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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언저리뉴스

친박 당선자 복당 이후의 박근혜 전대표 리더십 로드맵은? (한나라당을 이명박 당에서 다시 박근혜 당으로)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5. 29.

주> 한나라당을 탈당해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의 이름으로 출마했던 박근혜계 정치인의 '여의도 생환 작전'이 성공했다. 이제 '한나라당 탈환 작전'의 전초전 격인 친박 당선자의 복당 문제도 막바지다. 친박 당선작 복당 이후 박근혜 전 대표의 복안은 무엇인지, 4월9일 총선 직후 밝혔던 로드맵을 다시 되짚어본다.  

한나라당을 이명박 당에서 다시 박근혜 당으로 
 
컴퍼스의 중심은 여전히 이명박 대통령이었다. 총선 이후 언론은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어떻게 친정체제를 구축할지에 주목했다. 이재오·이방호 의원을 대신할 사람으로 누구를 점지할지 꼽았고, 차기 당권주자로 누구를 내세울지 예측했다. 이런 보도의 전제는, 한나라당을 이 대통령이 직할 통치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구상은 한 여인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공염불이 될 공산이 크다. 이 대통령이 설득해야 할 여인은 바로 박근혜 전 대표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대선 선대위나 대통령직 인수위 구성, 청와대와 각료 인선에서 단 한번도 몫을 챙겨주지 않았던 정치적 동반자, 박 전 대표가 ‘묵인’해주어야 이 구상은 실현이 가능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러고 싶지 않겠지만, 모든 언론이 인정하는 이번 총선의 최대 승리자는 박근혜 전 대표다. 언론은 당 안팎에 60여 명에 이르는 ‘친박 정치인’을 당선시킨 것을 국민이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를 야당이 아닌 박근혜 전 대표에게 맡긴 것으로 해석했다. 이쯤 되면 컴퍼스의 중심을 옮겨야 하지 않을까?


‘여당 내 야당’이 되어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처지가 된 박근혜 전 대표,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말을 아꼈다. 인터뷰가 53건이나 대기 중이지만 그는 좀체 입을 열려 하지 않는다. 과연 그는 이 대통령이 당을 직할 통치하는 것을 용인해줄까?


박 전 대표의 구상을 2004년부터 박 전 대표를 수행하며 ‘박근혜의 입’으로 불려온 이정현 당선자(한나라당 비례대표)를 통해 들어보았다. 이 당선자는 박 전 대표의 언론 관련 공보업무를 총괄한다. ‘박 전 대표 주변에 기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반드시 이정현 당선자가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림자 수행’을 하는 이 당선자는 경선 캠프에서도 대변인을 맡았었다. 박 전 대표의 지방 일정뿐만 아니라 중국·독일·미국 방문 등 해외 일정까지 함께하는 ‘측근 중의 측근’이다. 이번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에서 그는 22번을 받고 금배지를 달았다. 친박 정치인 중에서 당선권 안에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까?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고 어떤 정치를 펼쳐갈까? 경선에 진 순간부터 시작된 ‘차기 대권 행보’는 어떤 궤적을 그려갈까? 박 전 대표가 칩거와 침묵으로 보여준 몸의 언어를 이 당선자는 정치적 해석을 곁들여 통역해주었다. 다른 박 전 대표 측근 그룹을 통해서도 그의 분석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의견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거 결과에 대한 해석 차이가 분란의 씨앗 뿌려.


박 전 대표 진영에서는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청와대와 한나라당 지도부의 평가에 우려를 나타냈다. 청와대와 지도부의 총선 평가는 언론의 그것과 달랐다. 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대표의 회동을 통해 규정된 이번 총선 결과는 ‘과반 의석을 달성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은 선거(이 대통령)’였는데 ‘목표를 초과 달성한 선거(강 대표)’였다는 것이었다.


이런 총선 평가에 기반한 정국 진단과 해결책 역시 언론과 차이가 났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에서는 지역 정서가 없어진 것 아니냐”라며 수도권 승리에 의미를 부여하고 ‘조기 전당대회 개최론’을 일축하며 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당 지도부는 몇몇 무소속 의원을 영입해 상임위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안정 과반’을 만드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정치권 전반의 인식과 다른 이 대통령 및 강 대표의 이런 인식은 청와대와 한나라당 지도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번 총선을 패배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인사 파문’ ‘공천 파문’ 등 그와 관련된 실책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이는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진영에서는 이런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에 어이없어 했다.


박 전 대표의 생각을 더듬기 위해서는 일단 선거운동 과정부터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80%가 넘게 나오는 지역구에 3월24일부터 내려가 자기 선거운동에만 매달렸다. 대구를 벗어난 것은 4월6일, 대전에 있는 강창희 전 의원의 사무실을 찾았을 때 단 한번뿐이었다.


박 전 대표는 지역구에서 아주 고전적인 형태로 선거운동을 했다. 상가·노인정 방문 등 하루 평균 12~15개 일정을 소화하며 지역을 샅샅이 누볐다. 유권자를 만나면 반드시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악수하며, 악수할 때는 상대방 눈을 보고, 악수한 사람과는 반드시 말을 나누는 ‘박근혜표 스킨십’을 실행했다.


친박 낙천자들이 ‘친박연대’를 조직하고 무소속연대로 출마하면서 선거의 화두는 ‘박풍’이 되었다. 당 안팎의 친박 출마자들이 전국에서 지원 유세를 요청했다. 당 지도부도 지원 유세를 공식 요구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움직이지 않았다. 선거운동을 수행하는 기자들이 정국 현안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도 묵묵부답이었다.


칩거와 침묵의 정치로 총선 승리


총선 기간에 박 전 대표가 보여준 모습을 두 단어로 표현하자면 ‘칩거’와 ‘침묵’이었다. 이정현 당선자는 이 칩거와 침묵이 ‘박근혜식 시위’라고 해석했고, 그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당 지도부에 대해 ‘공천이 잘못되었다’는 걸 시위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나는 속았다. 그리고 국민도 속았다’는 걸 시위하는 것이었다고 해석했다.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았지만, 박 전 대표 측에서 공천 과정 때 줄기차게 주장했던 것은 박 전 대표가 당대표 시절 구축했던 원칙이 망가졌다는 점이다. 후보자 토론과 여론조사 혹은 경선을 통한 상향식 공천 제도가 자리잡힐 수 있도록 애썼는데 이번 공천에서 오히려 후퇴했다는 것이다.


공천과 관련해 박 전 대표 측에서 요청한 것은 두 가지였다. 공천심사위원회를 조기에 구성하고 공정하며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심사해달라는 것이었다. 박 전 대표 측에서는 이 두 가지 요구가 완전히 묵살당한 채 ‘밀실공천, 낙하산공천, 편파공천’이 이뤄졌다고 본다. 그리고 이로 인해 ‘공천 불복 현상’이 일어났다며 이에 대한 책임론을 거론했다.


‘나는 속았다. 그리고 국민도 속았다’는 것은 신뢰의 붕괴를 의미한다. 신뢰가 무너진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정현 당선자는 “대선 후보 경선에서 진 뒤 박근혜 전 대표는 패자로서 도리를 다했다. 결과에 승복했고,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이명박 대통령을 끝까지 지지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승자의 도리를 지키지 않았다. 승자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가 지적한 ‘승자가 하지 말아야 할 일’, 그것은 정치 보복을 의미한다. 그는 “정적과 가깝다는 이유로 제거한다면 앞으로 누가 경선에 승복하겠나. 당연히 신당을 만들어 나가지. 이런 전례를 만든 것은 정치발전을 후퇴시킨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 두 가지 사안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칩거와 침묵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해석했다.


여의도 생환작전 완료, 한나라당 탈환작전 시작


칩거와 침묵, 움직이지 않고 말하지 않는 것으로 박근혜 전 대표는 승리를 일궈냈다. ‘박풍’은 정치가 아니라 마법이나 종교에 가까웠다. 선거 결과는, ‘박근혜를 도운 게 죄인가요’라는 그의 물음에 국민이 ‘죄가 아니다’고 답한 것이었다. ‘살아서 돌아오라’는 부름에 그의 측근은 대부분 살아서 돌아왔다. 반면 그의 수족을 잘라내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던 이재오 의원과 이방호 의원은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낙선운동으로 떨어졌다. 언론은 그것을 ‘박근혜의 저주’라고 명명했다.


‘박근혜의 이름으로’ 한나라당 안에서, ‘친박연대’ 소속으로, 혹은 ‘친박 무소속연대’ 소속으로 60여 명이 국회에 생환했다. 친박 정치인의 ‘여의도 상륙작전’은 완전한 성공을 거두었다. 정치인 팬클럽(박사모)이 같은 당 정치인을 낙선시키는 것은 정당정치가 붕괴되고 3김 시대의 파벌정치가 부활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결과는 놀랄 만했다.


‘박근혜 역전 드라마’의 1부가 여의도 생환이라면, 2부는 한나라당 탈환이라 할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어떻게 한나라당을 다시 접수할까? 7월 전당대회에 직접 나가 이명박계에서 내세우는 후보와 맞붙게 될까? 아니면 강창희 전 의원 같은 대리인을 내세울까? 아니면 ‘친박연대’의 서청원 당선자나 홍사덕 당선자를 복당시켜 출전시킬까?


박 전 대표 진영에서는 당권과 관련해서는 일정한 거리를 두려고 한다. 당권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면 박 전 대표가 파벌 정치를 일삼는 사람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신 원론적인 접근법을 택했다. 당권 경쟁과 관련해서는 공천 과정에서 제기된 ‘박근혜 탈당론’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박 전 대표 최측근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탈당론에 대해서는 콧방귀였다. 박 전 대표 의중에 ‘한나라당은 내가 살린 당’이라는 의식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탈당을 택하지 않는다고 본다.


박 전 대표 측에서는 당권 경쟁과 관련해서도 이와 비슷한 접근법을 쓰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서 ‘한나라당의 대주주는 박근혜’임이 증명되었고,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로까지 영향력을 확장시켜 놓았는데, 대표라는 형식 자리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집주인(박근혜) 명의가 분명한데, ‘2년 전세 사는 사람(당대표)’이 누구든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다.


박 전 대표 진영의 이런 인식은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계를 배제하고도 과반을 달성해서 당에 친정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는 청와대나 한나라당 지도부의 인식과는 정반대이다. 박 전 대표 진영에서는 ‘한나라당은 박근혜가 살린, 박근혜가 대주주인 당’이라는 정반대의 전제에서, 당권과 관련해 근본적인 ‘화두’를 던진다.


‘Again 2006’, 한나라당을 박 전 대표 시절로 되돌리자


박근혜 전 대표의 화두는 ‘되돌리자’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되돌릴까? 박 전 대표가 당대표로 한나라당을 이끌던 때의 시스템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박 전 대표의 시위와도 연관되고,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치적을 인정받는 문제와도 관련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천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이정현 당선자는 “박근혜 전 대표 시절, 한나라당은 재·보궐 선거에서 40전 전승을 기록했다. 박 전 대표는 선거 때마다 공심위를 구성했고 이재창·이윤성 의원 등 비주류에게 위원장을 맡기고 당 지도부 개입을 최소화했다. 지방선거 공천권은 시도당에 이양했다. 상향식 공천으로 당이 사당화하는 것을 막았고 중앙당이 ‘공천 장사’로 부패하는 것을 저지했다”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가 옆에서 느낀 것은 박 전 대표가 이번 총선 공천에 완전히 실망했고 크게 분노했다는 점이다. 그는 “박 전 대표는 총선 공천과 관련해서 문제점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이를 시인하고, 그래서 시정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선거 과정을 ‘지적’의 과정으로 이해했다. 그는 “당 지도부는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시인’하지 않았지만 선거 결과가 시인하게 만들었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이 공천을 받은 사람을 떨어뜨리고 당선했다. 그리고 이런 잘못된 공천을 주도한 사람은 선거에서 떨어지고 위상이 추락했다”라고 해석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시정’이다. 어떻게 시정하라는 뜻일까. 박 전 대표 측에서는 시정이 잘못된 공천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잘못을 받아들이고 이들의 복당을 허용해 당의 화합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복당과 관련해서는 당 지도부와 치열한 논리싸움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가 말하는 박 전 대표 측 논리구조는 이렇다. “이번 총선에서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탈당자를 지원하고 공천에서 자기 사람을 챙긴 게 아니다. 자기 때문에, 자기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한 사람을 배려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금도는 지켰다. 당 밖에 있는 사람은 지원 유세를 하지 않았고 단지 찾아온 사람을 외면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 정도는 리더의 도리로 용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당청분리 등 대통령에 요구할 듯


명분 싸움에서 주도권을 쥐게 될 경우, 박 전 대표가 당 지도부에 구체적으로 요구하려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당권과 대권의 분리로, 집권 여당이 대통령의 거수기가 되어서는 안 되고 견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둘째는 최고위원회의를 중심으로 한 집단 지도체제를 실질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셋째는 당이 원내정당화, 정책정당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떻게 한나라당에 친정체제를 구축하느냐가 화두가 된 지금, ‘당에서 손을 떼라’는 친박 진영의 ‘역발상’은 다분히 도전적인 이슈 제기가 될 듯하다. 그러나 남경필 의원을 중심으로 새롭게 구성되는 한나라당 소장파에서도 이와 똑같은 주장을 하므로 제기된다면 충분히 힘을 받을 수도 있다(상자인터뷰 참조).


최고위원회의를 중심으로 한 집단 지도체제를 강화하자는 주장은 좀 더 구체적으로는 사무총장의 권한을 축소하자는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이방호 사무총장은 총선 기획단장으로 공천심사위원회 구성과 공심위 심사 과정에서 주도적인 구실을 했다. 그래서 당대표가 사무총장 사퇴를 주장하며 몽니를 부리는 비정상적인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이 당선자는 “사무총장의 권한은 비대해진 반면 최고위원회의는 계파 공천을 바로잡지 못했다. 최고위원회의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원내정당화와 정책정당화 주장 역시 사무총장의 역할 규정과 관련된다. 비대해진 사무총장 구실을 당 사무처를 관할하는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당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당선자는 “박 전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빼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만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둔 것은 원내정당화와 정책정당화를 위한 의지의 산물이었다. 이 정신을 살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세 가지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져 시스템이 구축되면 박근혜 전 대표는 자기가 한나라당의 대주주라는 상징성을 인정받는 셈이므로 굳이 당대표에 나설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이런 자기희생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당 간섭을 막을 명분도 얻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측근은 당권 투쟁 보다 명분 투쟁에 주목하고 있다.


박근혜의 새로운 리더십 코드는 ‘상생과 화합’


지금까지 박 전 대표 측근이 앞세운 박근혜 리더십은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2% 부족하다며 새롭게 ‘박근혜 프레임’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들은 한나라당 탈환 이후, 박근혜 전 대표가 정치 지도자로서 새롭게 구축해야 할 리더십으로 ‘상생과 화합’을 설정했다.


‘상생과 화합’의 구체적인 실천은 야당을 끌어안는 노력을 보여주는 일이다. 야당을 인정해서 굴복시킬 대상이 아니라 설득해야 할 대화 상대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이는 수적 열세인 야당이 장외정치를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다고 볼 수 있다.


‘상생과 화합’을 통해 ‘대결과 배제’의 정치를 펴는 이명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편다는 것이 이들의 구상이다. 그래서 박근혜 전 대표와 추종자들을 배제해 ‘내적 불안정’을 야기하는 것과, 소수 야당과 대립해 ‘외적 불안정’을 초래하는 이명박 리더십의 부족한 면을 보완하자는 것이다. 이제 막 출범한 ‘힘 있는 금력’ 대 5년 후를 노리는 미래의 권력이 일찌감치 맞부딪치고 있다.


주>시사IN [31호](2008년4월14일)에 게재되었던 기사입니다.
조만간 이정현 의원과의 후속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 로드맵과 관련된 추가사항 및 변경사항을 확인해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