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 최진실씨와 관련된 논쟁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있었습니다.
‘사이버 모욕죄’ 관련 법률안의 이름을
‘최진실법’으로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의외로 결론은 싱겁게 났습니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유족이 원하지 않는다’고 전하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도
순순히 그 뜻을 받아들였습니다.
유 장관이 고집을 꺾었던 이유는
최의원과 고 최진실씨의 남다른 인연 때문이었습니다.
연예인과 정치인의 아름다운 인연,
죽은 뒤에도 이어진 고 최진실씨와 최문순 의원의 인연을 소개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에 맞서 장외 투쟁에 앞장섰던 최문순 의원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최문순(민주당)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최진실 씨의 전 소속사 대표가 최진실 씨의 실명을 거론한 법령 도입이 자녀와 가족, 동료 연예인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며 최진실 씨 이름 사용을 중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최진실 씨 죽음을 계기로 한나라당이 시도하고 있는 `사이버 모욕죄' 신설을 비롯한 `최진실법'이야말로 고인을 모욕하는 것이다. 최진실 씨 죽음을 앞에 두고 벌어지는 요란하고 음험한 시도에 비통함과 서글픔을 느낀다”라고 말했습니다.
최문순 의원이 ‘최진실법’의 이름을 바꾸는 것을 보고
그와 고 최진실씨와의 각별한 인연을 알릴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악연을 인연으로 바꾸고, 죽은 뒤에도 '아름다운 인연'을 이어가는 둘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저는 최근에야 고 최진실씨와 최문순 의원의 남다른 인연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9월30일, ‘블로거와의 대화’에 나왔던 최문순 의원은
블로거들의 다음 대화상대로 고 최진실씨를 추천했습니다.
힘겨운 법정 투쟁 끝에 자녀들에게 자기 성을 쓰게 하는데 성공한 이후,
사회의식에 눈을 뜬 고 최진실씨를 반드시 만나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최진실과 다른 또 다른 최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MBC 사장 출신인 최 의원은 고 최진실씨와 친분이 두터웠다고 합니다.
최문순 의원과 고 최진실씨의 인연을 정리해보면,
‘아는 연예인, 최진실’
‘친한 연예인, 최진실’
'좋아하는 연예인, 최진실'
‘블로거들이 만나야 할 연예인, 최진실’
‘자신이 섭외해줄 수 있는 연예인, 최진실’
‘블로거와의 대화에 자신이 블로거 자격으로 패널로 참여할 대상, 최진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문순 의원과 고 최진실씨의 인연이 처음부터 아름다웠던 것은 아닙니다.
최 의원과 고 최진실씨의 인연은 악연에서 시작됩니다.
고 최진실씨는 MBC와 전속 계약이 남은 상태에서
KBS 2TV <장밋빛 인생>에 출연계약을 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 MBC는 출연금지가처분 신청을 합니다.
최문순의원이 MBC 사장으로 있던 시기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런데 MBC는 가처분 소송을 하루 앞두고 가처분 신청을 취하합니다.
최문순 사장이 결단을 내린 것이었습니다.
당시 MBC는 ‘최진실씨의 계약위반이 고의가 아님을 믿는다’라고 취하 이유를 밝혔습니다 .
고 최진실 씨는 당시 “MBC 최문순 사장님과 이은규 드라마국장께 감사하다. 열심히 해서 나중에 열배, 백배로 갚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장밋빛 인생>을 통해 최진실은 화려하게 재기합니다.
당시 드라마계는 금순이(굳세어라 금순아)-삼순이(내 이름은 김삼순)-맹순이(장밋빛 인생) 등
세 명의 순이가 완전 평정했습니다.
어쨌든 최 의원의 배려로 최진실은 옛 명성을 되찾습니다.
그리고 고 최진실 씨는 은혜에 보답했습니다.
다음해인 2007년 1월1일부터 시작한 MBC 일일드라마 <나쁜여자 착한여자>에 출연해서 MBC를 도왔습니다.
<장밋빛 인생>에서의 호연으로 KBS에서 연기대상을 받던 날도
낮에 이 드라마 촬영을 했을 정도로 열심히 임했습니다.
당시 MBC 사장이던 최문순 의원도
촬영장에 직접 방문해서 격려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일일극으로는 드물게 해외 로케까지 하는 등 대대적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고 최진실 씨는 높은 시청률도 화답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법안 이름에서 이름을 빼는 것으로,
자칫 최진실이라는 이름이 불명예를 안게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구해주는 것으로
최문순 의원이 또 다시 화답했습니다.
고 최진실씨는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는 말을 남기고 자살했습니다.
아마 최문순 의원은 그녀가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는,
몇 명의 세상 사람 중에 한 명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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