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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판 위원회

올 봄에 꼭 챙겨야 할 10가지 문화콘텐츠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1. 4. 11.




 연극
<살>, 현대인의 ‘불안’을 담다

일본 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누출 여파로 취소된 ‘페스티벌 봄’의 개막작, 르네 폴레슈의 <현혹의 사회적 맥락이여,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의 아쉬움을 달랠 작품이 나온다. 국제 금융위기에 대한 연극적 해석을 담은 이 작품과 마찬가지로 연극 <살>은 물질 만능주의와 속도 경쟁 등 금융 자본주의의 생존게임에 휘둘리는 개인의 삶을 그렸다. 
진흙 쿠키를 먹는 아이티 아이와 다이어트를 위해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대비하기 위해 작품을 썼다는 작가는 고도비만인. 그러나 고액 연봉자인 외환 딜러 주인공의 삶을 통해 풍요롭지만 결핍과 불안 속에서 사는 현대인을 그렸다. 남산예술센터 2011 시즌 개막작으로 공연된다(4월1~17일,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 전시
벽과 벽 사이의 이미지

운영 주체(국립체육진흥공단)와는 무관하게 참신한 아시아 컨템포러리 아트 전시회를 선보이고 있는 소마미술관이 이번에는 벽을 쌓는다. ‘벽’을 매개로 미술관에 건축을 끌고 들어온 <Type Wall>전(사진). 다섯 팀 작가들이 각자 해석한 벽에 대한 단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놓는다. 
관람자들은 완성된 개별 작품이 아니라 완성되는 과정의, 혹은 완성품의 이미지나 콘셉트를 보여주는 전시물을 볼 수 있다. 김승영+오윤석, 박기원, 박기진+임승천, 이승애, 지하루+그레이엄 웨이크필드, 이렇게 다섯 팀의 작가가 참가해 한 전시실씩 맡아 꾸몄다(4월1일~5월2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마미술관 제1전시실~제5전시실). 


   



 영화
독립영화의 ‘국토대장정’

“나는 이 영화를 무조건 긍정하고 싶다.” 정성일 영화평론가는 정재훈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호수길>을 이렇게 호평했다. 국내외 영화제와 평단의 호평과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입소문이 자자했던 독립영화 10편(다큐멘터리 영화 5편+극영화 5편)이 ‘국토 대장정’에 나선다. 2011 감독열전은 <초롤케의 딸>(감독 박미선), <기이한 춤;기무>(감독 박동현), <물 없는 바다>(감독 김관철), <착한 살인자>(감독 이체) 등, 영화제가 아니면 쉽게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작품들을 모아 ‘산해진미’로 내어놓는다. 3월26일 서울 종로구 미로스페이스를 시작으로 대구·광주·전주·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 예술영화 상영관에서 순회 상영회를 연다. IPTV(LG U+TV)에서도 동시 개봉된다(문의 02-747-9128). 

   



 워크숍
팬터마임 배우기

무대에는 오직 배우뿐이다. 배우는 가장 순수한 언어인 몸짓만으로 무대를 장악해야 한다. ‘팬터마임’, 즉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만으로 표현하는 연기를 가리킨다. 20년 경력을 지닌 국내 대표 팬터마임이스트이자 ‘마임공작소 판’의 대표인 고재경씨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팬터마임 ‘방법론’을 알려주는 워크숍이 열린다. 이 워크숍은 서울프린지네트워크에서 진행하고 있는 예술창작워크숍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수업이기도 하다. 내 몸 알기, 내 몸 움직이기, 캐릭터 만들기, 눈에 보이는 사물과 이미지를 몸으로 표현하기 등이 진행되며, 수강이 끝나면 거리공연도 한다. 워크숍은 4월4일~8월15일 매주 월요일에 총 20회 진행한다(문의 서울프린지네트워크, 02-325-8150).





옴니버스 연극
가슴 덥혀주는 ‘달콤한 비밀’

극단 아리랑의 신진 연출가 세 명이 봄맞이 무대를 준비했다. 테마는 ‘달콤한 비밀’. 잊고 있었던,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해줄, 가슴 따뜻한 비밀을 연극으로 풀어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했는데 김애란의 소설 <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를 각색한 <아버지 날다>(한동규 연출), 배새암씨가 극작을 하고 직접 연출한 <허니허니>, 김유정의 <동백꽃>(김동순 연출)을 각색한 동명 작품을 연속 공연한다. 비밀을 드러내는 순간 오해와 미움이 이해와 사랑으로 바뀌는 기적을 엿볼 수 있다. <아버지 날다>는 아들과 아버지가 출생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밤새 나누고 서먹한 관계를 극복하는 내용이다. <허니허니>는 아버지를 잃고 어려움에 처한 가족이 어머니를 재혼시키기 위해 벌이는 소동을 담았다. <동백꽃>(사진)은 마당극 형태로 신명나게 풀어냈다(5월29일까지, 대학로 아리랑소극장). 


 


 
   
잡지
<PAPER> 기억하시죠?
 
그러니까, “어쩌다보니” 1995년 11월부터 15년간 매달 잡지를 꾸준히 만들어온 사람들이 있다. 김원·황경신·정유희·김양수…. 뭐 이런 이름들을 당신이 알고 있다면 대강 페이퍼(PAPER)를 알고 있다고 해두자. 서울 시내 대학가 앞 카페를 통해 주로 배포하던 <PAPER>는 처음에는 무가지로 발행됐다(지금은 5000원!). 손가락 쪽쪽 빨며 독자에게 후원을 부탁하던 먼 옛날의 추억으로부터 시작해 <PAPER>가 발굴한 스타 필자의 면면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전히 그때 그 사람들이 만드는 <PAPER> 15년의 좌충우돌 역사가 이 책 한 권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셈이다. 그 시간을 건너며 <PAPER>는 부지런히 숨어 있는 대중문화를 발굴해왔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강연
언니들, 비혼을 속삭이다

결혼하자니 인생 발목 잡히는 거 같고, 혼자 살자니 불안한가. 그럼 속는 셈치고 이 강의 한번 들어보자. 새봄 맞아 청첩장 폭탄 속에 괜히 기분 왈랑왈랑한 언니들이 들으면 딱 좋을 강의가 열린다. 강연 내용을 살펴보니 ‘만국의 비혼자여, 단결하라!’는 구호가 제법 어울린다. 언니네트워크가 4월8일부터 한 달 동안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서울 서교동 가톨릭청년회관 3층 바실리오홀에 언니들을 모신다. <오빠는 필요 없다> 저자 전희경씨부터, <페미니즘의 도전> 저자 정희진씨까지. 만만찮은 ‘언니들’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비혼(非婚)을 이야기한다. 강의료는 강좌당 1만원. 그러나 개근하면 전액 돌려준다. 개근하면 무료로 강연을 듣는다는 말. 좋지 아니한가!(문의 b-generation.net) 



   
콘서트
노래 들으며 분리 수거하고 햄버거 안 먹기

봄이다, 봄. 입을 오므려 자꾸 봄, 봄, 봄 발음하고 싶은 아득하고 따뜻한 계절. 화사한 배경음악과 함께 좋은 사람과 평온한 오후로 ‘소풍’을 떠나고 싶다면 ‘뷰티풀 민트 라이프(뷰민라)’를 놓치지 말자. 털썩 누우면 등에 풀물이 들 것 같은 푸른 잔디밭과 나무 그늘 밑도 훌륭한 관람 장소가 된다. 철저한 쓰레기 분리수거와 1회 용품 줄이기는 필수! 노리플라이의 멤버 정욱재씨(TUNE)가 ‘eARTh(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한 에코 프로젝트)’ 팀장을 맡아 배달 음식과 패스트푸드 반입을 철저히 감시하는 한편 분리수거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검정치마·브로콜리 너마저·옥상달빛·장재인·언니네 이발관 등 모두 35팀이 참가한다. 4월30일~5월1일 고양 아람누리 노루목 야외극장(문의 mintpaper.com). 


 
 

TV 프로그램
명작을 마음대로 지껄이다

요즘 잘나가는 남자 김정운 교수(명지대 인문교양학부)와 가수 조영남씨가 최원정 아나운서와 함께 진행하는 KBS 2TV <명작 스캔들>(사진)을 매주 토요일 밤 보고 있다. 가족이 함께 보는데 여섯 살 아이까지 집중하는 것을 보고 더욱 감동해서 ‘닥본사’ 하고 있다. <명작 스캔들>은 명작에 대한 감식안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대신 명작에 대해 마음대로 지껄일 자유를 준다. 그리고 함께 지껄일 수 있도록 명작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소개한다. 피터르 브뤼헐의 그림 <네덜란드 속담> 속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돈을 물 쓰듯 쓴다’ 같은 우리 속담을 찾아내고 조아키노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서곡’은 재활용 곡이라는 것을 폭로한다(토요일 밤 10시10분). 



   
연극
‘택시 이야기 달인’의 귀환

‘택시 이야기’의 달인 김상수표 연극을 21년 만에 다시 만난다. 1988년부터 1989년까지 공연된 창작극 <TAXI, TAXI>를 무대에 올린다. 도쿄·베를린·파리 등에서 극작가로, 연출가로, 미술가로, 사진가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상수씨의 변화된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그는 오사카와 도쿄에서 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여성 택시 운전사 ‘유미란’과 그의 손님들의 이야기로 신산한 세상살이를 풀어내는데 설정이 예사롭지 않다. 유미란의 딸 미루는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을 앓는다. 재벌 회사에서 노조를 만드는 남자와 이를 막는 용역회사 남자가 나오고, 연기 이외의 것을 요구받는 여배우도 나온다. 서울이라는 익명의 공간에서 경험하는 갖가지 비인간적인 행태가 담겼다(5월1일까지, 대학로 ‘공간, 아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