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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기자들, PD들/삼성을 쏜 난장이들

<기고> 시사IN 창간 1주년에 온 시사저널의 선물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9. 4.


9월15일은 시사IN 창간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창간 1주년을 기념해서 9월11일 저녁에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창간 1주년 기념 문화제 “<시사IN> 처음처럼”을 가질 예정입니다.그런데 한 애독자분이 <시사저널>에서 <시사IN> 창간 1주년 기념 선물이 왔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이환희라는 독자분인데, 이분은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과 ‘시사 서포터스’에서 활동하며 '시사저널 파업'과 <시사IN> 창간 당시 우리를 열성적으로 도왔던 대학생입니다. <시사저널>에서 어떤 선물이 왔는지 한 번 읽어 보시죠.


주) 제가 아는 한 기자분도 이환희님이 받은 선물과 똑같은 선물을 <시사저널> 측으로 받았다고 해서 경위를 파악 중입니다. 이에 관해서도 경위가 파악되는 대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이런 조치에 대한 <시사저널> 측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네이버 메일을 펴보는데 '네이버'에서 메일이 와 있다. 내가 하는 네이버 블로그의 포스트 하나가 게재금치 요청을 당했다는 메일이었다. 어리둥절하다 메일을 찬찬히 읽었다. 작년 7월 26일에 포스팅 된 '시사저널 결별 기자회견장에서'란 제목을 단 포스트였다. 큰 문제가 되는 글도 아니었다. 단순히 시사저널의 전 기자들이 청양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람들에게 회사와의 결별을 알리던 날, 그 표정과 말을 담은 글이었다.


  난감해서 요청자를 보니 <시사저널>이란 아련한 기억의 잡지였다. '시사'까지만 보고 <시사IN>이나 <시사IN>의 기자들로만 알았다. '내가 너무 기자들의 푹 젖어있는 모습을 썼나. 하긴 기자들 자존심이란 게 있는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시사IN>이 아니라 <시사저널>이란다. 네이버 측은 친절하고 상세하게 게재 금치 요청서를 썼다.


  '귀하의 포스트가 게재 금치 요청자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사오니...' 대강 이런 요지의 말이었다. 명예? <시사저널>의 명예? '네이버 지식in'에 묻고 싶었다.


"귀측(네이버)이 '명예'란 낱말을 쓴 것은 <시사저널>이란 잡지사를 염두해 두고 쓴 것 같은데 과연 제가 아는 명예와 귀측이 아는 명예란 말이 같은 뜻인가요? 내공 겁니다."라고.


  사장이 잡지의 인쇄과정에서 무도하게 기사를 들어내 기자들이 1년 간 모든 것을 걸고 파업을 했다. 월급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었다. 근무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한 것도 아니었다. '편집권 독립'. <시사IN>의 기자들이 전 직장에서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이 하나의 가치를 두고 곡기를 끊었던 기자들도 있었다. 결국 지켜지지 않았던 '편집권 독립'이란 명분으로 지금의 <시사IN>이 생긴 것 아닌가. <시사저널>의 명예는 그 때 사라진 것으로 아는데 어디서 사왔나보다. 내가 알기론 그 회사 돈이면 뭐든지 다 되는 줄 아는 '삼성'이란 회사의 압력으로 명예를 스스로 없앴다. 기자협회의 회원사 제명이 그 증거 가운데 하나다. 명예가 없어진 줄 알았는데 도로 생겼다니 삼성 측에 돈 주고 다시 사왔나보다. 아님 네이버가 구라를 치는 것일 테다.


  <시사저널>사태의 본질은 '편집권의 위기'다. 풀어 말하자면 사장을 비롯한 여타의 외압으로 인해 기자가 본인 마음대로 기사를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시 <시사저널>의 사장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쇄과정 중에 국장이나 담당기자와 상의없이 기사를 삭제했다. '편집권 침해'의 모범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 덕에 <시사저널>이 가꿔왔던 '독립언론'의 전통과 명예가 깨어진 것인데. 요즘 돈으로 못 사는 것 없다더니 돈 주고 명예를 도로 사들였나보다.


  사장 차원에서 기자의 글을 삭제하더니 이제는 전사적 선에서 선량한 블로거의 글을 게재하지 말라고 한다. 그것도 직접 요청한 것이 아니라 대리인 '네이버'를 통해서 요청을 했다. 곰곰히 메일을 읽다보니 떠오르는 게 있다. 일종의 기시감이다. 식을 세워 대입하면 딱 맞아 떨어지는 그림이다.


  <시사저널>을 당시 '삼성'에 대입하고 '네이버'를 당시 <시사저널>(혹은 당시 사장 금 모씨)라고 대입하면 된다. '<시사저널>(삼성)의 요청을 받아 '네이버'(<시사저널>혹은 사장 금 모씨)가 게재중지 요청(기사 삭제)을 한다. 딱 떨어졌다. <시사저널> 편집권 침해의 전통이 기자와 지면으로도 모자라 이제 개인 블로거와 포스트에까지 미친다.


  이렇게 돼버리면 난 영락없는 당시의 기자들인데 어떻게 그들처럼 파업을 해야 하나. <시사IN>창간 1주년에 맞춰 받은 그들의 깜짝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야 하나.



(다음은 문제가 된 포스팅 글입니다.
이환희님 블로그에 가서 위로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시사저널 기자 결별 기자회견장에서   
2007/06/26

http://blog.naver.com/leehhwanhee/20038652579



  기자회견이 열리기로 한 서대문구 신문로 청양빌딩 시사저널사 앞에 기자들이 모였습니다. 예정된 시각보다 조금 늦은 10:06분에 기자회견은 시작됐습니다. 사회를 맡은 김은남 기자는 "밥줄이 끊어진다는 두려움보다 18년동안 지켜온 시사저널을 어떻게 떠나보내나 하는 걱정으로 잠못 이뤘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그는, "정통 시사저널은 죽었다. 묵념의 시간을 갖자."고 말했습니다. 여자 기자들은 눈물을 흘렸고 남자 기자들은 침통하고 침울한 표정을 얼굴에서 가셔내질 못했습니다. 그리고 정희상 기자는 말없이 눈을 감았습니다.


 묵념을 마치고 김은남 기자는 시사저널 18년의 역사와 시사저널 노조의 그간 경과보고를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말 도중에 눈물이 섞여 말이 자주 끊겼습니다.


 김은남 기자에 이어 정희상 기자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2기 노조 위원장을 맡은 지난 3개월동안 독립언론 시사저널 정신을 위해 싸웠다. 단식 8일째,노조 총회에서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론내렸다. 이는 죽은 시사저널과의 결별을 의미한다. 시사저널 투쟁 1년, 험난했고 고난의 길이었다. 밥 그릇 내던지며 기자들은 독립언론의 정신을 지켜내려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기자들은 회사에 간곡한 요청을 했다. 독립언론 본연의 정신을 벌이지 말아달라는... 그러나 사측은 오불관언, 징계폭탄으로 기자들에 대응했다.


 금창태 사장이 지키는 시사저널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기자들의 뜻이다. 독립언론, 언론자유로 가는 새길을 찾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희상 기자는 "혹자는 기자들이 패배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자들은 모든 면에서 승리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숙이 기자와 서명숙 전 편집장이 서로를 붙들고 오열했습니다. 회사에서 나온 사람들은 현장을 말없이 지켜봤습니다.


식은 이어졌습니다. 기자들이 적은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분들께 드리는 시사저널 기자들의 마지막 편지.'(자유게시판 2168 게시물 참조)를 낭독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김은남 기자는 안은주 기자에 마이크를 넘겼습니다. 안은주 기자는 마이크와 종이를 받지 못하고 차형석 기자에 넘겼습니다. 차형석 기자도 마이크와 종이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대신 손수건으로 얼굴을 훔쳤습니다. 편지는 결국 문정우 기자가 읽었습니다. 기자들은 다시 울었습니다. 뒤늦게 도착한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편집위원은 말없이 담배만 물었습니다.


 기자회견문은 이숙이 기자가 읽었습니다. 이숙이 기자는 울면서 읽었습니다. 그러나 낭독은 끊기지 않았고 발음은 또박또박했습니다.


 기자회견문 낭독이 끊나고 유옥경 기자는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꽃을 하나씩 건넸습니다. 꽃은 하얀 국화였고 조화(弔花)였습니다. 고재열 기자는 애써 웃으며 "호상(好喪)!"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꽃을 하나 받았습니다.


 시사저널 편집국은 청양빌딩 5층에 있었습니다. 꽃을 들고 건물로 들어서는데 이숙이 기자는 경비 아저씨를 붙들고 다시 울었습니다. 경비 아저씨는 말없이 이숙이 기자를 달랬습니다.


 편집국 안에서, 일하는 기자는 없었습니다. 잡지는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나오고 있는데 편집국 안에 기자는 없었습니다. 편집국 안에서 한창 일을 해야 할 기자들은 편집국 바깥에 있었습니다.


 기자들은 편집국 밖 한켠에 간소하게 마련된 제단에 꽃을 놓아두었습니다. 저도 꽃을 하나 놓고 돌아섰습니다. 기자들이 꽃을 놓을때 사진기의 플래시가 터지며 조리개 소리가 사방에서 났습니다. 독립언론 18년 시사저널이 죽은 날이었고, 시사저널의 노조가 파업을 맺은 날이었습니다.


 1층, 건물 앞에서 양한모 기자와 서명숙 전 편집장이 서로 붙잡고 다시 울었습니다. 노순동 기자는 담배만 폈습니다.


(다음은 이 글을 삭제하기로 한 네이버 측의 설명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무룩한 표정의 이환희군. 네이버의 게시중단 요청에, 아마 이런 표정을 지었을 것 같군요. 여드름 좀 뽀샵처리 해줄껄. ㅋㅋ




이환희(leehhwanhee) 고객님의 이 게시물은 임시로 게재중단 되었습니다.


이 포스트는 2008-09-02, 시사저널 측으로 부터 명예훼손 사유로 게시중단 요청이 접수되었기에 임시로 게재중단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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