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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판 위원회

시대의 욕망을 디자인했던 '소셜 디자이너' 앙드레 김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8. 13.



앙드레 김 별세 소식에 트윗에 이런저런 추모의 글이 올라오네요. 


@yeojy 직접 만나본사람, 아는 사람,같이일해본사람, 얘기해본사람은 존경했고, 추측하고 전해들은 사람은 희화한 사람 앙드레김. 나는 앙드레김과 일해본 사람중에 그를 욕하는 사람 본적 없고, TV로만 본사람 중에 그를 우습게 여기지 않은 사람 또 본적 없다.

@bookhunter72 고 앙드레 김 선생이 남긴 말들이라고 합니다 : "나의 실제 나이는 67세지만, 나의 정신연령은 20대다" "제 손은 투박하지만 제 옷은 눈물겹게 섬세하죠" "난 항상 시를 쓰고 싶었다. 내가 무대 위에 늘 거대한 서사시를 만들어 올리는 이유다"


저도 앙드레 김 선생님에 대한 생각을 간단히 정리해서 올렸습니다. 


앙드레 김은 패션사의 한 획을 그은 디자이너지만 패션적인 성장은 오래 전에 정지했었죠(라는 말이 과할 수도 있었지만 솔직히 그의 패션쇼는 옷이 아니라 모델이 주인공이었죠). 그러나 그 이후 그는 또 다른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바로 사교계의 인간관계 디자이너가 된 것이죠. 일종의 '소셜 디자이너'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이쁜 여성들과 어울리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욕망, 한국사회에 대접받고 싶어하는 주한 외교관들의 욕망, 모델처럼 패션쇼에 서고 싶은 연예인들의 욕망, 그런 유명인들과 어울리고자 하는 졸부의 욕망, 앙드레 김은 그런 욕망들을 읽어내고서 이를 효과적으로 묶어낼 줄 알았죠. 이렇게 엮은 사람들을 공연에 데려가서 맨 앞자리에 앉곤 했죠. 


패션디자이너로서 앙드레 김이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을 패션으로 승화시켰다면 소셜디자이너로서 앙드레 김은 존중받고 싶다는 욕망을 패션쇼에 올려주는 것으로서 채워주었습니다. 욕망은 때로 폭력적이곤 합니다. 그러나 앙드레 김은 그 폭력성을 옷과 무대로 잠재웠죠. 그의 무대 위는 항상 평화로웠습니다.  


앙드레 김의 생전 행사에는 특징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아무리 패션쇼를 해도 정작 패션계 사람들은 별로 가지 않고 패션지에서도 주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대신 그 빈틈을 다른 연예기자나 스포츠기자가 채워줬죠. 옷이 아니라 모델 때문에. 아무튼 그의 마지막길은 패션계도 함께 해주었으면 합니다. 어쨌든 그는 디자이너였습니다.


주> 다음은 제가 올린 글을 보고 트위터에 다양한 의견을 올려주신 분들의 글입니다. 


@kongnamul @dogsul 패션적 성장이 정지한 게 아닙니다. 자기 콘센트를 발견한 것이죠. 자기 가치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예술가는 거의 없습니다. 가치=진리..이고요, 진리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

@ideasalad @dogsul 스타일이 비슷하다고해서 성장이 멈췄다고 보시는건가요? 위대한 디자이너들은 각자 자신의 스타일,아이덴티티를 지속추구하고, 앙선생님도 마찬가지죠. 그의 스타일 자체가 화려하고 눈에 띄어서 마치 정지한 것 처럼 보일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skyjuice74 @dogsul 전에 모 사설에서 해외 디자이너들 (패라가모, 구찌등) 은 수석 디자이너를 발굴해서 새감각으로 브랜드르 이어가는데 앙 선생님은 그렇지않아 후계자가 없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진짜 안타까운 상황이 온듯해요.

@paperrosess @dogsul 패션계는 뉴트렌드 포이트아웃이 핵심인데 새로운 조류를 선보인 형은 아니라서 그랬던 거겠죠. 친밀성이나 업적에 대한 존경은 당연히 있던데요..

@C1DER @dogsul 그 욕망 가운데 이미 익숙한 의상과 티비에서 많이 본 익숙한 얼굴을 보며 느끼는 친숙함을 뭔가 패션에 대해 아는 것과 착각하고 싶어하는 일반인들의 욕망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