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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순 지키미 게시판

KBS 젊은 기자 vs 90년대 기자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9. 9.




정부의 KBS 장악에 맞서
2000년대 입사한 KBS 젊은 기자와
1990년대 입사한 KBS 중견 기자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성명서를 냈습니다.

정권의 무도한 방송 장악에
끝까지 맞서는 그들의 기자정신에
깊은 박수를 보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KBS 사태를 바라보는 젊은 기자들의 결의>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에 몸담고 있는 우리 젊은 기자들은 최근 KBS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감사원과 검찰이 앞장선 KBS에 대한 압박, 경찰력을 동원한 KBS 이사회의 사장 해임, 어용 이사회에 의한 이병순 신임 사장의 취임 등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슴 한 구석에 응어리가 졌습니다. 공영방송 기자로서의 자존심에 심한 상처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상처로만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당연하게 누리고 있던 취재·제작의 자율성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공영방송 기자로서 양심의 소리에 따라 행동으로 나서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방송의 날을 맞아 2000년 이후 KBS에 입사한 우리 젊은 기자들의 결의를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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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순 신임 사장을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


우리는 이병순 선배가 정치권에 몸을 담은 것도 아니고 도덕적으로 큰 하자가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병순 선배를 신임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이병순 선배는, 18년 만에 KBS에 경찰력을 동원해 사장 해임안을 처리하고, 절차와 상식을 무시하며 폭거를 자행한 KBS 이사회가 사장으로 선출한 인물이다.


이 선배가 진심으로 KBS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공영방송 기자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 KBS 구성원 대부분이 인정하지 않는, 수치스러워하는 현 이사회의 사장 공모 절차에 응모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병순 선배는 지난 한 달간 벌어졌던 일련의 과정이 현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의 소산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자신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에 대해 KBS 선배로서 부끄럽지 않은가?


독(毒)나무에서 열리는 과실은 그 자체가 하나의 독(毒)일 뿐이다.


■ 취재·제작의 자율성은 우리에게 목숨과도 같다.


이병순 선배의 취임사에 우리는 주목한다. 이 선배는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 확보를 위해 ‘기획 단계에서부터의 사전 게이트 키핑’을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 선배는 ‘제작진과 출연진의 자율적 내부 규제’를 강조했고 ‘일부 프로그램의 존폐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장의 한 마디는 본부장과 팀장, 데스크를 통해 내려오면서 확대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사장의 이러한 발언은 어느 직종보다 취재 제작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할 보도본부 기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발언이다.


무엇보다 이 선배의 발언은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 KBS를 헐뜯기 위해 수구언론이 집요하게 설파해 온 주장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 유재천 이사장은 사퇴하고 이사회를 해체하라.


유재천 이사장이 경찰의 힘을 빌려 KBS를 욕보인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청와대 권력 핵심의 의중을 받들어 어용 이사들을 데리고 서울 시내를 전전하며 새 사장 임명 제청 절차를 진행하느라 고생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당신이 할 일은 모두 끝났다. 우리는 유재천 이사장을 비롯한 6인의 어용 이사들이 KBS에 행한 폭거를 똑똑히 잊지 않고 있다. 하루 빨리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이사회를 해체해서 당신들의 인생에 있어 가장 수치스럽게 기록될 시기를 단축하기를 충고한다.


■ 노동조합 지도부는 ‘조합원 비상총회’를 개최하라.


노동조합 지도부는 이병순 선배를 낙하산 사장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85% 이상 조합원들이 찬성한 ‘낙하산 사장 반대 총파업 결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신임 사장은 그동안 노조 지도부가 요구해 온 ‘사장추천위원회’ 등 사원 참여 방식을 배제한 채, 이사회의 파행적인 비공개 밀실 논의를 통해 선출된 인물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임 사장의 취임사는 공영방송을 바라보는 현 집권층과 수구언론의 천박한 인식과 큰 차이가 없다. 때문에 신임 사장 역시 그동안 노조 지도부가 반대해 왔던 낙하산 사장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 하루 빨리 노조가 조합원의 총의를 수렴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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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본부 선배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정치적 견해나 목적을 위해 나선 것이 아닙니다. 우리 젊은 기자들은 입사 후 지금까지 KBS가 어떠한 권력과 대자본이라고 하더라도 이른바 ‘팩트’가 옳다면 가감없이 비판할 수 있는 곳이라는 선배들의 말을 믿고 따라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의도에 저항하지 않는다면 이런 믿음은 허물어질 것이라는 걱정이 앞섭니다. 때문에 오늘 저희들이 나서게 된 것입니다.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공영방송 KBS 기자로서의 자존을 지키는 길에 동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국민들에게도 부탁드립니다.

지금의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100% 수행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거 이른바 ‘땡전뉴스’를 반복하던 정권의 나팔수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부자든 서민이든, 권력을 가진 이든 힘없는 약자이건 똑같이 내주시는 2500원 수신료의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부단한 노력 끝에 신뢰도와 영향력 1위 언론사로 거듭났습니다.


오늘 저희들은 국민들이 주시는 소중한 수신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싸움에 나섰습니다. 20년 가까이 조금씩 쌓아올린 소중한 공영방송의 가치가 무너져버리는 최근의 사태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싸움은 길고 험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멈추지 않겠습니다.
저희들의 싸움에 따뜻한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방송의 날, 방송독립을 위해 싸우는 KBS 젊은 기자 일동.(170명, 가나다 순)

강성원 강수헌 강정훈 강탁균 고영민 고은희 고진현 공웅조 곽선정 구경하
권태일 김경래 김경수 김경진 김계애 김기범 김기중 김기현 김대영 김도영
김동욱 김민경 김민경 김민아 김민철 김상민 김  석 김성주 김성한 김성현
김세정 김시원 김연주 김영인 김  웅 김재노 김정은 김종수 김준범 김중용
김지선 김진희 김태석 김태현 김해정 김희용 남승우 노윤정 노준철 노태영
류  란 류성호 박경호 박미영 박병규 박상용 박상현 박상훈 박석호 박선우
박선자 박영하 박원기 박은주 박중석 박지은 박  현 범기영 변진석 서영민
서재희 손병우 손원혁 손은혜 송명훈 송명희 송민석 송상엽 송수진 송영석
송현준 송형국 신봉승 신지원 심인보 양민효 양성모 엄진아 연봉석 염기석
오광택 오수호 우한울 유동엽 유승용 유용두 유지향 윤지연 윤  진 은준수
이광열 이  랑 이만영 이병도 이성각 이수정 이승준 이이슬 이재교 이재민
이재석 이재섭 이정민 이정은 이정화 이정훈 이종영 이종완 이중근 이지현
이진석 이진성 이진연 이철호 이하늬 이호을 이화연 이효연 임종빈 임주영
임태호 임현식 장성길 정성호 정수영 정아연 정영훈 정윤섭 정창화 정현숙
정홍규 조미령 조승연 조정인 조지현 조태흠 지종익 지형철 진정은 차정인
채승민 천춘환 천희성 최건일 최광호 최선중 최세진 최영윤 최진아 최형원
최혜진 한규석 한상윤 한승연 한주연 허솔지 황동진 황재락 황현규 황현택



(이런 젊은 기자들의 설명에 선배 기자들은
아래 성명으로 화답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90년대 KBS 입사 <선배 기자들의 입장>


젊은 기자들의 결의를 적극지지하며


   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정권의 방송 장악 음모에서 시작된 KBS를 둘러싼 사태는 이제 조직과 프로그램 개편으로 이어질 태세를 보이고 있다. 정권이 노리는 것은 “정권의 국정철학을 구현하는 KBS” 즉 관영 방송으로 만들려는 것임이 명확하다.
 

   우리는 KBS가 어떤 과정 끝에 ‘땡전 뉴스’의 멍에를 벗었는가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의 언론사로 서기까지 구성원들의 피나는 노력과 고통의 세월이 있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우리는 정권이 어떠한 억압을 가해온다 해도 다시 정권의 나팔수 ‘관영 방송’이 되지 않을 것이다. 절대 그럴 수 없다. 이는 기자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관영 방송 KBS’는 전 국민에게 불행이자 ‘독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KBS를 관영 방송화 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해 온몸으로 저항할 것이다.


   이에 이사회와 신임 사장에게 촉구한다. 유재천 이사장은 자진 사퇴하고 현 이사회를 해체하라. 한국의 대표 공영방송 KBS을 이끌어 갈 최소한의 양식도 갖추고 있지 않은 이사장과 이사진은 자신들의 인생사와 방송사를 수치스럽게 만드는 기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바란다. 또한, 신임 사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통해 사내의 갈등을 막고, 방송의 자율성을 보장하라. 방송 독립의 가치를 부정하는 그 어떤 시도에도 우리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다. 우리의 머리와 두 손은 보다 나은 기사를 쓰기 위해 훈련돼 왔으나 이제 방송 독립과 자율성 확보라는 더 큰 가치를 위해 쓰일 것이다.


   방송의 날인 지난 3일 KBS의 젊은 기자 170명은 유재천 이사장 사퇴, 방송의 자율성 보장 등 방송 독립을 위한 투쟁 의지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다. 우리는 방송 독립을 위해 떨치고 일어난 후배들의 기개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제 선배들의 차례다. 2000년 이전 입사한 KBS 기자들은 방송 독립 수호 투쟁에 나선 후배기자들을 적극 지지하며, 먼저 떨쳐 일어난 기개와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 또한 방송독립과 제작 자율성 수호를 향한 열망에 있어서 선배들 역시 후배들과 어떠한 차이도 없으며, 함께 싸워 나갈 것임을 천명한다.



        젊은 기자들의 결의를 지지하는 90년대 입사 기자 77 명  


강승혁 곽우신 금철영 김개형 김도엽 김명섭 김성모 김용모 김웅규 김원장
김정환 김진우 김태선 김태형 김철민 김현석 김현수 김희철 나신하 민필규
박상민 박성래 박영관 박재용 박정호 박종훈 박찬형 선재희 성재호 소현정 
손관수 송현정 신동곤 심병일 안문석 안현기 엄경철  연규선 오세균 오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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