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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이 북측 공식 입장입네다" (조충한 6-15 북측위원회 언론분과 부위원장)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0. 16.



“탈북자 내보내 간첩질 시킨 적 없습네다” 


조충한 6·15 북측위원회 언론분과 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와병설,
금강산 관광객 피격,
탈북 여간첩 원정화 사건,
등에 대해서
남측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침없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와 관련한 내용을 공개한다. 



 
지난 9월 조충한 부위원장을 만나고 온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 회장의 글을 전제합니다.
조 부위원장이 밝힌 입장은 최근 남북관계 주요 현안에 대한 북한 측의 공식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장의 판단입니다(시사IN 55호에도 게재됨). 
이 글을 통해서 남북관계 주요 현안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파악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이준희 회장은 독립 블로그를 운영하기 전까지 <독설닷컴>에 팀블로거로 참여합니다. 
<독설닷컴>에 '이준희닷컴' 게시판을 임시로 설치했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이 회장과 저는 10월17일부터 22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언론인 교류 행사에 다녀옵니다.)
   



조충한 6·15 북측위원회 언론분과 부위원장을 만나고 나서  


(글 - 이준희, 기획 - 고재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와병 상태라는 국내외 언론 보도와 정부 당국의 입장에 대해 북한의 언론기관 고위 관계자가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조충한 6·15 북측위원회 언론분과 부위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9월23일 남측 언론본부 대표단과의 회담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우리 수뇌부를 헐뜯고 비방하는 나쁜 여론이다. 우린 정상적인 상태이다. 다 억측이다”라고 말했다.


조 부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60돌 9·9절 행사에 김 국방위원장이 불참하고 로농적위대 등 민간 무력의 열병식이 진행된 것에 대해서도 “로농적위대와 붉은청년근위대 열병식은 적어도 6개월 이전부터 준비된 것이다”라며, 정규군이 김일성 광장 후면에 대기했다는 남측 일부 언론의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탈북 여간첩 원정화 사건 등 최근 남북 사이에서 벌어진 민감한 현안 및 2006년 7월5일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를 전후한 사정 등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견해를 전했다.


조 부위원장은 조선기자동맹 부위원장을 겸하고 있으며 2006년 4월부터 남쪽 언론단체와의 만남에 나섰다. 남쪽에 알려진 조 부위원장의 그 이전 공식 직함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이었다. 그는 1990년 말부터 민주노총 등 남북 민간단체의 교류, 이산가족 방문 행사 등에 얼굴을 내밀면서 남쪽 언론에 등장했다. 그의 면면을 볼 때 북한의 공식 입장을 남쪽 언론에 공개적으로 전할 만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다.



조충한 6-15 북측위원회 언론분과 부위원장

    


김정일 국방위원장 와병설의 진실은?

우리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우리 수뇌부를 헐뜯고 비방하는 나쁜 여론이다. 거기에 대해서 의심을 가지지 마시라. 일일이 구태여 ‘사실이 아니다, 이렇다’ 고달프게(피곤하게) 변명하고 말할 것도 없다. 북한은 모든 것이 정상적인 상태다. 남측 언론의 억측에다 무슨 말을 더 보태겠는가. 다 억측이다. 의혹을 푸시라. 김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은 있을 수 없다.



9·9절 당시 정규군 병력이 김일성 광장 후면에 대기했다는 주장의 진실은?

거짓말이다. 그런 행사를 장군님 가르침 없이 보여줄 수 있는가. 북쪽 땅에서는 말도 안 된다. 정규군이 대기했다는 것은 다 거짓말이다. 이것(민간무력)을 하자면 한 달 가지고 안 된다. 적어도 6개월 이상 훈련한다. 우리도 로동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가 훈련하고 행진하는 것만 봤지 군사력이 움직이는 것은 못 봤다. 그리고 계획했다면 하지 왜 못한단 말인가? 우리 민간무력만 보라. 얼마나 일심단결해 있으며, 조직적이고 기운이 있는지 보라. 우리는 이것만 내외에 보여줘도 만족한 거다.



탈북 여간첩 원정화 사건의 진실은?

이명박 정부의 조작이다.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정치적 존엄성을 버리면서까지 탈북자를 내보내 간첩질을 시키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는 과거사 정리를 다시 한다면서 새로운 사건을 꾸며낸다. 탈북자 여간첩 사건이 그것이다. 우리는 정치적 존엄을 제일 소중히 여긴다. 간첩질을 하려고 탈북자를 내보내지 않는다. 도저히 있을 수 없다. 체제를 버리고 달아난 것과 간첩질을 바꾸지 못한다. 절대로 그렇게는 안 된다. 간첩 임무가 아무리 막중하다 해도 탈북시켜 나가라고 하지 않는다. 우리 체제가 얼마나 존엄한데 그렇게 하겠는가? 황장엽 암살 임무를 시켰다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수집한 정보? 남쪽 언론 보도대로 하더라도 인터넷에서 다 떠도는 정보라고 한다. 이명박 정권이 체제 위기 때마다 과거 정부가 공화국에 대해서 모략하는 것을 그대로 한다. 탈북자를 간첩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자본주의식 사고에서나 가능하다.


 
지난 7월 금강산에서 발생한 고 박왕자씨 피격 사건에 대한 방침은?

금강산 관광을 10년째 하면서 지금껏 그런 일이 없었다. 남쪽에서 정권이 교체되고 반북 정세와 함께 관광객이 많이 탈선해서 초소로 갔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우리도 (남측에 대해서) 의혹이 생기는데 그렇다고 해서 억측으로 말하지 않는다. 보도라는 게 과학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이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그 전말이 알려진다. 남측이 제기하는 공동 진상조사는 필요 없다. 금강산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우리는 다 밝혔다. 남쪽의 보수 언론이 힘을 합쳐 확대 과장하고, 동족을 분열시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대포동 2호 발사가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에 핵탄두 장착해서 쏘면 날아가게 되어 있다. 국가에서 광명성 1호를 발사했다고 하니까 우리가 그렇게 인정한다. 영화를 보면 발사 장면 다 내비친다. 우리를 무장 해제시키려고 미국 사람이 해보려고 해도 안 되니 속상해하고 있다. 대포동 2호를 발사했는데 실패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실패했는지,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만큼 거리를 조작했는지 어떻게 아는가?’ 발사한 순간 속도만 측정하면 된다. 발사한 순간 그만큼 날아가서 떨어지게 할 수 있다. 3000m만 날아가게 해서 떨어지게 할 수 있다. 다 산정해서 발사한 것이다. 그리고 (한국·미국 외) 다른 나라 사람들 보는 각도는 그렇지 않다. 그들은 그렇게 시험했을 수 있다고 보는데. 그런 걸 가지고 (미국은) 시비를 건다.


올해 북한 9-9절 행사모습



조 부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상생과 공영’의 대북 정책에 대해 “어케 한다는 것인지 내용이 하나도 없다”라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상생과 공영’ 이것은 ‘비핵 개방 3000’에 모자를 씌워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본질은 뭔가? 자유 민주주의에 기초한 흡수 통일의 기조를 깔고 있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 또한 이런 대결 국면이 지속될 수 없음을 잘 안다. 그는 “현재는 이렇지만 영원히 이 길을 걸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것을 타개하자면 민간과 6·15 남측위원회가 앞장서야 한다. 언론이 반북 대결 책동의 부당성, 엄중성, 후과를 지적해야 한다. ‘좋게 발전하는 것을 다 말아 먹는다’ ‘이렇게 계속 나가면 전쟁이다’ ‘민족이 공멸한다’ ‘민족이 손해 본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