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혁의 투덜닷컴>
아직 모르시는 분도 계실텐데요. 최근 <독설닷컴>에서 인턴을 선발했습니다.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최재혁씨가 인턴으로 선발되었는데요, 어제 저랑 처음 상견례를 했습니다. 언론인권센터에서 주최한 1인미디어 토론회에 제가 토론자로 나가게 되어 재혁씨를 불렀습니다. 몇몇 블로거분들과 토론회 뒷풀이를 간단히 하고 검찰의 강제구인에 대해비 MBC에서 농성중인 <PD수첩>팀을 찾아갔는데요, 재혁씨가 관련 기사를 보내왔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은데, 아마 최재혁씨가 '인턴 블로거' 1호일 거에요. '인턴 블로거' 1호의 1호기사 함께 감상하시죠. 원문 그대로입니다. 사진도 재혁씨가 찍었습니다. 카메라가 제 것보다 더 좋더군요. ㅋㅋ
"<PD수첩> 다음엔 <뉴스 후>와 <시사매거진 2580>,
그리고 <명랑 히어로>가 당할 것이다"
- <PD수첩> 이춘근 PD가 예상하는 정부의 MBC 장악 시나리오
이춘근 PD, 농성 기간 동안 부디 다이어트에 성공하길 바란다. 일단 출발은 좋지 않았다. 선배 PD가 사준 '둘둘치킨'을 함께 뜯었다. 걱정이다. 노조 냉장고에 맥주가 가득이던데...
어제는 <MBC> 노조원들이 검찰의 강제 구인에 대비한 ‘공영방송 사수대’를 가동한 첫째 날이었습니다.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한 <MBC> 로비에는 30여명의 직원사수대가 경계를 보고 있었습니다. 어제의 사수대는 편집국 PD들이었습니다.
내일까지 검찰로 출두하라는 소환장을 받은 김보슬 PD와 이춘근 PD가 고재열 기자를 맞이합니다. 이번 주부터 <독설닷컴>에서 인턴을 시작한 저와 미디어 몽구, 창천항로 박형준님이 동행했습니다.
조명이 줄어 든 복도는 적막하지만 벽에 나붙은 굵은 글씨들은 비장합니다. 두 PD분들에게도 느른함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다만 김보슬 PD는 “21세기에 이런 상황이 온다는 것이 씁쓸하다. 이것이 선진화냐”며 정부의 가열 찬 언론 탄압이 벌어지는 현실에 대해 씁쓸해 합니다.
21세기에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일은 어제 또 벌어졌습니다. 오세철 교수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된 사건입니다. 이춘근 PD는 “박정희 때나 가능한 일인 줄 알았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하루 종일 밖에 있던 터라 이 소식을 처음 전해 들은 저 역시 놀랐습니다. 제가 너무 순진 했나 봅니다.
재미있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검찰이 3차 소환장을 발부하면서 있지도 않은 자료를 요청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검찰이 로본 빈슨(아레사 빈슨의 어머니 로빈 빈슨의 오타)의 원본자료를 요청했다. 있지도 않아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다”고 이춘근 PD가 말해주었습니다.
정부는 <MBC>에서 ‘PD수첩’ 다음 타깃으로 어디를 노리고 있을까요? 이춘근 PD는 “ ‘뉴스후’, ‘시사매거진 2580’, 그리고 ‘명랑히어로’가 될 것이다”라고 점쳐 봅니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건네본 말입니다. 김보슬 PD는 “우리에겐 다가온 목표와 지켜 내야 할 가치가 있다”며 언론 자유 수호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법대로 하자’ 말이 있습니다. 불리하거나 마구 어기댈 때 쓰는 말입니다. 주로 강한 자나 야비한 자가 쓰는 말이긴 하나 예외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정연주 사장은 해임 요구와 관련해 “물러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법대로 하자”고 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천오백명에 달하는 촛불을 연행 하고, 소비자의 권리인 불매운동을 한 네티즌을 구속하고, 국가보안법을 휘두릅니다. 이제는 ‘정직한 목격자’를 잡아가려 합니다. 정말이지 억울해도 법대로 하다간 모두 붙잡혀 가는 세상입니다.
어제 김보슬 PD는 짐을 싸들고 집에서 나오면서 “갑자기 집이 정말 애처로워 보이더라”고 말했습니다. 언제쯤 다시 돌아올지 기약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1주일, 2주일이 또는 그 이상이 걸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정직한 목격을 한 대가가 이거라면 언론인은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독설닷컴> 인턴기자 최재혁
김보슬 PD, 농성으로 인해 보슬보슬한 피부가 까칠까칠 해질까봐 우려된다. 성격도 까칠한데 피부마저 까칠해지시면...흠...
<취재 뒷담화>
이춘근 김보슬 PD와 담소를 나누는데 문제의 '광우병 편'을 함께 제작했던 '제3의 PD'가 노조 사무실에 들어왔습니다. <독설닷컴>에서 PD뿐만 아니라 메인 작가도 중요하다고 힌트를 준 것 때문인지, 검찰은 김은희 작가에게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더군요. 그러나 '제3의 PD'는 아직도 파악하지 못했는지, 소환자 명단에 없더군요. 저는 그 분께 "검찰이 아직도 파악을 못한 것 같은데 제가 <독설닷컴>에서 실명을 깔까요?"라고 농을 걸었습니다. 손사래를 치더군요. '제3의 PD'는 "검찰 소환 숫자가 한 명 늘어나있어 나도 소환되는 줄 알고 놀랐는데, 잘못된 보도여서 한 시름 놓았다"라고 말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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