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를 비꼰 왕비호(윤형빈)의 독설이 화제다. ‘10만 안티팬 양성’을 위해 불철주야 독설에 매진하고 있는 왕비호는 서태지를 제물로 삼았다. 지난 8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봉숭아 학당’'에서 왕비호는 서태지에 대해서 “아, 그 데뷔 17년 차?, 이제 디너쇼 해야지 않아?”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왕비호는 이어 서태지가 ‘개그맨 따라쟁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개그맨 최양락과 머리 스타일이 비슷한 서태지 사진을 보여주며 “패션 아이콘이라고 하는데 그거 다 개그맨 따라하는거 아니야?”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날 왕비호의 독설 수준은 다른 연예인에 대한 독설과 비교해서 그리 심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인터넷에 뜨거운 논쟁이 일었다. 상대가 서태지였기 때문이다. 1990년대 신세대 문화의 아이콘으로 어느덧 신화가 되어버린 서태지를 비꼰다는 것을 일부 팬과 네티즌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덕분에 왕비호는 ‘10만 안티팬 양성’에 속도를 붙일 수 있었다. 지각 있는 서태지 팬들은 왕비호 덕분에 서태지의 새 앨범이 홍보되었다고 고마워하기도 했다.
주말에 또 다른 독설이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이명박의 복심’으로 불렸던 정두언 의원이 현 정부 실세를 향해 뿜어낸 독설이다. 왕비호의 독설이 연예가를 흔들었다면 정두언의 독설은 정가를 흔들었다.
연예계 흔든 왕비호 독설, 정치권 흔든 정두언 독설
정두언의 독설은 강도가 더 셌다. 정 의원은 7일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A 수석과 B, C 비서관, 국회의원 D씨는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 이들이 장·차관 자리, 공기업 임원 자리에 자기 사람을 심는 '전리품' 챙기기에 나서면서 현 정부가 어려워졌다”라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그들을 한 명씩 ‘잘근잘근’ 씹었다. 한 수석에 대해 그는 “청와대의 A 수석은 민비(閔妃·명성황후)와 같은 존재다.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을 고르고 골라 앉혀 놓았더니, 나중에 대원군을 쫓아내고 또 다른 세도를 부리기 시작했다”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이 가장 비난한 사람은 B 비서관이다. 그에 대해 정 의원은 “A 수석보다 더 문제 있는 사람이 B 비서관이다. 역대 정권의 실력자들을 보면 노태우 정부의 박철언, 김영삼 정부의 김현철, 김대중 정부의 박지원, 노무현 정부의 안희정·이광재씨가 있었는데, B 비서관은 이 사람들을 다 합쳐 놓은 것 같은 힘을 가졌다. 그는 대통령 주변의 사람들을 이간질 시키고 음해하고 모략하는 데 명수다.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그런 분야에서는 정말 '엑설런트'하다. 대통령의 말이라며 호가호위하고 있다”라고 맹비난했다.
정 의원은 이들뿐만 아니라 이들의 천거로 고위공직자가 된 한 여성에 대해서도 혹평했다.
그는 “어느 고위 공직자는 제게 이렇게 접근하기도 했어요. 하도 밥 먹자고 졸라서 나가보니 '오빠, 나 이번에 안 시켜주면 울어 버릴 거야~잉. 알았지~잉'이래요. 이런 사람을 B비서관과 C비서관이 합작해 고위직에 임명한 거예요”라고 말했다.
'과거의 신화'를 공격한 왕비호, '살아있는 권력'을 겨냥한 정두언
정두언의 독설은 민심 수습을 위한 ‘권력구조 개편’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그가 목표로 삼은 살아있는 권력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 류우익 대통령실장,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등 현 정부 최고 실력자들이다. 정두언은 이상득-류우익-박영준으로 이어지는 ‘철의 삼각권력’을 쳐내야 진정한 인적쇄신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두언이 작심하고 독설을 쏟아낼 수 있게 만든 것은 바로 촛불의 힘이다. 그는 촛불집회에 수십만의 인파가 몰리는 것을 보고 용기를 냈을 것이다. 그리고 촛불의 제단에 이들을 바쳐야 한다고 대통령에게 진언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의 독설은 분명 권력투쟁의 성격 또한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의 독설을 지렛대 삼아 현정부 권력구조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왕비호 독설보다 정두언의 독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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