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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귀농/사이버 귀농 프로젝트

농업인 '슈퍼스타K'를 추천합니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10. 19.




배추 가격 폭등과 채소 가격 폭등으로 소비자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번 농산물 파동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 바로 농산물 직거래다. 그러나 누구와 직거래를 할지, 해당 농가가 믿을 만한지, 진짜 유기농이 맞는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둘러봐도 아리송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시사IN>이 부족하지만 그 답을 찾아보았다. 매년 ‘사이버 농업인대회’를 열고 있는 ‘충남전자상거래연구회(충전연)’와 공동으로 추천 농가를 선정해보았다. 충전연은 <시사IN>과 함께 귀농 특집기사와 농산물 전자상거래 기사를 기획했던 단체로, 충남 지역 농어민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단체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재임 시절 주말마다 이들을 찾았던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추천을 거들었다. 

‘직거래 지면 장터’의 첫 번째 지자체로 충남을 택한 이유는 충전연 활동 덕분에 전국에서 농민들의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 활용이 가장 앞선 지자체로 평가받고 있어서이다. 청년 귀농인들이 이끌자 60세가 넘은 농민도 블로그를 열고 따랐다. 그렇게 어렵게 도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사이버 오작교’를 만들었다. 그 오작교 위의 만남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지면과 인터넷(시사인라이브), 스마트폰(아이폰 <시사IN> 애플리케이션), 소셜미디어(@sisain_editor)를 총동원해 도울 예정이다. 

직거래 농민 추천의 기준은 ‘소통’과 ‘평판’이었다.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얼마나 소비자와 소통하려고 노력하는가와 주변 농민들로부터 얼마나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느냐에 주안점을 두고 선정했다. 농산물보다 그 농산물을 가꾸는 농부를 먼저 보았다. 좋은 농부가 좋은 농산물을 길러낸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므로 이 장터를 잘 활용하는 방법은 단순히 좋은 농산물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좋은 농민을 만나서 좋은 인연을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신뢰에 기반한 직거래를 통해, 단순히 농산물을 사는 것이 아니라 농민들과 관계를 맺자는 것이 이 기획의 의도다. 지난해 겨울 배추값이 폭락하자 트위터에서 산지에 가 배추를 사주자는 운동이 일었다. 농민들이 인건비나 운임을 감당할 수 없어 배추를 갈아엎는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배추 사주기 운동에 동참한 사람들은 한 포기에 500원 가격으로 배추를 살 수 있었다. 그때 산 배추로 김장을 넉넉히 해둔 덕에 ‘김치 파동’을 웃으며 넘길 수 있었다. 소통은 모두에게 득이 된다. 

농산물 가격과 관련해서 중간상인들의 유통 마진은 여전히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다. 이들의 횡포를 알면서도 번번이 당한다. 직거래 장터 지면 모델을 자처하고 달려온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유통은 답이 없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농산물유통센터를 만들어도 상인들 농간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직거래가 답이다. 사람과 사람 간 유대를 통한 직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충남을 시작으로 한 ‘직거래 장터 지면’은 다른 지자체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기준은 동일하다. 소통 잘하고 인심 좋은 농민이 대상이다. 먼저 도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충남의 ‘농부 슈퍼스타K’ 16강을 소개한다(먼저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추천하는 '8강'리스트를 올린다). 





조영숙 (봉황52농장/천안시) http://blog.daum.net/524co
박민자 (들꽃사랑농장/당진군) http://blog.daum.net/mj450806
박상호 (꽃밭들농장/예산군) http://blog.daum.net/flowerzone-kr
김명숙 (달하산농장/부여군) http://blog.daum.net/dalhasan
김기윤/김민호 (오색농장/연기군) http://blog.daum.net/rldbs2
류영희 (꿈꾸는하이디농장/예산군) http://blog.daum.net/dotks2000
이복자 (아이농장/예산군) http://www.red-apple.co.kr/
조남준 (온라인소셜네트워크농사/보령시)http://namjunda.com


# 봉황52농장 조영숙

봉황52농장 조영숙씨는 꿈을 이루고 있는 여성 농업인이다. 농촌으로 시집오기 전 야구 심판에 도전했던 정열적인 활동가이다. 작은 초가집에 시집왔던 그녀는 어느덧 큰 오이농장과 한우 120여 두를 키우는 대농가를 일구었다. 

조씨는 교육받으러 가는 것을 ‘휴가 간다’고 말한다. 기존의 농업 방식 그대로 농업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농업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녀는 농산물 품질을 높이고,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며, 농산물의 마진을 높이기 위해 끝없이 연구한다. 

디지털 카메라를 농기구라고 말하는 그녀는 꿈을 이룬 멋진 여성 농업 CEO이다. 그러면서도 오이가 잘 커주어서 고맙다고 쓰다듬을 줄 아는 담백한 사람이다. 그녀가 정성을 다해 기른 무농약 오이를 추천한다. 


#들꽃사랑농장 박민자 

들꽃사랑농장 박민자씨(66)는 노령화 하는 농촌의 희망이다. 귀농 초기에는 그녀도 농촌에서 자리 잡는 일에 서툴렀다. 특히 농사를 열심히 지어도 남는 돈이 얼마 되지 않아서 아쉬움이 컸다. 

3년 전 박씨는 컴퓨터를 가르쳐주겠다고 마을로 찾아온 선생님들에게 이틀간 배우고, 독학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리고 기적을 일궈냈다. 2년 만에 주력 상품인 들꽃을 비롯해 본인이 생산하는 모든 농산물을 블로그를 통해 판매하게 된 것이다. 

컴퓨터를 알고 난 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박씨를 볼 때면 우리 농촌에 무한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호미로 그림을 그린다”라는 낭만파 그녀와 아름다운 정을 나누기 바란다.




#꽃밭들농장 박상호 

꽃밭들농장의 박상호씨는 젊은 농업인으로 가정에서는 효자이고, 학교에서는 유능한 박사 과정 학생이며, 농업인 단체에서는 봉사하는 사무국장이자, 농산물 직거래에서는 탁월한 사업가이다. 칭찬이 거한 것 같지만 이 말로는 그를 절반도 설명하지 못할 듯싶다.

젊은 농업인들에게 모델이 되어주는 박씨는 농업인 단체에서 농업인들의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충남전자상거래연구회(충전연) 사무국장으로 건강한 농업인 단체를 만들어가려 부단히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늘 너무나 멋지다. 그는 어느 곳에 있든지 소중한 존재이며 미래의 농업인들에게 존경받는 CEO가 될 것이다. 

부지런하면서도 늘 게으르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면서도 늘 부족하다고 반성하는 이. 공동체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이. 그리고 늘 세상을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웃음을 잃지 않는 이. 그가 만든 꽃차 향기에 젖어보시라.


#달하산농장 김명숙

섬세하면서도 리더십이 있는 달하산농장의 김명숙씨는 부여 사이버농업인연구회 회장이다. 농사뿐 아니라 사람 농사도 잘 짓는 그녀는 어느 누구보다 빠르게 옥션을 통해서 쌀을 직거래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직거래하면서 쌀만 판매한 게 아니라 사람 마음까지 얻었다고 말한다. 요즘 같은 때 농산물이 새로 나오게 되면 평소 연락을 주고받는 지인들(충성 고객들)에게 단체 문자를 보내는데, 그러면 주문이 바로 들어오기 시작한다고 한다. 앞으로는 우리 농업인들도 땅에서만 농사지을 것이 아니라 그녀처럼 사람 농사도 잘 짓는 농업인이 되어야 한다. 행복 전도사 김명숙씨가 운영하는 ‘자연과 하나 되는’ 달하산농장은 무농약·유기농 쌀과 밤을 생산하는 농장이다.  




#오색농장 김기윤·김민호 

연기군에서 벼농사와 잡곡 농사를 짓고 있는 오색농장의 김기윤·김민호씨는 행복한 부자(父子)다. 아버지는 아들이 있어서 더 많은 농사를 지을 수 있고, 아들은 든든한 후원자인 아버지가 농업 기반을 잡아주니 안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색농장은 오색미와 함께 오색가래떡을 생산하고 있는데, 떡을 직접 농가에서 가공해 판매하기 때문에 도시민들에게 인기가 좋다.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신선하고 좋은 쌀을 아끼지 않고 쓰니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더 많은 농업인이 1차 농사에서 2차 농산물 가공까지 진출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바란다. 
아버지 김기윤씨는 아들 민호씨가 속해 있는 충전연의 회원으로서 젊은 농업인들과 나이를 초월하여 잘 어울리고 있다. 젊은 회원들이 많은데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태평양같이 마음이 넓은 사람이다. 


# 꿈꾸는하이디농장 류영희 

‘희망을 꿈꾸는 소녀’ 같은 류영희씨는 사과와 유자차를 판매한다. 특히 그녀가 기르는 사과는 예산사과대학을 수료하면서 이론과 실습을 마친 소중한 결과물이다. 품종이 좋아서 일까? 아니면 농사를 잘 지어서일까? 맛이 좋다. 류씨는 친정 오라버니가 기른 유자로 유자차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그 맛 또한 일품이다. 

류씨는 농기계 대리점도 운영한다. 자신이 농기계 임대를 하면서 겪은 불만을  삭이면서 대안을 만들기 위해 농민들 뒷바라지하는 일을 자임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이든 그녀를 ‘예산의 하이디’라고 부른다.


# 아이농장 이복자

아이농장 이복자씨의 성공은 소통의 힘을 보여준다. 유기농으로 기른 ‘껍질째 먹는 사과’를 판매하는 이씨는 올해 과일값이 올랐지만 수년째 계속 주문을 해오고 있는 단골손님들에게 예년과 비슷한 가격으로 판다. 더 받을 수 있지만 도매가 정도만 받고 판매하는 것이다. 비싸게 팔면 당장 이문을 남길 수 있겠지만 그들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약속을 지키는 이유는 소비자들 역시 약속을 지켜서이다. 단골손님들은 사과 값이 떨어졌을 때도 예년과 비슷한 가격에 사주었다. 사과를 사러 와서 1박2일 농촌 체험을 하고 가는 소비자들과 돈독한 정이 들었다. 

순탄하던 농장이 올해 태풍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대천 제2 농장에서 사과가 1000 그루 이상 뿌리째 뽑혔다고 한다. 이복자씨도 응원할 겸 태풍에도 살아남은 ‘강한 사과’들 한번 맛보시면 어떨지? 올해 본격 출하를 시작한 ‘알프스’는 자두만한 크기의 미니 사과로, 아이들이 유난히 좋아할 것 같다.  




# 사이버농사꾼 조남준 

‘배워서 남 주자’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사이버 농사꾼’ 조남준씨는 좀 독특한 농사를 짓는다. 충전연 홍보부장을 맡고 있는 그는 농민들에게 블로그·트위터와 같은 디지털 농기구를 교육하는 일을 한다. 벌써 4년째다. 그의 헌신 덕에 60세가 넘은 농민들도 인터넷의 세계에 들어올 수 있었다. 그가 교육할 때 늘 강조하는 점이 있는데, 농산물을 파는 게 아니라 농부의 마음을 팔라는 것이다. 그런 진정성이 통해서 충남이 농업 정보화 1위 지자체가 되었다. 

요즘은 트위터를 전도하느라 바쁘다. 그의 트위터 계정(@namjunda)을 팔로잉하면 다른 좋은 농민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 아버지와 함께 보령에서 무화과 농장을 하고 있는데 올해 맛이 아주 잘 들었다고 한다. 덜 익은 무화과가 아니라 다 익은 무화과를 따서 배송하니 꼭 한번 주문해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