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프렌들리’ 한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에 ‘비판 정신’은 시들고 ‘맹신 정신’과 ‘두둔 정신’이 꽃을 피운다.
신문방송학과 교수들은 저널리즘의 기본이 ‘비판 정신’이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최근 우리 언론의 행태를 보면 과연 이 말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요즘 언론의 행태를 보면 ‘비판 정신’이 아니라 ‘맹신’과 ‘두둔’을 저널리즘의 기본 정신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맹신’이 돋보인 것은 조·중·동 등 보수 신문의 광우병 관련 보도였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갖가지 문제점이 지적되어도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의 발표만 믿고 안전하다고 보도했다. 네티즌이 제기하는 의혹을 괴담으로 치부했고, 시종일관 “미국 소는 안전하다”라고 고집했다.
정부의 언론담당자나 대통령 측근에 대한 보도 태도에서는 ‘두둔 정신’이 배어 있다. 국민일보 편집국장에게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기사 삭제 청탁 전화를 한 것에 대한 보도가 대표적이다. 언론의 무관심 속에 이 대변인은 책임은커녕 제대로 된 반성의 말도 없이 유야무야되고 있다. 이런 행태에 대해 미디어 비평지 <미디어스>의 민임동기 편집장은 칼럼을 통해 “천호선 전 대변인이 그런 전화를 했어도 그렇게 보도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최시중 고문이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된 것, 정연주 사장 사퇴를 압박한 것에 대해서도 ‘두둔 정신’을 엿볼 수 있다. 만약 노무현 전 대통령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씨가 방송위원장에 임명되었더라면 언론이 지금처럼 가만히 있었을까?
기자실을 폐쇄하고 국회의원을 오만하게 대했다며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을 비난했던 언론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강재섭 대표가 독재 시절에 정치를 해서 독재 시절 정서에 익숙한 생각을 한다” “중진 의원의 특징은 무식하다는 것이다”라고 말을 해도 별로 비판하지 않는다. 신 차관이 “청와대가 언론사 광고를 선정하는 것은 권리이자 의무다”라고 말한 것이 무서워서일까?
이명박 대통령 측근에 대한 보도에서도 ‘맹신’과 ‘두둔’은 돋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을 후원했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골프를 친 것을 맹비난했던 언론은 이명박 대통령이 고려대학교 교우회장으로 선거운동에 큰 역할을 했던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불러 안가에서 만난 것은 오랜 친구를 만나서 민심의 향배를 듣는 행위로 믿어주었다.
역시 노 전 대통령을 후원했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남북 정상회담 수행단에 포함된 것을 비판했던 언론은 천신일 회장이 이 대통령의 방중 수행단에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박연차 회장에게 특혜 의혹을 제기했던 언론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관여하고 있는 천 회장(대한레슬링협회장)이 투표권이 있는 신박제 NXP 반도체 회장(대한하키협회장)과 함께 방중단에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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