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시나요?
박근혜-나한테 그런 질문을 하는 당신의 국가관이 의심스럽네요.
안철수-대선 날까지 고민해 볼게요.
문재인-운명입니다.
김두관-문재인으로는 지니까요.
이회창-대선 출마가 취미라서요.
정치 긁어주는 남자(정글남), 독설의 대선읽기, 두 번째 이야기
1) 민주당이 대선후보 경선일정을 발표했네요. 이제 야권 대선후보 일정을 가늠해볼 수 있겠네요. 이래야 되느니 저래야 되느니 말이 많겠지만 정치란 힘과 인기의 논리로 결정되니, 안철수의 결심/다수당인 민주당의 총의/시민사회의 요구 등이 결정 요소겠죠.
민주당에서는 안철수 교수가 7월 안에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실기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것은 정치권 내부 논리고 정치 하한기인 지금 대선이고 나발이고 국민들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특히 올림픽이 있기 때문에 안 교수는 급할 것 없을 것 같네요.
안교수가 실기해서 지지율이 달아났다고 하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 안 교수가 부상한 것이 지난해 가을인데 3계절 동안 야권 탑을 달리고 있고 아직도 박근혜와의 맞대결에서 박빙입니다. 이 정도 유지된 것은 정치적으로 인정해줄 수 있는 결과죠.
안철수는 몸이 덜 풀린 선발투수, 김두관은 조기등판한 구원투수
2) 야구로 보자면, 안철수 교수는 '몸이 덜 풀린 선발투수'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비교하자면 김두관 전 지사는 '조기 등판한 마무리투수' 정도, 문재인 의원은 투수로 전향한 타자 정도, 손학규 정동영은 전성기 지난 투수 정도로 비유할 수 있겠죠.
민주당이 '몸이 덜 풀린 선발투수'인 안철수를 조기 등판시키려는 이유는 뻔하죠. 어리버리할 때 밟고 가겠다는 얘기죠. 마무리투수인 김두관이 조기 등판한 것은 스스로 몸이 닳아서일 것이고. 문재인은 노무현 상주에서 정치인으로 투타 전향이 덜됐고.
전성기를 지난 손학규와 정동영은 현역 투수로서가 아니라 투수코치로서 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자죠. 지금 야권에서는 프레임을 만드는 큰 정치인이 없는데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인데... 한 명은 이미 출마선언을 했고.. 다른 한 명도 아마?
김두관은 'PK의 오세훈'으로 욕 먹을 수도
2-1) 투수 비유를 이어가자면, 안철수는 볼 구속은 완전 빠른데 볼컨트롤이 잘 안되고 구사할 수 있는 변화구가 적어 상황 적응력을 떨어지는 투수죠. 다만 학습능력이 뛰어나서 금방 배운다는 장점이 있죠. 볼컨트롤을 도와줄 스탭을 구축하느냐가 관건이겠죠.
김두관은 구원투수인데 너무 조기 등판해서 애매해진 경우죠. 아마 김두관 캠프에서는 문재인 의원이 총선에서 낙동강벨트를 구축하지 못한 것을 계기고 삼았겠지만 너무 일렀죠. 민주당의 경남지사 보궐선거 승산이 없어서 'PK 오세훈'이 될 수도 있고... 홍준표 등 여권에서는 벌써 유력 정치인들이 거론되고 있더군요.
문재인은 노무현 상주라는 타자 위치에서 대선주자라는 투수로 아직 전향이 잘 안 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금 상황은 2002년 대선 때 이인제 진영과 마찬가지로 '이회창을 이기기는 힘들지만 그나마 나은 카드' 정도인데, 부자 몸조심이 심한 듯 싶네요.
원래 이번 대선은 경기도지사 보궐선거가 같이 치러졌어야 야권에 유리한데 김문수는 사퇴를 안 해서 판이 깨졌죠. 곽노현 서울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나와서 경기도지사와 서울교육감 선거까지 치러지면 런닝메이트가 만들어져서 야권에 유리하죠. 박근혜 진영에서는 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경기도지사 후보, 조국 서울대 교수가 함께 선거를 치르는 것을 가장 우려하더군요. 아무튼 김두관의 지사직 사퇴로 야권은 PK 지역의 교두보를 잃었죠.
스탭 구성은 박근혜 쪽 구성이 효율적인 듯
2-2) 스탭 구성과 관련해 안철수 쪽이 안타까운데 너무 종의 다양성이 없더군요. 본인 캐릭터처럼 점잖고 똑똑하고 담백한 사람들 위주로 접촉하고 있던데... 대선은 난전이기 때문에 절대 그런 사람들만으로는 치를 수 없습니다. 이것도 새로운 방식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선이라는 유동성에 대처하려면 ‘악역’도 필요하죠.
문재인 쪽 스탭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친노 위주로 구성되어 비친노 사람들의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량감은 있는데 손발이 없다는 점입니다. 전자는 캠프에서 역할을 해도 나중에 누릴 사람은 따로 있다는 얘기고 후자는 내용적으로 빈곤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박근혜 쪽 스탭은 중량감 있는 원로그룹과 실무진의 배합이 나쁘지 않더군요. 40대 초반의 보좌관급으로 구성된 ‘8인회’인지 머시깽이인지가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던데... 선거 캠프의 핵심은 기동성과 위기관리 능력이죠. 지난 총선에서 역할을 한 젊은 보좌진 그룹을 중용하는 것 같은데 나쁘지 않은 전략으로 보입니다. 면면을 보니 제가 한나라당 출입할 때 가장 똘똘한 보좌관으로 꼽았던 사람들이더군요.
대선은 대하드라마, 중요한 것은 내러티브
3) 현재 여야 일정을 바탕으로 대선 일정을 예상해 본다면... 8월에 박근혜가 싱겁게 새누리당 후보가 되고, 9월에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고, 추석 잔칫상에 '민주당 후보가 낫냐 vs 안철수가 낫냐' 이야기가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겠죠.
대선은 대하드라마입니다. 어느 시점의 판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내러티브가 중요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노풍으로 떴지만 지방선거 패배로 후보 교체론에 시달렸지만 막판 정몽준과의 단일화로 대하드라마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죠. 현재의 대선 내러티브가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름까지 지속될 박근혜 대세론이 득이 되느냐 실이 되느냐가 관건인데... 2007년 대선 때처럼 대세론에 힘이 빠져 아예 투표를 안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1997년 대선이나 2002년 대선처럼 오히려 역동성의 계기가 될 듯 합니다.
호남 민심과 충청 민심 흐름이 중요!
4) 대선 민심과 관련해서 주목할 곳은 호남 민심입니다. 호남은 대대로 전략적 투표를 하는 곳으로 알려져있죠. 이곳에서 안철수가 압도적입니다. 이기는 선거를 원하는데 그 이길 만한 후보를 안철수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죠. 여기 2지망도 중요할 듯 싶네요.
참고로 이 호남에서 문재인 지지율이 별로 안 나오고 있죠. 문재인이 마음에 안 든다는 얘기가 아니라 문재인으로는 이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문재인 후보에 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써보려고 하는데 '남자 한명숙'이 되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내일 대선이 치러진다면 박근혜가 이긴다고 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충청입니다. 저는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는 충청이라고 봅니다. 현재 박근혜가 충청 민심을 가지고 있죠. 충북은 민주당 지역에서 새누리당으로 넘어갔고(18대와 19대 당선자를 비교해보면 판세 변화를 알 수 있죠), 충남도 비슷하죠. 육영수의 고향인 충북과 박정희 향수가 강한 충남에 대한 솔루션이 필요할 겁니다.
아직까지 대선은 박근혜와 박근혜의 싸움
5) 아직까지 이번 대선은 결국 박근혜와 박근혜의 싸움입니다. 무슨 얘기냐면 박근혜가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나가느냐가 현재 최대 변수라는 것이죠. 가장 치명적인 것은 '이미 당선된 사람'처럼 보여서 대선이 '박근혜 심판 선거'로 치러지는 것이겠죠.
박근혜의 대세론을 한 번에 꺾을 수 있는 카드는 안철수의 '양보카드'인데... 박원순을 서울시장에 당선시켰던... 안철수 교수의 고민이 길어지는 것을 보면 박원순처럼 믿고 신뢰해서 단번에 양보할 수 있는 후보가 민주당에 없다고 보는 것 같네요.
야권이 극복해야 할 것은 '멘붕정국'이죠. 총선 멘붕과 이석기-김재연 멘붕에 이어 임수경 멘붕이 노수희 멘붕으로 이어질 것 같네요. 노수희는 '찌질한 종북(종북을 통해서만 존재감이 살아나는)'인데 종북장사에 신난 조중동이 또 난리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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