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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판 위원회/꿈 꾸는 만화들

'이것이 진짜 만화다' 르포르타주 만화 10선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4. 13.

만화카페 룰루랄라 운영자 이성민님이 추천한 '르포르타주 만화 10선'입니다. 
저도 이 리스트 대로 한권 한권 정복하고 있습니다. 
르포만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을지로 순환선> 최호철, 거북이북스

어떤 찰라. 삶이 녹아있는 한 순간. <을지로 순환선>에는 수많은 사람들과 풍경이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단 한 칸의 그림 안에 묘사된 이들 모두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다. 새로 들어서는 빌딩에 가려져 잘 보이지도 않는 낡은 골목 어귀에까지, 작가의 시선과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남쪽손님><빗장열기> 오영진, 길찾기

한국전력 직원으로 경수로 건설현장에 근무했던 만화가 오영진의 작품. 제한된 지역 안에서의 한정된 경험이긴 하지만 북한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 코믹하고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북한에서의 일상이 냉소적으로 묘사된 기 들릴의 만화 <평양>(문학세계사)과 비교해 읽을 만하다.


<팔레스타인> 조 사코, 글논그림밭

‘코믹저널리스트’로 불리는 조 사코의 대표작. 1차 인티파다가 끝나갈 무렵의 팔레스타인에 머물렀던 경험과 현지인들의 인터뷰를 만화로 그려냈다. 겉으로 드러난 사실들과 내면에 감춰졌던 사연들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저널리즘과 만화의 장점을 고루 살려낸, 저널리즘만화 혹은 르포만화의 전범이라 불릴 만한 작품.


<‘위안부’ 리포트> 정경아, 길찾기

치밀한 자료조사와 취재, 인터뷰를 바탕으로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로 착취당했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과 삶을 그려낸 만화. 서양인 '위안부'의 존재, 일본군 '위안소'가 생기게 된 배경과 당시의 실태 등 TV 뉴스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했던 사실들이 그려져 있다.


<노근리 이야기> 박건웅, 새만화책

한국 전쟁 당시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의 대표적인 예로 알려진 노근리 사건을 다룬 만화. 사건 당시의 상황과 그 전후 맥락을 희생자들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그려낸 대작이다. 작가인 박건웅은 1200페이지에 달하는 작품 <꽃>(새만화책)을 통해 비전향장기수의 이야기를 담아내기도 했다.




<100℃> 최규석, 창비

평범한 서민인 영호네 가족이 박종철 씨 고문치사 사건 등을 거쳐 1987년 6월항쟁을 경험하면서 사회현실에 눈 떠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작가 최규석은 역사책 속에서 박제되어가던 민주화운동의 의미에 혼을 불어넣어 살아 꿈틀거리는 감동으로 되살려 놓았다. 물론 여기에는 작금의 정치현실이 기여한 바도 적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피부 색깔=꿀색> 전정식, 길찾기

1965년생인 작가 전정식은 다섯 살 나이에 벨기에로 입양 보내진 입양인이다. 또한 그는 불어권 만화계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만화가이기도 하다. <피부 색깔=꿀색>은 작가 자신의 입양과 성장, 그 과정 속에서의 고통과 갈등을 담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표현함으로써 입양인에 대한 우리의 오해와 무지를 즐겁게 불식시키는 작품이다.


<푸른 끝에 서다> 고영일, 새만화책

학생운동을 경험했던 작가가 입대 후 군대에 적응해가는 과정, 제대를 앞두고 학생운동 전력으로 인해 구속 수감되는 과정, 군 영창에서의 생활과 재판 과정 등을 치밀하게 복기해놓은 작품. 병영국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랄 수 있는 군대와 군문화의 부조리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페르세폴리스> 마르잔 사트라피, 새만화책

이슬람 사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이슬람 혁명과 이란-이라크 전쟁 상황 속에서 성장기를 보낸 마르잔 사트라피의 자전적 만화. 정치, 종교, 계급, 성정체성 등 묵직한 주제와 이야기들을 한 작은 여자아이의 시선으로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그려나간 작품.


<맨발의 겐> 나카자와 케이지, 아름드리미디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전후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작품. 실제로 직접 피폭을 당했던 작가가 그린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피폭 상황을 직접 묘사하고 있진 않지만 상상하게 만듦으로써 오히려 그 순간을 더욱 끔찍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고노 후미요의 <저녁뜸의 거리>(문학세계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