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닷컴> 연속기획,
‘강남좌파를 말한다’ 제3편
강남좌파 1호 논객,
‘강남아줌마’ 인터뷰
(with 김은남, 시사IN 사회팀장)
"더불어 사는 삶,
소수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교육과 의료 등 기본서비스에서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꿈꾸는 게
좌파이고 빨갱이일까?"
진부한 표현이지만, 그녀는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토론 사이트 ‘서프라이즈’에 강우진씨(49, 가명)가 ‘강남아줌마’라는 필명으로 글을 처음 올린 것은 지난 5월7일. 촛불 정국이 막 타오르기 시작한 때였다. 평소 ‘외제차와 명품 핸드백 가격을 관심 있게 보는 강남 속물’이지만, 거짓말을 일삼는 대통령에 질려 급기야 대학생인 아들에게 “행동하는 신앙! 일곱시에 청계천으로 가라. 엄마는 토요일에 뜬다”(강씨는 기독교인이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연으로 시작되는 강씨의 글은 게시되자마자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뒤 일주일에 두세 번꼴로 올린 글의 조회 수가 보통 5000회를 넘겼으니 신인 논객치고는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인기가 워낙 폭발적으로 치솟자 개중에는 이 글을 진짜 강남 사람이 올린 거냐, 의심하는 이도 있었다.
직접 만나본 강씨는 순도 100% ‘강남 아줌마’였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피부가 고왔고 옷맵시 또한 날렵했다. 강씨는 스스로를 ‘공주처럼 자랐다’라고 소개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하나님으로 생각하는 부친, 온갖 관변단체 장(長)을 도맡는 모친 아래 유복한 집 막내딸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서울로 유학을 온 뒤 5·18이 터졌다는 얘기를 듣고도 고향(광주) 가는 길이 막혔다는 사실에 답답해할 뿐 명동에서 구두 골목이나 뒤지며 신나게 놀던 ‘속 없는 여대생’이 조금이나마 변한 것은 결혼 이후였다. 남편 유학으로 인해 갔던 독일에서 송두율 교수, 소설가 황석영씨 등을 만나며 광주의 실상을 알게 된 강씨는 스스로가 얼마나 무지하고 속물적으로 살아왔는지 그때 처음 깨달았다고 한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한국에 돌아온 그녀는 쇼핑하고 아이 교육에 신경 쓰는 평범한 강남 주부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불합리한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은 마음 한편에 늘 있었으되, 그녀의 저항은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찍는 것 정도에 그쳤다. 그런데 지난 봄 이후 모든 것이 변했다. 이른바 쇠고기 정국에 대처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자세가 ‘얌전히 담긴 휘발유통에 성냥개비를 던진 격’이었다고 강씨는 말한다. 처음엔 우리 일상에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에 관한 문제라 관심을 갖게 됐지만 이어진 대통령의 거짓말과 정부 대책을 보면서 타들어가는 분노를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일단 글을 쓰려고 마음먹은 이상 그녀는 내부 고발도 서슴지 않는다. 그녀가 속해 있는 강남 커뮤니티의 탐욕과 무지를 거침없이 까발린 것이다. 그녀에게 이웃들은 ‘종부세 때문에 현 대통령을 찍은 사람들’이며, 이런 자기의 선택을 합리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뻔한 거짓말마저 미화하는 사람들이다. ‘자기의 안위만을 걱정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이들을 보며 강씨는 혐오감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낀다고 고백한다.
단, 그럼에도 강씨는 강남을 고립시켜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진보의 지역적․계급적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강남 또한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강씨는, 강남 또한 사람 사는 곳이고 어찌 보면 ‘생각보다 별 볼 일 없는 동네’임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강남아줌마’라는 필명을 고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격한 구호에 싫증난 사람들을 상대로 한 ‘부드러운 선동질’이 장기라는 강씨는 그녀의 글이 그녀와 같은 처지에 있는 누군가에게 터닝 포인트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녀와 두 번에 걸쳐서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강남아줌마님의 우아한 자태. 이 각도를 고집하셨다. ㅋㅋ
- ‘강남아줌마’라는 닉네임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처음엔 게시판에서 아는 분께 누구임을 은밀히 밝히기 위해 썼는데, 많은 분들이 거부감을 나타내셔서 바꾸려고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니 강남이라는 상징성이 부의 편중, 이기심, 무개념...이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거...
생각보다 별 볼 일 없는 동네라는 것을 ‘좌파’ 사이트에서 강남 아줌마..라는 닉으로 글을 씀으로써 보여줄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서 이 닉을 고수하게 됐고 서프라이즈의 지역적, 계급적(혹시 그렇게 생각한다면) 확장의 상징으로 생각한다면 건방지다고 하실까요?
- ‘극적인 데뷔’가 궁금합니다. 처음 글을 올리게 된 그 시점에(이전에 이런 활동을 거의 안하셨던 것 같은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는지...
극적인..이라는 건 없구요... 오륙년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 선고를 받으실 때 촛불 집회에 참석하고 청와대 앞에 노란리본을 달러 다니면서 아는 분의 소개로 서프라이즈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몇 번 글을 쓰다가 작은 일을 시작하면서 관심이 옅어졌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찾았는데 우연히 게시판에서 아는 분을 만나서 아는 척하다 글을 하나씩 쓴 게... 이렇게 본격적으로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공이죠.
- 촛불집회가 계기가 되었다면, 이전의 본인의 주 관심사는 무엇이었는지...어떤 사람인지...궁금합니다.
제가 쓴 글...‘나를 너희 편에 들게 하라 제발...’에 밝힌 적이 있는데... 저는 시골에서 자식 넷을 서울에 있는 대학에 보낼 만큼의 집안의 막내로 자랐고, 막내딸을 공주처럼 키우고 싶어 하신 부모님의 뜻과 뒷받침으로 유명 브랜드 옷에 명동 구두 골목 뒤지는 사람이었습니다. 80년 데모 때도 이슈가 뭔지, 학생들이 뭐 하러 위험한 일을 하는지 관심조차 없었지요.
선친은 박정희가 하나님인줄 아시고, 어머니는 아직도 시사월간지나 신문을 꼼꼼히 읽으시는, 젊으셨을 땐 관변 단체장을 하시기도 했고 큰오빠는 권력기관에 근무, 언니는 광신일 정도로 기독교인입니다.
아버지 쪽은 기독교 어머니 쪽은 천주교... 그런 집안에서 자란 자연스럽게 보수주의자여야 하는데, 의식 있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독일에서 유학을 하면서 잘못된 사회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당시 독일 유학생들은 상당히 진보적이었고, 주변에 운동권에 있다가 오신 분들도 많아 만남 자체가 정치적 토론장이었습니다. 황석영씨 이영희 교수님. 송두율 교수님... 다 독일에서 뵌 분들입니다.
그 쪽이 고향임에도 광주 민주화 운동의 실상에 대해서도 처음 알았는데, 그때부터 세상에 눈을 뜬 겁니다. 그런 면에서 지진아이고, 마음속에 채무감을 갖고 있었지만 거기까진 이론적인 것이었고 아무 일도 한 것이 없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실제로 부딪히고 경험하면서 우리 사회가 불합리하고, 바른 사회가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커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딱히 제가 나설 일도 없었는데, 촛불집회를 계기로 불이 붙은 거라고 할까요.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에 대한 이슈였고, 그러한 결과가 되기까지 선명하지 못한 과정과, 그 후 정부의 대책, 거짓말에 실망하고 분노했습니다.
그래도 만일 촛불집회가 폭력적이었다면 엄두를 못 냈을 것입니다. 축제처럼, 소풍처럼, 놀이처럼 참가했는데 유모차 부대까지 체포한다는 기사에 떨어졌던 동력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 글을 통해 사람들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으신지.
글을 쓴다는 것은 저자신과의 소통이라 뭘 전하고 싶다는 것보다는 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문학 카페도 아니고 정치 토론 웹진에서 글을 쓰다 보니, 뭔가 제가 할 일, 방향성을 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치, 전문 분야에 높은 식견을 가지신 논객들 사이에서 저처럼 정치 쪽으로 아는 것이 없고 감성적인 글쓰기를 했던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과격한 구호에 싫증난 사람들, 아직 이명박 정부의 실상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 그리고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색으로 ‘부드러운 선동질’ 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과격해 지는 것 같아 자주 저를 점검하곤 합니다.
- 글을 쓰는 것 외에 다른 활동을 하시고 계신지, 하실 계획이 있으신지?
아뇨.. 지금 작은 사업 하나 하고 입시생인 딸아이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벅찹니다. 성격상 앞에 나선다거나, 깃발을 흔드는 일은 못합니다. 컴 앞에 앉아서 말만 앞서는 것, 어쩌면 가장 비겁한 행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끔 뭔가를 주장하려다가도 침묵하고 마는데 제 글로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는 분들의 격려에 억지로 힘을 냅니다
-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휴... 세세히 말하자면 날이 새도 부족할텐데요... 근본 적으로 정치철학 내지는 국민에 대한 통치 철학이 없는 졸속정부, 국민의 안위엔 별관심이 없고 그때그때 위기만 모면하려는 거짓말 정부... 그래서 신뢰할 수 없는 정부입니다.
한마디로 부자들을 위한 정부라는데 대해선 이견이 없을 거라 생각되는데, 그 쪽의 표로 정권을 잡았으니 그들에게 감세 선물을 주어야 한다는 그들의 논리에 분노합니다. 언론장악시도, 종교편향, 과도한 진압, 일관성 없는 정책. 노무현 정부 흠집 내기, 아이들을 전쟁터에 내모는 교육 정책 등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하고 특히 친일파가 대다수인 뉴라이트의 힘을 등에 업고 역사를 왜곡하려는 만행은 국민들이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겁니다.
-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장 문제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시는지.
가장 큰 문제점은 정직하지 않은 것이고, 국가와 국민을 개인 소유물로 생각하고 완전히 뒤집어엎으려는 발상에서 나오는 언행과 정책들입니다. 그래서 국민들의 동감을 얻지 못하는 것이고, 국민을 존중한다면 그럴 수가 없지요. 그중에 꼭대기는 역시 수장인 이명박 대통령이고, 방통위 최시중, 형인 이상득위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조직이든 수장의 철학에 따라 움직이는데, 자기편이 아니면 다 잘라버리는 이 정권의 성격대로 주변엔 입에 단 말만 하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고 바른 말을 하기보단 앞장서서 아부하는 사람들로 인의 장막이 쳐가고 있습니다.
- 지지하는 정치세력이나 정치인이 있다면 누구를 지지하는지, 왜 지지하시는지.
우리나라에 진보개혁세력이 좀 더 힘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난 선거에서 진보신당을 찍었습니다. 유시민 전 장관, 이해찬 전 총리도 좋아하지만, 얼마 전에 우연히 여행에서 만났던 신기남 전의원과 인터뷰를 했었는데, 도덕성과 진보에 대한 가치를 중히 여기고, 정치적 행보에 일관성을 보인 점, 박근혜 의원과는 달리 아버지의 잘못을 인정하고 대신 사과하며 책임지는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덜 정치적인 사고와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을 꼽으라면 신기남 전의원입니다.
- 경제적인 이해관계로만 따져보면 이명박 정부가 펴는 정책이 이로울텐데, 왜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계신지.
어설픈 정의감으로 볼 수도 있는데... 그래도 이건 안된다...하는... 밤길에 누가 린치 당하는 걸 봤을 때 끼어들면 한 대라도 맞게 되는데 차마 그냥 갈 수 없는 그런... 옆에서 굶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혼자 배불리 먹는 게 죄스러운 마음... 휴머니즘이라고 하는 게 가장 맞을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너무 인간적이 아니잖아요?
- 좀 실례일 수 있겠지만 본인과 주변 분들의 경제적 형편이 어느 정도이신지 대략이라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재산이나...수입이나...)
저흰 월급쟁이라 특별한 재산은 없습니다. 부모님이 사주신 강남의 아파트와 물려주신 부동산, 그리고 그동안 저축한 것 5억 정도, 연 수입은 이것저것하면 일억 오천정도인데 자주 만나는 남편 친구들 중에 저희가 가장 ‘가난’합니다. 빌딩, 아파트 몇 채, 부동산은 기본이더군요.
- 혹시 주변분들 중에서 형편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처럼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분이 있으신지.
글로 통하는 두어 분 빼고선 드뭅니다. 그래서 모임이 있는 날이면 스트레스를 받곤 합니다
종부세...땜에 이명박 정부에 환호하고 모든 것을 미화해서 보려는 사람들과 아예 노무현은 좌파, 빨갱이...로 분류하면서 건강한 사회의식을 갖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낸다는 건 도를 닦는 일입니다
- 촛불집회 영향을 받고 변하신 분이 있는지...
제 경우엔 생각은 있으나 계기가 없었는데, 얌전히 담겨진 휘발유통에 성냥개비를 던진 셈이 되었지만, 제 주변에선 환경도 그렇고 나이도 있으니까... 촛불집회 나가는 걸 철딱서니 없는 짓이라는 시선으로 보는 편입니다
직장에서 젊은 분들을 보면 촛불집회가 도화선이 되어 변하신 분들이 꽤 많습니다. 처음엔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라는 비교적 무겁지 않은 이슈인데다 집회 자체도 흥겹게 시작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했다가 조금씩 많은 부분을 알게 되면서 교육과 관련이 없는 나이인데도 교육감선거에 열심이고, 종교편향이, 환율이 어쩌고...그 동안 관심 없던 부분까지 이야기하는 것을 많이 봅니다. 이십대 아가씨들이 경찰청장 이름을 알고, 물가와 환율과의 관계에 대해 얘기하는걸 보면 이 정부가 국민들 공부 제대로 시키는 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 ‘강남 좌파’라는 개념이 성립하는 개념이라고 보시는지.
글쎄요.. 좌파라는 개념이 외국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빨갱이 좌파..라고 불리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에도 외국에 비교하면 우파 쪽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금만 진보적인 생각을 해도 좌파로 묶어버리는데 더불어 사는 삶, 소수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교육과 의료등 기본서비스에서 차별받지 않는 시스템이 정착된 사회를 꿈꾸는 게 좌파이고 빨갱이일까요?
지난 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강남에서 나온 몰표에 대해 분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반대표를 찍으신 분들도 많다는 데 주목하셔야 합니다. 어디에나 물질적이고 속물적인 분들이 강남에 몰려있다는 말에 대해선 동감합니다만 그렇게 한꺼번에 매도해서는 안됩니다.
진보도 다른 계층에선 너희들 것도 나누어 달라...라고 한다면 강남에선 우리 것도 나누어 더불어 살자...라는 휴머니즘에 기초한 진보 쪽일 것 같습니다. 자신에 대한 반성일 수 도 있구요. 미국의 재벌들이 감세정책에 반대했던 것처럼 강남 부자들도 이번 종부세에 반기를 들어야하는데, 아직 거기까진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강남공화국으로 따로 묶는다면 강남은 더욱 이기적인 외딴 섬으로 도도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강남역, 대치동에서 작은 촛불집회를 하거나 강남 구민을 위한 진보매체, 야당들의 신선한 정책 등 강남의 진보세력을 결집시킬 장이 필요합니다
- 우리 나라 보수세력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우리나라 보수 세력은 원래의 보수의 건강한 개념과 완전히 다릅니다. 보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이기심, 부패, 도덕성 상실입니다. 그들만의 부패나 도덕성 상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문제는... 국민까지 공범을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자신과 주변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펼치는 부동산 정책으로 전 국민은 땅 투기 열풍에 휩싸이는데 그게 나쁜 짓이라는 걸 모르는 도덕 불감증에 걸렸습니다. 강부자 내각으로 시끄러울 때 땅을 사랑해서..라는 핑계를 댈 정도로 소위 지도자란 사람들의 비도덕성은 국민들에게도 전염됩니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쓰자..는 속담이 현실이 되겠지요.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되고, 최고의 선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게 보수 세력입니다. 가난한 사람이 사는 임대 아파트는 강남에 들어오면 안 된다는 야만적 인 논리가 통하는 게 보수 세력이지요. 자신의 안위와 이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배려, 소수 약자에 대한 연민쯤은 인간이 가지는 하위 감정으로 생각할 겁니다.
- 보수세력도 스펙트럼이 다양한데, 각 세력에게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저도 이번에 공부를 좀 했는데요..우리나라의 보수세력 중 가장 질이 나쁜 부류는 이념, 사상적 보수가 아니라 경제적 보수주의자들인것 같습니다. 그들의 선봉에 서있는 사람들은 한국판 신자유주의자들입니다. 경제 인텔리로 자처하는 청와대와 내각의 경제담당 관료들, 조중동에 칼럼을 써대며 뒷받침하고 있는 어설픈 소장 경제학자들, 그리고 그들에게 떡고물 프로젝트를 제공해주는 경제단체들로 구성된 집단일 것입니다.
미국 경제의 상징, 신자유주의의 상징이었던 투자은행이 거덜나는 것을 보면서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서 한걸음도 물러서지 못하는데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베끼고 칭송만 하다가 이제 물러서기 힘들겠지요. 그 말은 우리나라 신자유주의자들은 그나마도 실력 없는 가짜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끌고 가는 정책은 모순덩어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의 역할은 최소화하고 시장의 자율 경쟁체제여야 할텐데, 정부가 최대한 간섭하고 있고 인위적인 부양정책을 쓰고 있고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대도 결국 소수의 건설업자나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는 것이 저처럼 경제 문외한에게도 보이거든요. 가짜에 실력이 없으니 수가 얕을 수밖에 없습니다
작은 정부라는 것도 부처만 없앨 뿐 공무원감축은 하지 않는다고 했지요. 감세 정책으로 복지 예산이 줄어 들었으니 누구를 위한 감세일까요. 특정집단의 이익만을 도모하고 있는 어설픈 신자유주의 추종집단이야말로 우리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된다는 점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보수 세력입니다.
광우병, 비정규직 문제 모두 신자유주의 세력과 가장 직결된 문제고, 그래서 촛불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설픈 신자유주의자들의 중심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는 건 확실하구요. 그래서 대통령이 바뀌지 않는 한 풀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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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9 - [집중분석, '강남좌파'를 말한다] - 파리지앵과 뉴요커 그리고 강남좌파
편집자 주> 강남아줌마님을 독설닷컴의 '블러거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를 통해 누리꾼 여러분께 소개하려고 합니다. 강남아줌마님의 글을 통해 '우아한 좌파'의 향기를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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