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블로그 잠깐 하고 트위터 대충 해보고 블로그는 이렇다, 트위터는 이렇다, 라고 말하는 연구자들을 보게 된다. 비유하자면 그들은 산에 와서 매표소 주변만 서성거리다가 내려가서 '그 산은 이렇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산 중턱에 서면 어떤 느낌인지, 산 정상에서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누구도 레스토랑에 가서 샐러드만 먹어보고 그 음식점을 평하지는 않는다. 블로그와 트위터를 잠깐 해보고 규정하는 것은 샐러드만 먹어보고 음식점을 평하는 일이다. 제대로 음미해보지 않고서 음식이 썩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발효되어 익어가고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산은 산 입구에서, 산기슭에서, 계곡에서, 능선에서,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이 다르다. 트위터 팔로워 숫자도 비슷한 점이 있다. 10명일 때 100명일 때 1000명일 때 10000명일 때, 관계의 아우라가 달라진다. 비단 숫자뿐만이 아니라 팔로워들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질적성장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 차이가 생긴다.
블로그와 트위터는 제대로 겪어볼 필요가 있는 뉴미디어다. 블로그 매표소에서만 서성거리지 말고, 트위터를 메신저 수준으로 쏙닥거리기만 하지 말고 제대로 겪어보라. 그렇게 ‘이슈의 패자부활전’을 경험해야 ‘1인 미디어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말이 단순히 수사학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
블로그 2년에 1700만명 모은 ‘파워블로거’로서, 트위터 9개월에 팔로워 2만명 모은 ‘파워트위터러’로서 비법을 살짝 공개한다. 이 5계명 실천해보고 블로그와 트위터 한번 제대로 만끽해보고 논하길 권한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에서 블로그 1인미디어를 거쳐 트위터 소셜미디어까지 거친 경험의 총체를 짧게 정리해보았다.
블로고스피어와 트위터스피어에서 '압축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빵'을 실천해야 한다. 그 다섯 가지는 '몰빵' '선빵' '죽빵' '띨빵' '빵빵' 이다. 말만 들어도 대충 무슨 느낌인지 알 것이다. 이를 실천하면 본인의 블로그와 트위터가 금방 활성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나, '몰빵'. 블로그와 트위터를 시작하면 1년쓸 에너지의 1/12를 첫 달에 쓰지 말고 6/12를 첫 달에 쓰는 것이 좋다. 그래야 블로고스피어와 트위터스피어에서 존재감이 생긴다. 존재감이 생겨야 역할이 주어진다. 역할이 주어져야 리액션이 있고, 리액션이 있어야 힘이 난다. 구르는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둘, '선빵'. 온라인 승부에서는 속도전이 중요하다. 김장김치가 아니라 바로 겉절이를 담가서 내놓아야 한다. 뉴스를 먼저 전하는 자가 이슈에 대한 이해의 틀을 규정한다. 주석이라도 먼저 달아라. 뉴스에서 늦더라도 이슈에서는 치고 나갈 수 있다. 논쟁의 승부는 논쟁의 프레임에서 이미 결정된다.
'죽빵' 블로그와 트위터를 배우고 싶으면 블로그와 트위터에서 배워라. 현장은 언제나 훌륭한 교과서다. 메타블로그 인기글과 트위터 타임라인을 죽치고 보면 대충 길이 보인다.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지켜보고 묻어가라. 그리고 묻어가라. 묻어가되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묻어가라.
'띨빵' 블로그와 트위터를 논리와 관념으로 떡칠하지 마라. 인터넷은 이해와 설득의 공간이 아니라 공감과 교감의 공간이다. 먹물 티 내느라 '자폐'의 덫에 빠지지 말고, 자신의 느낌을 솔직히 '고백'하라. 사람들은 그래서 너는 어떤 생각이 들었어, 어떤 느낌이었어? 라고 묻고 있지, ‘자 나를 한번 설득해봐’라고 말하고 있지 않다.
‘빵빵’ 블로그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구색을 맞춰줘야 한다. 일정한 기대를 가지고 온 방문자를 충족시켜줄 필요가 있다. 뜨내기손님이 아닌 단골손님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풍부하고 정제된 콘텐츠를 올려둬야 한다. 이 정리작업을 통해 자신의 사고 또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와 블로그, 그리고 트위터를 거치면서 뉴스 생산의 민주화와 뉴스 유통의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만인 대 만인의 소통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 소통의 씨줄과 날줄에 자신의 뉴런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아바타가 그 소통을 통해 어떤 신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지 겪어 본 뒤에야 이 세계에 대한 온전한 발언권을 갖는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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