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의 재해석, "지역축제는 플랫폼이다"
지역축제 컨설팅 의뢰가 여기저기서 들어와서 조언을 해주는데 축제 성격에 맞는 적당한 프로그램 추천을 하다 이걸 좀 구조적으로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역축제의 문제는 바로 소프트웨어의 빈곤입니다. 그래서 기승전-품바가 됩니다. 지역축제만 도는 품바팀이 전국에 수백 팀이라고 합니다(품바팀도 나름 등급이 있다고). 품바팀도 나름 역할이 있지만 이건 너무 과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역축제와 반대의 고민을 하는 축제가 있습니다. 바로 도시의 독립축제들입니다. 이들은 소프트웨어는 풍부한데 하드웨어가 열악합니다. 그래서 매년 축제 비용과 축제 장소 때문에 애를 먹습니다.
지역축제의 소프트웨어 빈곤 문제와 독립축제의 하드웨어 솔루션 문제를 연결해주면 좋은 시너지를 발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지역축제에 독립축제가 스핀오프 버전으로 들어가서 흥을 돋아주고 주제의식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3억원 이상 예산을 쓰는 지역축제는 보통 3일 이상 진행되고 축제에 여러 세션이 있는데 이중 한 블록을 독립축제가 맡아서 진행해보면 어떨까 싶네요. 톤앤무드를 완전 다르게 해서. 도요타와 렉서서의 관계처럼요.
축제는 기원하는 바가 있어야 하고 흥이 있어야 하고 일탈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역축제는 대부분 공무원들이 기획합니다. 이 세 가지가 가장 취약한 집단이 기획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예산을 퍼붓고도 품바팀을 부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품바팀이 아니라 거리예술 창작팀을 기획 단계부터 섭외해서 주제의식을 공유하고 장소의 특성을 분석하게 한 다음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녹여서 작품을 만들게 하면 재미있고 의미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요?
지역의 공연장과 문화예술 콘텐츠를 연결해주는 기관과 행사는 있지만 지역축제와 독립축제 혹은 청년문화기획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은 없는데 절실한 것 같습니다.
당장 제가 컨설팅하는 지역축제부터 독립축제와 매칭을 시켜주려고 합니다. 해당 지역축제의 주제와 성격에 맞는 독립축제를 연결해서 서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요. 작지만 축제다운 독립축제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기원과 흥과 일탈을 아는 청년문화기획팀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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