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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순 지키미 게시판

엔딩 크레딧 보며 우는 <시사 투나잇> PD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1. 14.


<시사 투나잇>
마지막 방송 현장을 보고 왔습니다.

마지막 방송의 준비 과정과
방송이 나가는 현장과
방송후 뒷풀이까지 보고 왔습니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부조종실에서 이를 지켜 보던
<시사 투나잇> PD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먼저 올립니다. 
 







엔딩 타이틀이 내려올 때 나온 배경 음악은 Guns n' Roses의 <November rain>이었습니다.



"And it's hard to hold a candle, in the cold November rain.

차가운 11월의 빗속에서 초를 들고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We've been through this such a long long time,

우리는 길고 긴 시간을 지나왔어요.


just tryin to kill the pain.
단지 고통을 없애기 위해 애쓰면서


But lovers always come and lovers always go

그러나 연인들은 언제나 사랑하고, 떠나가지요.


An no one's reallly sure who's lettin go today. walking away.

오늘 누가 누구를 떠나보낼지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탁월한 선곡이었습니다.
이지운 PD가 고른 곡이었습니다.
이 PD는 비가 왔으면 하고 바랬다고 하더군요...

비는 오지 않았지만
그들의 얼굴에 비가 왔습니다.
눈물비가....

부조종실에서 맨 먼저 화장실에 달려간 사람은 김범수 PD였습니다.
우느라 그는 끝내 단체사진도 함께 못 찍었습니다.




방송이 끝나고 송재헌 CP가 눈물을 흘리는 박사임 아나운서를 달래고 있습니다.
눈이 커서 그런지 눈물도 많더군요.
우는 사람을 달래면서 따라 울고
울던 사람이 와서 우는 사람을 달래고
안 울던 사람이 지켜보면서 울고...


안타까웠습니다.
984회. 천회에서 16회가 모자랐습니다. 

송재헌 CP는 이날 방송되는 아이템을 위에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후배들이 하고싶은 대로 만들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는 "후배들이 꼿꼿이 가슴 펴고 충만한 기분으로 물러나게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종방 직전의 부조종실 모습입니다.
사실 방송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시끌벅적 했었는데,
방송이 시작되자 쥐죽은 듯 고요해졌습니다.
모두들 말이 없었습니다...

그 고요 속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참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차분히 '시사 투나잇'을 보낼 수 있도록 방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찍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방송이 끝나고 모두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시사저널 파업' 때 단체로 사표를 내고 결별선언을 할 때가 생각나더군요. 
누군가  '우리는 시사투나잇을 보냈지만, 보내지 않았습니다'라고 말을 하던데,
우리도 그런 말을 했었지요. '시사저널을 보냈지만, 보내지 않았습니다'라고.

표정이 밝은 듯 어둡고
어두운 듯 밝네요.





모두가 떠나고...
빈 무대만 남았습니다.

안녕 '시사 투나잇'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시사저널과 결별할 때도 이 말을 했는데...)


영원히 잊지 못할 감동적인 종방이었습니다. 
마감 마치는 대로 '사진으로 본 <시사투나잇> 최후의 밤'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