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주례 연설을
KBS는 방송하기로 하고
MBC와 SBS는 안하기로 했습니다.
방송 3사가 청와대 눈치를 보면서
치열하게 눈치 작전을 폈던
대통령 라디오 주례 연설 방송,
막전막후를 살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주례 연설을 하루 앞두고
KBS MBC SBS 라디오 PD들에게 연락을 돌렸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주례 연설을 마치고 받을 출연료가 얼마인지를 계산하기 위해서 연락을 한 것이었습니다.
출연료 환산에는 변수가 많았습니다.
방송사들이 정해 놓은 출연자 등급에 따라 출연료를 차등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특급 명사로 분류해줄 것인가, 아니면 일반 출연자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라디오는 스튜디오 출연과 전화연결의 출연료가 다릅니다.
사전 녹음 테입을 트는 출연으로 분류할 것인가 아니면 전화연결로 분류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KBS MBC SBS 출연료를 합쳐보니
대략 18만원에서 최대 33만원 정도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렵게 환산을 마치고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니 MBC와 SBS는 대통령 주례 연설을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SBS는 처음부터 방송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도가 나오는데,
제가 오늘 아침에 확인했을 때는 방송하기로 방침을 바꾼 상태였습니다.
그랬다가 MBC가 방송하지 않기로 하면서 다시 방송하지 않는 것으로 선회한 것 같습니다.)
저는 서둘러 MBC 라디오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MBC 라디오의 ‘굴욕 배너’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굴욕 배너’는 없어졌습니다.
오늘 오전까지 MBC는 라디오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노변담화’라는 이름의 배너를 달아두고 있었습니다. 이 ‘굴욕 배너’를 클릭해서 들어가면 ‘라디오 플러스, 다양한 라디오 콘텐츠들을 만나보세요~ 라디오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답니다’라고 안내하는 페이지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정례연설을 광고하고 있습니다.
정말 안 어울리는 수식어였던 것 같습니다. 방송사들이 획일적으로 대통령 라디오 주례 연설을 중계하는데,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보라고 하지 않나. 그것으로 라디오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하지 않나. 아래 주소로 들어가 보시면 지금도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imbc.com/broad/radio/fm/fm_report/1715466_3753.html)
다행히 MBC는 이 ‘굴욕 배너’를 내리고 방송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MBC 라디오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례 연설을 방송하지 않기로 한 것은 보도국의 결정이었습니다.
MBC 경영진은 주례 연설을 방송할지 여부를 보도국에 맡겼는데, 10월12일 보도국 회의에서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이 난 것입니다.
보도국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노조의 반대 때문이라고 합니다.
뚝심의 박성제 MBC 노조 위원장이 또 한 건 해냈습니다.
(박성제 MBC 노조위원장은
YTN의 노종면 노조위원장 KBS의 양승동 사원행동 대표와 더불어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을 최전선에서 막아내고 있는 주역입니다.
제가 관찰한 바로는 세 분의 스타일을
박성제-용장, 노종면-지장, 양승동-덕장 정도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KBS만 홀로 수모를 견뎌야 할 것 같습니다.
방송을 앞두고 KBS 상황도 지금 급박하게 돌아고 있는 것 같은데, 곧 속보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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