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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판 위원회/행복한 책꽂이

한국전쟁 60주년, 북쪽 진실도 밝혀보자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8. 6.

이창주 교수가 펴낸 <러시아 한반도 한민족통사>는 책값이 12만원입니다. 
12만원이면, 시사IN 1년 정기구독료에 맞먹는 돈입니다.
일반인이 이 책을 사기는 쉽지 않겠지만,
한국 현대사를 연구하는 곳에서는 꼭 보았으면 하는 책입니다. 

한국전쟁 60주년을 조명하는 다양한 행사와 학술 작업이 있었지만
모두 반쪽 조명이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만 조명한 것이었으니까요. 
이창주 교수는 다른 반쪽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스탈린이 기획하고 김일성이 실행했다'는 기존 주장을
러시아 비밀 서류를 통해 공식 반박합니다. 
그 서류들을 검토하고 이 교수가 내린 결론은 
'김일성이 기획하고 스탈린이 마지못해 도와줬다'하는 것입니다. 

그게 뭐 중요하냐, 이렇게 물으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진실은 중요합니다. 
비록 아름답지 못한 진실이라 할지라도...
특히 역사의 실수에서 비롯된 호된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천안함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MB정권을 보십시오.
60년전 김일성의 모습과 완전 빼닮았습니다.
여기에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고 한미협상에서 우월적 지위를 얻고자 하는 미국이
뒤에서 이를 받쳐주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태에 대해 60년 뒤 미국 비밀서류에서는 어떤 결론이 날까요?
그때도 북한이 잠수정을 타고 와서 어뢰로 공격했다, 라고 나올까요?
우리가 역사의 교훈을 가슴에 잘 새겼다면, 
그 진실을 60년이 아닌 6년, 아니 6개월 내에 밝히는 것일 겁니다.




이창주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석좌교수·사진)이 <러시아 한반도 한민족통사>를 펴냈다. 1860년 베이징 조약으로 러시아 공문서에 카레이스키(고려인)가 처음 등장하던 시점부터 스탈린에 의한 강제 이주, 조선공산당 창건, 북한 정권 창출과 한국전쟁 등 150년간의 한·러 관계를 망라했다. 이 교수는 애욕의 근현대 한·러 관계를 러시아 공문서를 통해 복원했다. 


공문서를 확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하바로프스키·블라디보스토크·치타·톰스크·이르쿠츠크를 돌며 자료를 모았다. 이 교수는 특히 비밀 자료를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자료를 모을 때는 학자가 아니라 첩보원이 된 느낌이었다.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비밀자료를 모았다. 심지어 러시아 경찰에 구금되기까지 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고어로 쓰인 비밀문서를 현대 러시아어로 바꾸고 번역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이 교수는 한·러 관계와 관련된 중요한 논쟁을 종식시켰다. “스탈린의 강제 이주는 연해주 거주 조선인 중에 일제에 협력한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실로 증명된다. 물론 독립운동을 한 조선인이 훨씬 많았지만 이면도 있었다.”


이 교수가 이번 연구로 명확히 한 것은 한국전쟁 관련 부분이다. 그는 “한국전쟁 발발 원인과 관련해 러시아가 배후 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료를 분석해보니 김일성이 주도한 것을 스탈린이 마지못해 지원한 것이었다. 정치적 안정을 꾀하던 스탈린은 3차 세계대전을 원치 않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