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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위기인 한국의 대학/전국 대학 총학 선거 감상법

중앙대 총학 선거 결과가 말하는 것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1. 27.

중앙대 총학생회 선거 결과를 놓고
논쟁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심현진님은 <독설닷컴> 기고 글을 통해 
'총학 선거에 뉴라이트가 개입된 정황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심현진님이
'중앙대 총학을 뉴라이트로 매도했다'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심현진님이 자신의 글에 대한 반론 글에 
재반론(정확히는 해명) 글을 보내왔습니다.







중앙대 총학생회 선거 결과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심현진 님과 심현진 님을 비판하는 분들의 차이점은 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심현진 님 역시 기존 운동권 총학의 '실정'이 패배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다만 선거에 뉴라이트가 개입한 정황이 보인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을 뿐입니다.


<독설닷컴>은 이를 '뉴라이트가 대학 총학을 접수하는 방법'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어서, 한 사례로 소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총학생회를 '뉴라이트의 전위대'로 오인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심현진님이 글 제목을 '중앙대 총학 선거 결과의 의미와 우려스러운 점'으로 제목을 바꾸자고 제안해서 그렇게 고쳤습니다. 


대학 총학생회 선거를 취재하면서 가장 웃겼던 것은 '홍길동 선거'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운동권은 스스로를 운동권이라 하지 못하고
뉴라이트는 스스로를 뉴라이트라 하지 못하는 모습이 우스웠습니다.
운동권 혐오증이야 오래된 것인데, 뉴라이트가 그토록 빨리 비호감 단어가 되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분명한 것은 뉴라이트가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봉사단체의 탈을 쓴 뉴라이트' '경제연구단체의 탈을 쓴 뉴라이트' 등 '명칭 세탁'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적극적인 제보(gosisain@gmail.com) 부탁드리겠습니다.
한나라당이나 뉴라이트 단체의 대학생 행사를 통해 양성된 후보들도 있는 것 같은데, 이런 분들에 대해서도 제보 부탁드립니다.
방학을 맞아 뉴라이트 단체들이 대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가지 캠프를 도모하는 것 같습니다.
그 현황도 아시는 대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뉴라이트의 대학가 접수'에 대한 전모를 파악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기에 앞서 중앙대 총학생회 선거 결과에 대한 논쟁을 정리하죠.
먼저 심현진님의 글입니다.
2008/11/27 - [2008 전국 대학 총학 선거 감상법] - 비운동권 총학 당선의 의미와 우려스러운 점
다음은 심현진님의 글에 대한 반론 글입니다. 
2008/11/27 - [2008 전국 대학 총학 선거 감상법] - "뉴라이트의 승리가 아니라 운동권의 패배다" (중대 총학 선거에 대한 반론)
아래는 심현진님의 재반론 글입니다.




[TOOLBOY 님과 나이트엘시온 님의 글에 대한 반론]
 


고재열기자님께 보내주셨다는 글 잘 읽었습니다.
우선, 저는 어떤 정치세력과도 아무 상관이 없는 중앙대학교 학생이라는 점 밝힙니다.

 
첫 번째, 저 역시 중앙대학교 안에서 운동권 출신 총학생회는 분명 많은 과오를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Toolboy님이나 나이트엘시온 같이 한 대학교에 총학생회 회장이라면,
학내 문제에 보다 관심을 갖고 학생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사회적인 이슈에도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봅니다.
바로 이 점을 그간 중앙대 운동권 출신 총학생회들은 간과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들은 시대의 패러다임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행동을 하고 있고 또 해왔기 때문입니다.
님께서 지적하신 바와 같이 그들은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펴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적들을 많이 받아왔고, 원성을 산것이지요.
제 글이 길어서 다 보지 못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역시 이런 점을 충분히 설명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는 이 정도만 밝히겠습니다.
 

두 번째, 작년 총학 선거 이후로 불거진 일련의 사태에 대한 저의 입장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선 잘못한건 선관위와 기존 총학생회 측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솔직히 어느 누가 더 잘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거론하신 그 사범대 후보님께서도 이런 일련의 사태의 과정속에서 거친 욕설과 감정적인 언사를
서슴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분명히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정식으로 그 문제를 공론화
시킬 수 있는 체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작동되지 않는다면 전체 학우들에게 이러한
문제들을 알린다던가, 아니면 외부 언론 등의 도움을 받는 방법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랬습니까? 그런 절차상의 시도보다는 감정적인 대응만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문제는 올해도 똑같았습니다. 학생증 검사를 소홀히 했다는 정식 문제제기를 선거
개표 직전에 하는 것은 솔직히 어느 누가 수긍할 수 있겠습니까? 분명히 각 후보 캠프별로
참관인들을 두고 있었는데, 이런 문제들은 그 당시에 그때그때 제기해야 하는것이 맞다고 봅니다.
만일 이번에 비운동권 출신 후보가 졌다면, 이 문제로 학교는 다시 한번 시끄러워졌을 것입니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발생의 책임은 다름 아닌 총학 선거관리 위원회에게 있습니다.) 
 
 

세 번째, 저는 분명히 이번 총학생회 당선자가 뉴라이트라고 말한적도 없고, 그리고 단정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저는 학내 커뮤니티 사이에서 해당 학우가 뉴라이트다, 아니다로 학우들 사이에
논란이 일어나는 것을 봤고, 이 시점에서 모 포털사이트에서 중앙대학교 총학생회 라는
주제어로 검색을 한 결과, 제가 캡쳐해서 올린 그 문제의 글이 게시되어 있었습니다.
그 글에는 분명히 ‘중앙대학교 경영대는 친 MB다’는 글귀가 들어가 있습니다.
물론 개인의 글이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이 외부에, 그것도
보수세력들이 결집하는 카페에 버젓이 게시된 것을 보고, 이 사람의 정체가 무엇일지
나름대로 추적을 해보았고, 그 결과 글쓴이의 학년과 학과를 알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뉴라이트 대학생 연합 관련 기사를 검색해봤는데,
중앙대학교 연합도 결성되어있었고 여기의 대표가 위 글쓴이의 학과와 같은 소속이어서
같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겠다는 요지의 글을 쓴 것입니다. 
 


네 번째, 제 글의 궁극적인 목적은 뉴라이트에게 좋은 활동 장소를 제공해주는 것에 대한 우려의 차원입니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학내 커뮤니티 게시판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입니다.
두산으로 재단 교체가 이루어진 현 시점에서 물론 예전 재단의 무능한 운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환영을 하더라도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서
좀 더 멀리를 내다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데 과연 그런 역할을 게시판이 했는지,
또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거기서 조금이라도 재단에 비판적인 이야기를 하면 엄청난
항의성 댓글과 악플이 달리는것을 수없이 봐왔습니다. 비대위를 비판할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의 잘못된 행적, 정책 등을 가지고 뭐라하기 보다는 무턱대고 ‘쓰레기’ 혹은 ‘민노당 빨갱이’ 내지는
‘종북분자’, ‘북한에나 가지 여기 왜 있냐’ 라는 식의 말들도 상당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여기에 편승한 일부 보수 세력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보셨다면 아실겁니다)
 

심지어는 교수 평가제도로 불거진 학내 개혁문제에 대해 일방주의를 우려하는 문과대 교수님들의
성명서를 커뮤니티 내 학우들은 상당히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난 했습니다. 이것 뿐입니까?
우리학교 등록금은 낮은 편이라고 오히려 등록금 올리자고 말하시는 분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습니다.
이런게 여러분들이 원하는 변화라는 것 인지요? 다양한 의견 수렴도 없고, 오로지 일방주의적으로
빨리빨리 이루려 하는 것이 여러분이 원하는 개혁인가요? 

 
이런 분위기에서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다시 안 나오리라는 법 있습니까?
이런 분위기를 저는 우려하는 바입니다.
이런 분위기 안에 뉴라이트는 언제든 이것을 이용하여 비집고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학우분들이 민노당 학생위원회를 상당히 비난하고 있는데,
 뉴라이트 학생연합은 상당히 비 공식적으로, 그리고 점조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자기가 뉴라이트라고 밝히지도 않고, 활동도 조심스럽게 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우리학교 게시판 분위기 속에서 그들이 과연 지금까지와 같이 몰래 몰래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제 글을 다 보셨다면, 문제의 글쓴이는 8월에도 학교에 항의전화를 하라고 독려 글까지 썼습니다
(8월16일 진보관련 단체 행사로 인해). 그리고 그 시점에 학교 홈페이지와 게시판은 난리였습니다.
물론, 그와 상관없는 학우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글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와 다른 의견을 무조건 배척하고,
그러니까 너는 빨갱이야 라는 식으로 매도하라는건 아닙니다.
그런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뉴라이트에게 가장 좋은 활동 환경이 되는 겁니다. 
 
 
다섯째, 비대위와 운동권에 대한 저의 시각입니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이번 선거는 그들이 잘못했으니까 진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완전히 패배했냐고 묻는다면 또 그것도 아닙니다.
700여표 차이가 났지만 그들도 2000여명의 지지자를 얻었습니다.
물론 그들이 패배한 것은 틀림없는 것이지만 그들을 지지한 2000여명
역시 당선자가 품고 가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런 문제제기를 한 것입니다.
특정후보가 뉴라이트라는 증거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외부의 게시판에 올려진
그 문제의 글들은 충분히 우리 안에도 ‘뉴라이트’가 존재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더더군다나 뉴라이트 전국 연합의 ‘목민 정치학교’ 에서는 뉴라이트 학생 리더들을 받아서
그들에게 학생회 선거 실무를 가르치고, 동아리를 만들어 키우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저는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쪽으로만 치우쳐가는, 그것이 현실주의와 일방주의라는
합리화에 매몰된 채 자꾸만 끌려가는 분위기가 상당히 우려스러웠기에 이러한 글을 쓴 것입니다.
뉴라이트의 기본 속성은 이념으로 편을 가르고,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일방주의를 선호합니다.
헌데 만일 이런 문제제기 조차 없다면 우리는 이후에 정말 뉴라이트 출신 후보가 나왔을때,
그들을 검증할 수 있을거라 장담할 수 있습니까? 적어도 지금 학내 커뮤니티 분위기에선 제가보기엔 비관적입니다.
그들 역시 비운동권 출신이고,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티도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흐름에 다소나마 브레이크를 걸어보고자 한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특정 후보를 뉴라이트라고 매도한적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선거는 끝났습니다. 모쪼록 당선된 새 총학생회장이 학생들의 이익을 잘 대변하고,
더 나아가 학교 발전에 한 축을 담당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대다수의 학생들과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아우르고 섬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저의 걱정도 기우에 그치겠지요. 그럼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