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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감독이 기획한 색다른 여행, Again 1948 런던올림픽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20. 1. 15.

“금년 여름 영국 런던에서 개최하는 올림픽 대회에 우리 선수를 파견하고자 그 경비를 얻기 위하여 그동안 판매중이던 올림픽 후원권은 동포들의 열성으로 이미 다 팔린 지구도 있어 행운의 1등 상금 100만원의 추첨은 4월 15일에 시행하리라 하며 남어시 후원권의 발매시일은 3월 말일까지라 하는데 일반의 많은 협력을 바라고 있다 한다.”

1948년 제14회 런던 올림픽(7월 29일~8월 14일)은 대한민국이 태극기를 들고 참가한 최초의 하계 올림픽이다. 1947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가입 승인을 받아 런던 올림픽에 나가게 된 것을 국가적 경사로 반긴 국민들은 복권 구매로 십시일반 돈을 모았다. 1948년 3월 14일자 경향신문 1면 하단에 실린 1단 기사는 런던 올림픽 후원권 추첨일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아래는 얼마 전 경향신문에 올라온 당시 선수단 참가 경로 복기 기사다.

<교통편이 매우 낙후됐던 그 시절 우리 선수단은 육로와 배편, 항로를 통해 20여일 만에 런던에 닿았다. 무려 480시간이 넘는 대장정이었다. 동래에서 하루를 보낸 대표단은 22일 밤 부산을 떠나 다음날 아침 하카다(후쿠오카)에 도착 한 뒤 열차로 갈아타고 히로시마를 거쳐 요코하마까지 이틀만에 도착했다. 가는 곳 마다 재일교포들의 환영과 격려가 이어졌다.

열차에서 이틀 밤을 지내고 나서 26일 밤 11시 미국 수송선을 개조한 3만 톤급 여객선 제너럴 메익스호를 타고 홍콩으로 향했다. 상하이(29일)를 거쳐 홍콩에 도착한 게 7월 2일. 여기까지가 순전히 홍콩발 노르웨이 비행기 ‘SAFE’를 타기 위한 여정이었다.

비행기 정원 때문에 4일, 7일 이틀에 걸쳐 1, 2진으로 홍콩을 떠난 선수단은 이후 방콕, 캘커타, 봄베이, 샤자(UAE), 카이로, 로마, 암스테르담을 거쳐 각각 7월 8일, 11일 런던에 도착했다. 배에서는 배멀미를 하는 선수가 많았고, 비행기에선 ‘에어포켓’에 신음하며 앓는 선수도 있었다. 홍콩에서 줄곧 타고온 비행기를 런던행으로 갈아타기 위해 내린 암스테르담에선 유럽을 강타한 이상 저온으로 선수들이 짐 속의 동복을 꺼내 입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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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런던올림픽 참가를 기리는 TV 여행 프로그램을 상상해 보았다. (어제 술자리에서 반응이 좋아서, 전에 올린 것을 재정리해서 다시 올린다)

가제를 붙이자면,
<뭉쳐야 뜬다> <뭉쳐야 찬다>에 이어 <뭉쳐야 간다> 정도?

1948년 런던올림픽 출전 이야기는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다. 런던올림픽 대표팀은 서울을 출발해 런던까지 가는데 20박21일 걸렸다. 이유는 돈이 없어서. 산 넘고 물 건너. 정식 국가가 아니라고 불허한 것을 민족의 이름으로 출전했다고 한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나온다. Korea라는 이름으로 첫 출전(국가가 아니라 민족으로), Korea 이름으로 최초의 메달(동메달 2)을 땄다. 선수단을 런던에 보낼 경비를 국민 성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한민국 최초의 ‘체육복권’이 만들어졌다. 최초의 특파원도 이 대회에서 나왔다(KBS 민재호 기자). 그리고 최초의 올림픽 우표 등등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1948년 런던올림픽 출전 여정을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재현해 보면 어떨까. 그 시절 출전 선수들이 20박21일 동안의 여정에서 거쳤던 나라를 여행하는 것이다. 여성 스포츠 스타들의 '자매애'가 돋보일 수 있을 것이다.

다큐로 출발한 여정이지만 예능적 요소도 많다고 본다.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의 여성스포츠 스타도 만나고 그 나라의 국기에 해당하는 운동을 <뭉쳐야 찬다>처럼 해보고. 이를테면 일본에 가면 유도를, 중국에 가면 탁구를.

국민체육진흥공단 입장에서는 '체육복권'이나 '스포츠토토'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그 기원을 환기하는 프로그램이니 후원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고, 비인기종목을 예능적으로 풀어서 국민적 관심도 환기할 수 있을 것이고. 한일관계 악화로 도쿄올림픽 다루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없는데 우리식으로 올림픽을 풀어낼 수도 있고.

이상화 현정화 땅콩 검객 등등 출연하면 좋을 것 같은데. 옥주현 처럼 요가 하는 연예인이 함께 가서 매일 아침 요가 클래스 하며 유연성 테스트 하는 것도 잼날 것 같고. 최윤희 차관이 선수단 단장을 해도 좋을 것 같고. 출연진으로는 누가 좋을까???

암튼 여행감독은 무엇을 봐도, 기승전여행.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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