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
  • 어른의 여행 큐레이션, 월간고재열
  • 어른의 허비학교, 재미로재미연구소
한 '컷' 뉴스

역전된 대학 안과 대학 밖의 물가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2. 5.




고대 안에 위치한 스타벅스 :
아메리카노가 3천3백원이고
그린티라떼가 5천3백원이다.



고대 밖에 위치한 한 카페 :
아메리카노가 천5백원이고
녹차라떼는 2천3백원이다.



대학 총학생회 선거를 취재하느라 오늘 고대에 다녀왔습니다.


고대 재학생 한 명을 정경대 후문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이 후문과 가까운 국제관에 스타벅스가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 학생을 만났을 때,스타벅스에 가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이야기 하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 학생이 기겁을 하면서 학교 안은 비싸니까 학교 앞에서 마시자고 하더군요.
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학교 안이 비싸니까 학교 밖에서 마시자니...무슨 얘기지?'


이 학생이 안내한 카페에 가서 커피(아메리카노) 두 잔과 샌드위치를 하나 시켰습니다.
(정대 후문 바로 맞은편에 있는 20석 내외의 카페인데, 나름 분위기도 괜찮더군요.)
계산하려고 했더니 4천8백원이라고 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학교 안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면 커피 한 잔 값인데,
학교 밖에서는 두 잔을 마시고 샌드위치까지 먹을 수 있다니...


그 학생과 헤어지고 나서 궁금해서 학교 안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러 보았습니다.
왠만한 메뉴는 5천원이 넘었습니다.
정대 후문 밖의 저렴한 카페에 비해 가격차이가 두 배가 넘었습니다.


십년 전 제가 대학에 다닐 때는 물가가
학교 밖이 학교 안의 두 배였습니다.
학생식당에서는 1000원-1200원 하는 밥이 밖에 나가면 2000원-2500원이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밖에서 밥을 사주는 선배에 대해서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존경심이 샘솟곤 했죠.


그런데 이제 학교 안이 학교 밖의 두 배라니...
더 싼 집을 찾아서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간다니...


학교 안이 학교 밖의 두 배...
신자유주의에 물든 대학 사회의 적나라한 단면이었습니다.
1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마시던 제 대학시절이 그리웠습니다.


<에피소드>


제가 대학에 입학했을 무렵,
가장 잘 나가는 카페는 테이블마다 전화기가 놓여있는 카페였습니다.
삐삐를 쳐서 받을 수 있는 곳, 그런 곳이 인기였습니다. 

학교 앞에 '보디가드'라는 카페가 들어섰는데, 전화기가 놓인 카페였습니다.
그때 우리 눈에는 상당히 럭셔리해 보였습니다. 
곧 '보디가드'는 미팅명소가 됩니다. 
(그전 미팅 명소는 모였더라...)

그런데 사단이 납니다. 
과소비문화의 온상이라고 운동권 학생들이 몰려와서 
단체로 푸닥거리를 하고 갑니다. 
그리고 '불매운동'을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고 갑니다.  

간 작은 '보디가드' 사장님은 이름을 '목신의 오후'로 바꾸십니다.
얼마 뒤 총학생회 해오름제를 하는데,
이를 축하하는 현수막을 가게 앞 도로에 내거셨습니다.

그날 총학생회 해오름제를 기념해 커피 할인 행사도 했습니다.
우리의 안습 사장님, 떡도 주셨습니다.
친구랑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며 열나게 삐삐를 쳐댔습니다. "야 이리와서 떡먹어라."
평소 한 잔 값으로 셋인가 넷인가 마셨던 것 같습니다.

떡으로 배를 채우고, 커피로 오줌보를 채우고 나왔습니다.
잘 먹고 가서, 보답하는 의미에서
이런 식의 실력행사는 문제가 있다는 자보를 붙였던 것 같습니다.
'보디가드'는 안 되고 '목신의 오후'는 되는 근거가 뭐냐고???

그랬던 고대가
이제 학교 안에서
가진 학생과 못 가진 학생이 구분되어 생활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니...
거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