 허은실(MBC <문화야 놀자> 작가) 허지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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