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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에 시로 답한 YTN 노조 위원장(동영상 추가)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9. 12.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


그대의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했고,
오묘한 계획은 땅의 이치를 다했노라.
전쟁에 이겨서 그 공 이미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이
구본홍 YTN 낙하산 사장에게
들려준 시입니다.



노조원들의 출근저지로 정상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는 구본홍 YTN 낙하산 사장은 최근 노종면 노조위원장 등 노조원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했습니다.
고발된 사람은 노종면(현 노조위원장), 권석재(사무국장), 현덕수(경제부 기자, 전 노조위원장), 우장균(정치부 기자), 조승호(정치부 기자), 정유신(돌발영상 PD)입니다.


구본홍씨는 물밑으로 대화를 시도하면서 뒤에서는 이런 고발로 노조를 압박했습니다.
기자 선배답지 않은 비열한 행태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에 노종면 위원장은 냉정하게 대처했습니다.
구본홍씨에게 조용히 시 한 수를 들려주고 이 시를 사장실 앞에 붙여두었습니다.
구씨가 과연 이 시의 의미를 헤아릴 수 있을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 'YTN의 손석희'로 불리는 '훈남' 노조위원장이다.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

- 을지문덕


神策究天文 (신책구천문) 그대의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했고,
妙算窮地理 (묘산궁지리) 오묘한 계획은 땅의 이치를 다했노라.
戰勝功旣高 (전승공기고) 전쟁에 이겨서 그 공 이미 높으니,
知足願云止 (지족원운지)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여수장우중문시’는 지금까지 전하는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한시(漢詩)로 고구려 영양왕 23년(612), 수나라와 싸울 때 을지문덕 장군이 적장인 우중문에게 보낸 시입니다. 을지문덕 장군은 이 시로 적장 우중문을 조롱했습니다. 을지문덕 장군은 하루에 일곱 번 싸워 일곱 번 패하면서 적을 깊숙이 유인하는 전략을 펴 결국 살수에서 적을 몰살시켰습니다.) 



이 시를 들려주는 것과 함께 YTN 노조는 구본홍씨의 좌우명인 ‘음수사원(飮水思源)’을 구씨 본인에게 되물었습니다. 물을 마실 때만 그 근원을 생각하지 말고, YTN 사태에 대해서도 무엇이 근원인지 현명하게 판단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구본홍씨는 명분도 없지만 싸움의 방식에 있어서도 노조위원장에 몇 수 밀리고 있었습니다(인물에서는 몇 십수 밀리고 있죠. 노종면 위원장은 'YTN의 손석희'로 불리는 '훈남'입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노조원들이 붙인 '여수장우중문시'를 보고
낙담하여 돌아가는 YTN 구본홍 낙하산 사장
동영상 제보 : 아레오파지티카)


지난 9월10일 YTN 노조는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낙하산 사장 반대와 민영화 저지' 파업 찬반 투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총 투표자 360명(투표율:91.1%) 가운데 275명(76.4%)의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되었습니다. YTN의 파업 결정에 대한 언론계의 평가는 한마디로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YTN이 이렇게까지 잘 싸울 줄 몰랐다는 것입니다.


파업을 앞두고 YTN 노조가 긴장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런 문화투쟁을 통해서 냉정을 되찾고 있어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파업에 앞서 YTN 노조는 1. '공정방송 배지와 리본'의 방송 노출 2. 연가투쟁 돌입 3. 공정방송 점검단 가동 등을 통해 회사를 압박할 예정입니다. 


노조는 냉정한데 반해, 회사는 긴장하고 있습니다. 노조원들은 회사 간부들의 태도로 이를 감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벌써 ‘구본홍은 물 건너간 거 아니냐’ ‘곧 다른 사장이 구원투수로 온다더라’ ‘구본홍 시다바리만 하다가 낙동강 오리알 되는 것 아니냐’ 하는 말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건강이상설'까지 보태지면서 '구본홍 낙마설'이 솔솔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실 언론계 안팎에서도 김인규 카드와 김은구 카드 불발로 이병순 카드를 내민 KBS처럼 YTN도 구본홍 카드를 접고 다른 카드를 내밀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두 달 동안 출근도 못하는 구씨로는 안된다는 판단이 정권 수뇌부에서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이제 초조해진 쪽은 구씨입니다. 그가 빠질 ‘살수’가 어디인지, 궁금하네요.


 
이 동영상을 보고 저도 시상이 마구 떠올라서
'구씨가'를 지어 보았습니다.


제목 : '구씨가'

"구북아 구북아 자리를 내놓아라
만약 내놓지 않으면 골려 먹으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