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10년씩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광우병 마녀사냥이 한창이다.
이들은 우매한 민중이 ‘광우병 괴담’교에 빠져있다며 그 배후에 있는 마녀를 잡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녀 사냥꾼은 크게 세 축이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한나라당 등 보수정부와 보수정당
그리고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가 그들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불과 1년 전(아니 몇 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들이 ‘광우병 괴담’을 퍼뜨리는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미국산 쇠고기 문제점에 대해서 조목조목 지적했고 이를 수입하려는 참여정부를 통렬하게 비난했다.
당시 농림부는 미국과 협상에 나서며 대응논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시중에 ‘광우병 괴담’으로 알려진 내용의 근간을 만들어냈다.
요즘 많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말 뒤집기를 하고 있는데,
얼마나 태도가 바뀌었는지 그 단면을 박순자 의원의 말을 통해서 들여다 볼 수 있다.
2007년 8월 박순자 의원이 했던 말이다.
“정부가 발 벗고 나서서 시중에 유통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고 장담한 것은 우리 국민을 우롱하는 몰염치와 같다. 유통 중인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강변하는 정부 당국자들의 한심한 발언 때문에 국민들은 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참고로, 참여정부는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는 수입하지도 않았다.
보수단체들은 ‘광우병 괴담’을 퍼뜨리는 마녀가 방송이라고 말한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그 마녀로 KBS와 MBC를 지목했다.
이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광우병 괴담’교를 전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충고를 받아들인 것인지,
청와대는 <PD수첩>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보수언론도 난리다.
한 보수 언론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연예인에 대해 ‘미친 소리’를 한다고 비난했다.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두둔하기 바쁜 조중동의 모습을 보면
언론 본연의 정신이 ‘비판 정신’이 아니라 ‘대변 정신’ ‘두둔 정신’으로 바뀐 것 같아 씁쓸하다.
조중동이 맞는 말을 한다면,
구독 경품으로 자전거가 아니라
미국산, 30개월령 이상 된, 뼈 있는 쇠고기 10킬로그램를 경품으로 주는 것으로,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미국산 쇠고기도 먹고, 조중동도 구독할 용의가 있다.
일선 행정기관들은 마녀 사냥을 통해 공을 세우려고 안달이 나있다.
경찰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했다.
문화행사는 괜찮다고 했다가도, 갖가지 제약조건을 달았다.
검찰청도 마찬가지다.
‘광우병 인터넷 괴담’이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사이버폭력이라며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임채진 검찰총장이 ‘전국 민생침해사범 전담부장검사 회의’에서 밝힌 방침이다.
서울시 교육감은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의 배후에 전교조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가 7일 전국 시·도교육감 회의에서 했던 말이다.
“어제(6일) 저녁 청계천·여의도에서 열린 쇠고기 반대 집회에 다수의 학생들이 참가했는데 여의도 참가자가 7000∼8000명으로 청계천보다 훨씬 많았다. 여기는 동작·남부·금천·구로구 등이 있는 지역인데 이곳은 특히 전교조가 심한 지역이다”
일선교사들이 집회 현장에 학생지도를 한다는 구실로 동원되었다.
명목은 학생 안전이지만, 사실상 학생들을 감시하기 위해 나간 것이다.
이런 일은 1990년대에도 없었던 일이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1980년대 수준으로 후퇴한 것이다.
경찰은 한 발 더 나갔다.
직접 경찰이 집회와 관련해 고등학교를 방문해 내사하기도 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7일 ‘5·17 중·고등학교 휴교시위 및 등교거부’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진원지’를 찾기 위해 분당의 한 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동향을 파악했다.
고등학생이던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발견된 1960년까지 민주주의가 후퇴한 것 같다.
하루에 10년씩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광우병 괴담’ 유포를 구실로 보수 세력이 ‘진보 죽이기’에 나서는 모습은
중세에 ‘마녀사냥’을 통해 정적을 제거하던 모습과 꼭 닮아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어디까지 더 후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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