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분들의 성원에도 불구하고
자주 올리지 못했습니다.
'조선일보 칼럼 첨삭지도'
오래간만에 올립니다.
앞으로 자주 올리겠습니다.
김대중군 보아요.
오늘자 조선일보에 실린 <이명박 정권에 '사람이 없다'>라는 칼럼 잘 읽었어요.
근래에 김군이 쓴 칼럼 중에 가장 수작인 것 같아요.
그래서 선생님이 특별히 코멘트 해주려고 해요.
이 칼럼에서 김군은
- 청와대, 내각, 黨에 '일류'가 안보인다
- 대통령과 논쟁도 할 수 있는 진정한 인재를 불러 쓰라
라고 주장했어요.
이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김군은 오바마의 예를 들었어요.
- 오바마는 미국 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중량급 인사들을 내각과 백악관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 오바마가 남달라 보이는 것은 내각을 중량급 전문가들에게 맡기면서 동시에 그들을 견제하고 또 같이 경쟁할 수 있는 라이벌들을 백악관에 불러들였다는 것이다.
김군은 이런 오바마의 용인술이 링컨을 닮은 '라이벌들의 팀'(Team of Rivals) 방식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대통령학을 전공한 마이클 베슐로스도 같은 의견이었다고 부연했어요.
그러면서 김군은 우리의 현실을 개탄했어요.
이명박 정부에는 ‘자기 개성이 뚜렷하고 신념에 충실하며 일단 결정된 정책을 용기 있게 밀고 나가면서 때로는 대통령과도 논쟁할 수 있는 인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어요.
여기까지는 좋았어요.
주장도 바람직하고, 논리 전개도 좋아요.
그런데 언제나처럼, 조선일보가 늘 그랬듯이,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급 ‘삑싸리’를 내는군요.
김군은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가 ‘우리 모두의 의식’이라고 진단했어요.
김군은 “지금 많은 사람과 시민단체, 일부 관련노조, 그리고 누구보다도 정치인들이 유능한 사람을 키워내고 발굴하는 데 스스로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시민단체와 노조 관계자가 걸림돌이라고 책임을 돌렸어요.
김군은
“어느 지역출신이라 안 되고,
어느 대학 나와서 안 되고,
어느 정부 때 종사했다고 해서 안 되고,
재산 많아서 안 되고,
자녀들 외국국적 가져서 안 되고,
군대 안 갔다고 해서 안 되고,
현직 대통령의 후보 때 캠프에서 있었다고 해서 안 되고….
이런 식으로 자격요건을 제한하면 우리의 선택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는데,
이 부분부터 오류가 눈에 띄네요.
김군, 시민단체와 노조는 김군이 지적한 이유 때문에 반대했던 것이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재산이 많아서’가 아니라 ‘재산 축적 과정에 문제가 많아서’
‘자녀들이 외국국적을 가져서’나 ‘군대를 안 갔다고 해서’가 아니라 ‘군대를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외국 국적을 취득하게 해서’
문제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김군은 살짝 잔머리를 굴립니다.
마지막에 ‘현직 대통령의 후보 때 캠프에서 있었다고 해서 안 되고’는
아마 YTN 낙하산 사장인 구본홍씨를 일컫는 것 같은데요.
앞서 얘기 했듯이 말도 안되는 반대 이유와 달리
이 이유는 충분히 이유가 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김군은 말도 안 되는 이유 사이에 이 이유를 슬쩍 끼워넣네요.
이건 반칙이죠.
김군은 이런 식으로 시민단체와 노조 관계자가 발목을 잡으니까
‘실제로 능력 있고 용기 있고 참신한 인사들에게 발탁의 기회가 있었지만 본인들이 청문회의 '마녀사냥'이 싫고 재산공개로 남의 입에 오르내리기 싫어 사양한 케이스’가 여럿 있다고 했어요.
김군!
세상을 너무 살아서 좀 헷갈리는 가 본데요.
장관직이나 청와대 수석 자리 제안이 왔는데,
본인이 능력도 있고 용기도 있고 참신하고 문제도 없다고 생각하면,
열에 열 한 명은 다 수락한답니다.
구설에 오르내릴 이유도 없는 것이구요.
그렇다면 ‘대통령 인사’와 관련해 답은 무엇일까요?
김군의 결론 부분에서 선생님은 힌트 하나를 발견했어요.
김군은 이명박 대통령이 현재의 용인술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대통령이 어려운 시기에 공개적으로 금리에 대해서 말하고 주식에 대해서 언급하며 환율이 어쩌고저쩌고 해도 그렇게 해서는 도움이 안 된다고 감히 말하는 참모도 없을 것이며, 대통령이 참모들을 질책하는 것이 무슨 대통령 홍보거리라도 되는 양 보도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끊임없이 벌어질 것이다...혼자서 깃발 들고 독려하는 독불장군 역할에 안주해서는 라이벌(Rival)은커녕 팀(Team)도 없다”라고 말했어요.
‘대통령이 너무 나대서는 도움이 안 된다고 감히 말하는 참모’
‘혼자서 깃발 들고 독려하는 독불장군 역할에 안주하지 않도록 하는 참모’
라는 조건과 앞서 김군이 말한 좋은 인재의 조건,
‘자기 개성이 뚜렷하고 신념에 충실하며 일단 결정된 정책을 용기 있게 밀고 나가면서 때로는 대통령과도 논쟁할 수 있는 인물’
이런 조건에 합당한 인물이 있죠.
바로 ‘경제대통령 미네르바’입니다.
김군의 칼럼을 요약하면
‘미네르바를 장관(혹은 수석)으로 추천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제 생각에는 김군이 말한 조건에 부합하는 인물은 미네르바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렇지요?
미네르바라면 국민들도
'어느 지역출신이든,
어느 대학을 나왔든,
어느 정부 때 종사했든,
재산 많든,
자녀들 외국국적 가졌든,
군대 안 갔든,
현직 대통령의 후보 때 캠프에서 있었든...'
개의치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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