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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위기인 한국의 대학/대학 내 비정규직 문제

대학생들, "대학 내 비정규직부터 지켜내자"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2. 12.

 

‘88만원 세대’에게
비정규직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내 옆의 비정규직부터 지켜내자”는
‘노학연대’가 활발합니다.


성신여대에서, 연세대에서, 명지대에서


이런 대학생들의 움직임과 관련해서
명지대학교 박용석님께서
좋은 글을 보내오셨습니다.



명지대학교 모습. 얼마전 총학생회 선거가 끝났다.




(글 - 박용석, 기획 - 고재열)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은 ‘88만원세대’의 보다 나은 미래입니다.
고통 받는 노동자의 현재를 함께 바꿔나갈 학우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명지대학교에서는 지난 8월 조교 40명을 일방적으로 해고했습니다.
그리고 내년 2월 조교 95명을 추가로 해고할 예정입니다.
일반조교는 학교의 행정 및 학사 전반의 사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이 해고되거나 근무의 연속성이 저해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또한 이번에 해고되는 일반 조교는 최장 13년 동안 근무를 하여 현행 비정규 악법 하에서도 학교는 이들을 정규직화해야 합니다.


학교 당국은 장기계약을 연장하며 근로계약서마저 불분명한 상태인 불법 근무형태를 강요한 것도 모자라 법의 맹점을 악용해 불법을 저지른 것을 면하기 위해 급히 조교들을 해고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해고 이후에는 외주화를 통한 근무조건 악화와 임금삭감 역시 추진하려 합니다.



비정규직 악법이 지난 7월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비정규직에 대한 가혹한 탄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시키려 혈안이 된 이명박 정부는 5년간 영웅적인 비정규악법패기-정규직화 투쟁을 지속해 온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장에 용역깡패를 투입하는 등 비정규직에 대한 비상식적인 탄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일들이 대학공간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명지대학교는 물론 대학재단들이 이명박 정부의 비정규악법 시행에 발맞춰 비정규직 해고 및 구조조정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입니다.
그러나 이미 성신여자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강력한 노동자 학생연대로 비정규직 해고를 막아낸 바 있습니다. 



성신여대 학생들이 학내 청소용역 비정규직 아주머니들을 응원하는 지지 문구를 써 붙였다.




성신여대의 경우 청소용역 노동자들을 해고하겠다는 학교당국에 맞서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이 천막농성장을 차리고 60여일간 조합원들과 함께 싸웠습니다.
학교는 기존의 입장 철회는 물론 청소용역 노동자 전원의 복직을 약속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상적인 것은 학우들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이었습니다.
전체 성신여자대학교 정원의 60% 이상 학우들이 현수막에 자신의 이름과 함께 지지 문구를 적었습니다.
'비정규직과 함께하는 수정이들'이란 문구로 시작된 이 캠페인은 전국적인 관심의 대상은 물론 주저하는 학생들의 손쉬운 참여를 유도했고 너도 나도 수정이가 되어 비정규직 문제에 함께 싸울 수 있도록 이끌었습니다.



연세대의 경우 공대 경비의 무인화 시스템 도입을 이유로 인원감축 및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공대 비정규직 경비 노동자들의 복직(연속근무)과 체불임금(3억5천만원)을 환수받기 위한 투쟁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연대했습니다.
그 겨로가 경비 용역 노동자들의 복직은 물론 체불임금 환수를 이룰 수 있었다.
물론 내년 1월 1차 조합원 일부의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어 고용승계 투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잘 해쳐나갈 것입니다.



연세대, 성신여대의 아름다운 노학연대를 통한 비정규직 투쟁 승리의 사례가 명지대에도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비정규직 쟁점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지난 11월 한 달 동안 진행된 부당해고 반대 서명에 많은 학우들이 서명에 동참하였고 이 과정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높아졌습니다.
해고 노동자 145명 중 30명이 민주노총 대학노조에 가입을 완료한 상태며 이후의 투쟁을 지속하려 하고 있습니다.
명지대 비정규직 투쟁도 승리할 수 있도록 앞으로 꾸준히 노력해갈 계획입니다. 



다음은 ‘비정규직 고용안정 보장하라’는 성명을 함께 낸 명지대 학우 명단입니다.



명지대학교 학생들이 학내 비정규직 문제 관련 간담회에 참여하려다 학교측이 간담회장을 폐쇄해서 간담회장 앞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조교 135분의 부당  해고에 반대한다


부당 해고 당한 조교의 복직과 정규직화를 촉구 한다



고경호(경제) 권준걸(문창) 김광진(정외) 김동길(경정)
김민정(문창) 김소리(디미) 김아랑(문창) 김예지(영디)
김우진(경제) 김은혜(문창) 김화랑(경제) 남윤경(디미)
박용석(경정) 박종빈(정외) 서석현(경제) 서정민(디미)
성태욱(문창) 신민규(미사) 유원석(경영) 윤선호(정외)
이대경(경정) 이은정(아동) 이주하(경제) 임국영(문창)
임미래(경제) 장윤혜(문창) 정자련(경제) 정충만(경제)
조대행(경제) 조복형(경제) 탁현광(경제) 한용희(경제)


- ‘비정규직 해고에 반대하는 명지인’



주>

'조교'라는 말에 오해를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조교는 원래 1~2년 잠깐 하는 거 아냐?"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명지대에서 지금 발생하는 문제는 그런 통상적인 의미의 '조교' 문제가 아닙니다.  
학교측에서 일반 행정직 직원들을 '조교'라는 형식으로 고용해서 생긴 문제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조만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연세대학교에 가 보니
학생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분들의 노조 사무실을 동아리방처럼
상주하면서 이것저것을 돕고 있던데,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정규직 폐지'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렇게 자신의 삶 가까이에 있는 비정규직분들부터 지켜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