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창' 논란이 한창입니다.
화물연대가 만장에 사용했던 대나무를 놓고
경찰과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은 '죽창'이라는 수선을 피우고 있고
(검찰은 깃대에 사용한 대나무라 해서, '죽봉'이라고 부르고 있죠.)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나무 갈라지는 소리 하고 자빠졌다'고 하고 있습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만장 깃대를 제작한 업자를 만나고 쓴 연합뉴스 기사를 보고
인터넷기자협회 이준희 회장이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감상하시죠.
죽창 제조자? 대나무와 낫을 사법처리하세요!
- 죽창 논란 <연합뉴스> 보도 모니터
글 -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 회장)
화물연대 만장 시위에 사용된 '만장깃대'가 '죽창'이라는 논란과 관련 시의적절한 보도가 나왔습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대전집회 시 만장에 사용된 대나무를 민주노총 측이 의도적으로 죽창으로 만들어 사용했다는 추측성 보도와 경찰 측의 주장이 허구임을 증명하는 연합뉴스의 보도입니다.(저는 절대 폭력을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만장깃대' 제작업체 "비스듬히 잘린 것은 우연"이라는 대전 박주영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만장 제작업체 사장은 결론적으로 우연히 그렇게 잘린 것뿐이라며 이는 대나무의 특성상 톱으로 잘라서 만들기도 하지만 잘 안 잘리는 것은 낫으로 쳐내면 되는데 비스듬히 쳐 내야 작업이 수월하기 때문에 그런 모양(사선 방향의 절단면이 있는 만장깃대)이 나온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생산업체 사장 A씨는 보도를 통해 "대나무를 낫으로 쳐내다 보니까 우연히 약간 비스듬하게 잘린 것도 나온 거죠. 일부러 그렇게 할 필요가 있나요" 이같이 증언했습니다. 해당보도는 부제를 통해서 경찰의 '죽창'규정이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라며 "낫으로 작업하다 생긴 것"..경찰 `죽창 규정' 힘 잃나?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 말미에서 기자는 민주노총 관계자의 반론까지 상세하게 게재해 그간 경찰 측이 주장해온 '죽창' 시위,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명을 내린 '죽창'시위 주장에 일침을 가하고 있습니다. 다음입니다.
민주노총 대전본부의 핵심 관계자는 "대나무밭에서 만들어진 깃대를 만장에 꽂을 때 경찰이 주위를 에워싸고 지켜봤다"면서 "그런데 어떻게 깃대에 다시 칼질을 해 죽창을 만들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편집상 여전히 '죽창'이라는 시각이 드러나 '옥의 티'로 보입니다.사진 캡션에는 '경찰이 공개한 `죽창''이라고 달려 있습니다. 보도와 사진 설명이 따로 놀고 있습니다. 기존의 경찰 주장을 그대로 인용해 '죽창'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적어도 기사에 맞는 사진설명이 되려면 "'경찰이 '죽창'이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만장깃대. 그러나 만장생산업체 사장은 '대나무를 낫으로 쳐내다 보니까 우연히 약간 비스듬하게 잘린 것도 나온 것'이라며 '죽창'설을 부인했다."라고 설명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또 한 가지 기사의 중요성에 불구하고 이 기사는 <연합뉴스> 홈페이지 중간 아래에 배치되어 있는데 상단에 더 큰 비중으로 편집을 해 배치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사진캡션이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사는 그간 경찰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장한 계획적인 '죽창' 사용이라는 허구의 주장을 현장 취재(만장 생산업체 사장 직접 인터뷰를 통한)를 통해서 그러한 정부당국의 주장의 진위성을 확인한 수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대나무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애초부터 경찰의 '죽창' 주장에 대해서 동조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프레시안>에 기고를 하고있는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최근 조선일보의 보도를 비판하면서 대나무의 특성상 낫으로 베다 보면 그렇게 잘릴 수도 있다며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제기한 바 있습니다.
"농촌에서 살아본 사람은 안다. 단 한 번이라도 대나무를 베어본 사람이라면 안다. 대나무는 직각으로 잘리지 않는다. 낫이나 칼로 대나무를 직각으로 자르려고 하면 갈라진다. 결을 따라 대나무가 '쩍' 갈라진다. 그래서 사선으로 내리친다. 낫이나 칼로 단번에 비스듬히 내리쳐 자른다. 대나무를 자르는 연장이 낫이나 칼일 경우 대나무는 잘리는 순간 어쩔 수 없이 '창'이 되는 것이다.
다른 방법이 있긴 하다. 쇠톱으로 자르면 된다. 날이 가는 쇠톱으로 자르면 끝이 평평해지고, 그것으로 대나무 마디 부분을 자르면 대나무 통이 된다. 식당에서 흔히 보는 대나무 밥통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많이 쓰진 않는다. 특별 용도가 아닌 한 또는 특별 주문이 없는 한 농부들은 대나무를 이렇게 자르지 않는다. 비싼 쌀밥 먹고 쇠톱질에 헛심 쓰느니 낫으로 단 한 번에 베어버린다.
자, 이렇게 사실을 확인했으니 물어보자. 대전에 모인 노동자들은 죽창을 어떻게 구했을까? 그곳에 모인 노동자 전원이 집 뒷산에서 대나무를 베어왔을까?" (<프레시안> 놀라워라! <조선일보>의 '대단한 발견' [김종배의 it] 계획된 '죽창'? '죽창 비율' 3%의 의미는? 中에서 인용 - 기사입력 2009-05-20 오후 12:15:17)
따라서 경찰과 정부당국은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사전에 계획적으로 '죽창'을 만들어 시위를 벌였다는 허구의 주장, 즉 노동자들의 폭력성을 부각하기 위한 언론플레이, 여론조작을 멈춰야 할 것입니다. 경찰의 주장대로 한다면 '죽창을 만들고 현장에서 나눠준 사람이 누군지 밝혀내 사법처리하겠다"(조선일보 5월 20일자 보도 '계획된 죽창 - 화물연대 대전시위대 사전에 깎은 죽창 준비') 라고 하는데요. 범인은 다음과 같이 밝혀졌네요.
- 죽창을 만드는 데 사용된 도구 : 대나무, 낫
- 죽창을 만든 범인 : 대나무, 낫, 낫으로 대나무를 벤 작업자(인부)
- 교사, 방조한 사람? : 민주노총 화물연대? / 만장생산업체 사장 A씨?
- 공모(?)한 사람(?) : 경찰?, 이명박 대통령?, 조선일보? 등 (만장깃대가 '죽창'으로 변신하는 데 결정타를 날렸다는 의미에서)
*** 자, 이제 누굴 사법처리해야 할까요? 대나무의 특성을 사법처리할까요? 아니면 날카롭게 갈아진 '낫'을 사법처리할까요? 작업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대나무를 낫으로 벤 현장 작업 인부를 처벌할까요? 아니면 만장생산업체 사장A씨와 화물연대를 교사, 방조범으로 처벌할까요? (참으로 어처구니 없습니다. 특히 조선일보 보도를 보면 화물연대 사람들은 기가 차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화물연대 측은 <연합뉴스> 보도를 근거로 조선일보에 명예훼손 혐의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고 싶은 심정이지 싶습니다)
(*** 아래 연합뉴스 보도 전문 게재는 순수하게 모니터 비평의 목적으로 게재한 것입니다. 연합뉴스 해당 기사에 대한 저작권 침해나 상업적 이용 목적이 전혀 없음을 밝힙니다.)
2009.5.22. 뉴스 홈 > 뉴스 > 사회> 사건ㆍ사고
'만장깃대' 제작업체 "비스듬히 잘린 것은 우연"
경찰이 공개한 `죽창'
"낫으로 작업하다 생긴 것"..경찰 `죽창 규정' 힘 잃나?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대나무를 낫으로 쳐내다 보니까 우연히 약간 비스듬하게 잘린 것도 나온 거죠. 일부러 그렇게 할 필요가 있나요"
지난 16일 민주노총 대전집회 현장에서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휘둘러 '죽봉이냐, 죽창이냐' 논란을 빚고 있는 대나무 '만장 깃대' 생산업체의 사장 A씨는 22일 "끝이 뭉툭하지 않은 (경찰이 `죽창'으로 지목한) 대나무 깃대도 팔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퉁명스레 답했다.
A씨는 이달 1일 민노총 측으로부터 "만장 깃대를 한 400개 정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아 제작에 들어갔고, 평소 하던 대로 굵은 대나무는 기계톱으로 자르고 비교적 얇은 대나무는 낫으로 잘랐다고 말했다.
이렇게 낫으로 작업한 대나무 가운데 경찰이 '죽창'이라고 규정한, 다시 말해 끝 부분이 비스듬하게 잘린 깃대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A씨는 낫을 쓰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독특한 '대나무의 결'을 꼽았다.
그는 "대나무는 결의 수직 방향인 가로로 자르기 때문에 잘 잘리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런 경우 낫으로 쳐내면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깃대 만들 때 '모양 기준'이 있겠느냐. 낫으로 자르다 보면 모양이 천편일률적으로 같을 수는 없다"면서 "일부러 사선으로 자를 이유는 전혀 없으며, (민노총에서) 그런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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