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학번을 위한 여행 연합 동아리를 제안한 이유 열 가지
1) 인생 중간정산을 할 나이. 이 세대는 연말정산이 아니라 중간정산 마인드가 있는 세대다. 모든 미션을 마치고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던 부모 세대와 다르다. 모든 건 때가 있듯 여행도 때가 있다. 가슴이 떨릴 때 떠나야지 다리가 떨릴 때는 늦다는 것을 알고 있다.
2) 일찍 터뜨린 샴페인을 맛본 세대. IMF 외환위기 때 ‘한국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했는데 그 샴페인 맛을 본 유일한 세대다. 우리의 삶은 우리 부모의 삶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경제 발전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살던 세대였다. 놀아본 놈이 잘 놀듯이 노는 것이 대한 원기억이 있는 세대다.
3) 배낭여행과 어학연수 1세대다. 여행에 대한 선행학습이 잘 되어있는 세대다. 이미 스스로 훌륭한 여행자다. 각자의 여행 노하우를 나눌 것이 많다. 패키지 여행에서 이 세대 위로는 자유시간을 줘도 가이드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려고 한다. 하지만 이 세대는 자기 취향대로 정보를 찾는다.
4) 문화의 세대다. 부모님 세대가 산업화 세대, 형님 세대가 민주화 세대라면 이 세대는 문화의 세대였다. 대중문화가 융기해서 모든 장르에서 한국화가 일어났고 이후 한류의 기반이 되었다. 김구 선생님이 말한 지극히 높은 문화의 힘을 만끽한 세대다.
5) 네트워크 세대다. 80년대가 리더(학생회장)의 세대였다면 90년대는 총무(시샵)의 세대였다. ‘나를 따르라’ 하는 리더가 아니라 ‘우리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며 총의를 모으는 시샵의 역할이 중요했다. 여행에 대한 경험과 정보를 잘 나눌 수 있는 세대다.
6) 기존의 여행 담론은 진부하게 느껴지는 나이. 여행은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라느니 개뼉다구같은 말을 들으면 군대 갔다온 남자에게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사람이 된다는 말을 듣는 것 같다.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나를 너무 잘 알아서 문제가 되는 나이라 여행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야 한다.
7) 20대와 시간과 체력에서 딸리는 나이. 더 싼 항공편을 빤히 보고도 시간이 안 되어 혹은 체력에 자신이 없어 포기한다. 가성비만 따져서 될 일이 아니다. 가심비를 감안해서 과감히 지를 때 질러야 한다. ‘이유가 있는 힘듦’ ‘감당할 가치가 있는 불편’ 등 선택적으로 감당하는 나이다.
8 내 눈앞에서 태극기 휘날리는 거 보고 싶지 않은 세대. 여행지에서 태극기부대를 만나면 내가 우리 부모님, 우리 장인어른 정치 얘기도 안 들어주는데 왜 당신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해! 라는 생각이 드는 세대. 이념적으로 방해받고 싶지 않은 세대.
9) 재야의 고수가 따로 있다는 걸 몸소 겪은 세대. 학위가 있고 전공을 해야 전문가가 아니라 그 분야에 애정과 관심이 있는 사람이 진정한 전문가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체득한 세대. 서로가 서로에게 전문가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존중할 줄 아는 세대.
10)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양날개를 가진 세대. 마지막 아날로그 세대로서 아날로그 감수성도 가지고 있으면서 디지털 진화와 함께 해서 디지털도 익숙한 세대. 여행이라는 아날로그와 여행 정보라는 디지털이 환상 결합할 수 있는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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