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질투는 나의 힘>의 문성근씨 대사처럼
"난 영혼에 기스가 없어, 그래서 소설을 쓸 수 없어"
저도 즐겁게 사는 스타일이라 영혼에 기스가 없어서
창작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시사저널 파업을 거치면서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이 정도면 나도 영혼에 기스 좀 난 거 아냐'하는...
책임질 식솔이 있는 샐러리맨에게 파업은
대학시절 치기어린 데모와는 다르더군요.
뭔가 꿈틀꿈틀 하는 것이 있긴 했는데...
그렇다고 창작을 하지는 못했네요.
그런데 YTN 서정호 디자이너님은 해내셨네요.
'YTN 투쟁' 경험을 계기로 미디어를 재해석했는데,
근처 지나시는 분들 한번 들러보세요.
전시가 얼마 안 남았네요.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내 YTN을 장악하려고 했던 이명박 정부의 무리한 방송 장악 정책은 해직자 6명을 비롯해 YTN 기자들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다. YTN 보도국 영상그래픽 디자이너 서정호씨(32)에게는 그 상처가 예술이 되었다.
미디어 아티스트인 그에게 미디어의 죽음은 작품 주제가 되었다. 낙하산 사장 퇴진 투쟁을 촬영하며 100일, 200일, 300일…. 고비마다 기념 동영상을 만들어 선후배들을 격려했던 그는 사태가 끝나고 이 작업을 자신의 미디어 아트 작품 주제로 삼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984 and frame ‘An exceed’>전을 연(5월13일까지 신촌 MW갤러리) 그는 조지 오웰의 ‘판옵티콘(1791년 영국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죄수를 효과적으로 감시할 목적으로 고안한 원형 감옥)’이 되고 사람들에게 일방적인 뉴스를 주입하는 틀이 되는 방송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그는 “사회에 큰 불만을 느낄 때 혹은 탄압을 받을 때 인문학적 상상력이 발화되기 마련이다. 나에게는 그 계기가 YTN 사태였다”라고 말했다.
작품은 7개의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수라장이던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현장, 물방울에 비쳐 흔들리는 YTN 로고, 해직자들과 망연자실하게 들여다보던 커피 거품 등이 담겨 있다. 모호한 화면의 떨림 속에 YTN이 겪었던 내홍이, 흔들리는 언론 자유가 진하게 우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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