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의 자존심, '적들도 믿는다'
왜? 정확하니까.
<독설닷컴>의 자만심, '적들도 클릭한다'
왜? 궁금하니까.
지난 한 해 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언론노조 총파업을 지지하는 '독설닷컴'은
올해도 '언론장악 7대 악법' 개정을 막아
조중동과 재벌의 '방송 사영화'를 저지하겠습니다.
루퍼트 머독이 영국 언론에 끼친 해악을
yager님이 정리해서 보내주셨습니다.
조선일보 방상훈과 중앙일보 홍석현 둘 중 누가 '한국의 루퍼트 머독'이 되어서 이 악역을 맡을까요?
(동아일보는 넘 비실비실해서 제쳤습니다)
yager님은 이 글에서 루퍼트 머독이 영국 언론에 끼친 해악을 다루고
다음 글에서 호주 및 해외에서 끼친 해악을 별로도 정리할 예정입니다.
글 - yager (언론노조 총파업 블로거 특별취재팀)
[영국, 그리고 루퍼트 머독]
루퍼트 머독 - 그는 세계 50여개국에서 약 780개 미디어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실 언론의 독과점 문제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다름아닌 ‘루퍼트 머독’ 이다. 뉴스코퍼레이션(이하 뉴스코프) 회장으로 세계 50여개국에서 약 780개의 미디어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미디어 그룹이다.
그의 회사 뉴스코프는 사실 호주의 지방신문에서 출발하였다. 그 신문사 역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었고, 초반에는 그다지 실적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신문에 상업적 코드와 선정적 코드를 결합시켜 엄청난 판매부수의 신장을 창출해냈고, 그의 회사는 호주를 넘어서 해외 진출에 눈을 돌리게 된다. 그 첫 번째 타겟은 바로 영국이었다.
옥스퍼드 출신이자 영연방 국가인 호주 출신인 머독에게 영국 본토는 친숙한 곳이었다. 게다가 그 당시 영국은 경제 문제로 상당히 골치를 썩고 있었던 찰나였고, 그 유명한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수상의 통치 시기와 맞물렸다. 따라서 전 산업에 걸쳐 구조조정과 M&A바람이 불었던 그때 머독은 강력한 머니파워를 앞세워 신문사들을 하나하나 집어삼키기 시작한다. 그 첫 번째로 더 타임스의 인수(1981년)가 그 시발점이었다. 그리고 유력 대중잡지인 더 선, 뉴스 오브 더 월드, 선데이 타임스까지 그의 소유가 되었다. 게다가 그는 위성방송채널인 SKY TV를 손에 넣었다.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권력은 내 편이니까.]
머독과 대처 - 1980년대 영국 보수당 대처의 집권시기 이들은 악어와 악어새 관계였다.
당시 스카이 티비의 개국은 영국 위성방송 ‘SATV' 지분 80%를 인수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1990년 영국 최대 위성방송 ’BSB'를 인수하면서 스카이 티비는 확고부동한 영국 위성티비 시장 1위에 등극을 하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머독은 영국의 주요 신문사를 독식하면서, 영국 정부에게 ‘편집권을 간섭하지는 않겠다.’ 는 약속을 한다. 하지만 그 약속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자신의 방향과 맞지 않는 기자들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전세계의 모든 뉴스코프 식구들은 내 말을 듣고, 행동을 한다. 영국에서 내가 인수한 신문사 역시 뉴스코프 식구들이다. 왜 그들은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가?’
또한 위성방송 독점 문제가 불거지자 영국 유선방송위원회는 여기에 태클을 걸었다. 누가봐도 문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스카이 티비는 본래 보도전문방송이었다. 머독이 인수한 후 8여년간, 대처 정부를 지지하는 보도를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내보냈다. 즉, 한국의 딴나라당의 뒤에 조중동이 있는 것 처럼, 마가렛 대처 뒤에는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스카이 티비가 있었던 것이다. 대처의 입장에서 스카이 티비는 매우 중요한 존재였고, 그 가치는 상상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대처는 머독의 머니파워에 굴복하였다.
이 밖에도 마가렛 대처와의 커넥션은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이다. 결국 머독은 원하는대로 영국 위성티비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공영방송 BBC에는 손대지 못했다]
BBC의 국제뉴스 기사 - 그들의 풍자는 항상 촌철살인이다.
다행이라고 말을 해야하는 것일까? 머독이 영국 방송 장악에 관심이 없었을리 만무하다. 하지만, 그는 영국에서 공중파 방송을 소유할 수 없다. 영국의 미디어 소유규칙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는 신문사를 소유한 자는 지상파 방송사를 운영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지상파 방송사 운영자는 반대로 신문사 운영을 할 수가 없다. 다만 신문사나 방송국 단일 소유에 있어서는 그 제한이 없다.
이런 규제로 인해 머독은 가장 영향력이 있는 지상파 방송에는 손을 대지 못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법은 머독 때문에 만든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머독은 영국 신문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미국에서 미디어 그룹(폭스 사)을 운영하기 위해 국적까지 바꾸었다 (미국은 자국민에게만 방송사 운영을 허용한다고 한다). 그런 그가 영국 BBC를 건드리지 못한것은 바로 미디어 소유 규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그는 영국의 기타 언론들을 다 싹쓸이 하는 중이다. 이미 유력 신문사들은 모두 싹쓸었고, 근래에는 ‘메트로’로 대변되는 영국 무료 신문시장에까지 진출을 하였다. 게다가 위성채널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BBC를 전방위 압박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니까 문제는 심각하다.]
블레어 전 총리, 브라운 현 총리, 그리고 머독 - 노동당과 사이가 좋지 않던 머독은 이들과
관계 개선을 통해 영국 권력의 핵심과의 커넥션을 계속 이어간다.
즉, 다행이 아니라는 얘기다. 방송사 소유만 못할 뿐 나머지는 다 소유를 할 수 있으니까. 앞에서 얘기한대로 ‘전방위 압박’ 그 자체이다. 루퍼트 머독은 이런식으로 영국의 내정에까지 관여한다.
[유로도입 싸고 블레어-머독 대립 (매일경제 2002년 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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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국국민이 아니다. (현재 미국 국적이다.) 이건 의견 수준이 아니라 협박 수준이다. 이 영향이 주효했는지는 몰라도 영국은 아직까지도 유로존에 가입을 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현재 영국 총리는 브라운이니까 머독이 원하는 대로 되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머독, 보호주의 철폐 주장 (1998년, 한국 방송 영상산업 진흥원 분석 보고서 중)
그의 주장은 한 마디로 영국의 전통적인 미디어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보호주의를 철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는 규제나 연고주의에 의지한 보호주의가 아니라 변화와 진보의 장으로 들어서고 있으며, 모든 자원들이 국경을 초월해 자유롭게 흐르고 이를 통해 점점 경쟁이 강화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영국은 공공이익이라는 이름하에 특권을 특정집단에게만 부여하는 보호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세상의 흐름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보호주의 포기론의 초점은 BBC에 모아졌다. 머독은, BBC의 책임자인 존 버트(John Birt) 사장이 뉴미디어 시대는 가난한 사람들을 정보 혜택에서 소외시켜 하층 정보 계층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말했지만, BBC가 영향력을 한 손에 쥐고 있는 한 그런 위험은 민영방송 부문이 아닌 BBC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에서는 누구도 국영방송인 BBC에 도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더욱 우려스러운 일은, 유럽의 국영방송 연합인 EBU가 방송 분야의 경쟁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BU는 지난 수년 동안 카르텔을 형성해 스포츠 프로그램의 구입에 거의 독점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BBC와 ITV에게 디지털 지상파방송의 운영권이 자동적으로 돌아간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 밖에도 그는, 시청자들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BBC의 24시간 뉴스가 민영 매체인 케이블텔레비전을 무료로 이용함으로써 자신의 24시간 뉴스 채널인 Sky News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그의 사업가적 기질이 여기서 드러난다. 그는 참된 언론인이라고 보기 어렵다. 언젠가 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자유주의자’라고 밝힌 적이 있다. 즉, 그는 개개인이 경제적 원리에 충실하면 될 뿐 국가의 역할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그에게 언론의 공공성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런데도 글로벌 스탠다드를 외칠텐가?]
참으로 어리석다. 언론학도가 아닌 나도 이 정도는 찾아보면 알 수 있을 정도다. 하물며,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과연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알면서 모르는척 하는 것일까? 이번 신문법 개정안을 보면 외국 자본의 참여 지분을 20%까지 인정해주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우리는 20%가 많다고 생각해야하는 걸까, 적다고 생각해야하는 걸까?
개방을 하면 해외자본이 국내에 유입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소 식기는 했지만 한류로써 그 가치를 어느정도 인정받은 국내 영화와 대중가요 시장에 해외 자본이 관심을 갖을 가능성은 다분하다. 보도관련 분야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 국가의 여론을 선점하는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보도 분야라는 것은 이탈리아와 영국 사례에서 이미 증명하고 있다. 해외자본은 이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의 투자가 단지 20%에만 그칠 것이냐 하는 점이다.
법적으로 20%에 묶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직접적인 지분 소유에 한정을 하는 것일 뿐, 간접적인 투자 방식으로 손을 뻗친다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수도 있다. 즉, 지분을 직접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분을 소유한 회사에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영향력 행사를 할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해외자본에 좌지우지되는 한국의 미디어 환경을 상상해보라.
만일 일본의 요미우리 계열 그룹이 한국에서 언론 채널을 소유하여 방송을 개시하게 된다면? 우리는 어쩌면 한국 땅에서 독도는 일본 땅 이라는 망언을 심심하면 접할지도 모른다.
이 뿐만 아니다. 루퍼트머독과 영국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돈과 경제논리를 앞세우는 거대 기업의 언론사 소유가 얼마나 공공성을 해치고 있는지, 영국은 우리에게 상당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그나마도 그들은 거대기업의 신문사-방송사 겸영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있어도 폐해는 심각한데, 정부와 여당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이런 방지 장치도 없다. 이래놓고서 모든건 시장에 맡기면 현명하고 지혜로우며 합리적인 시장주체들이 알아서 잘 할거라고 얘기한다. 이쯤되면 한나라의 대통령과 그 수하에 있는자들은 자유주의자라는 얘기인데, 그들에게 국가란 무엇인지 짐짓 궁금해진다.
그들은 언론 선진화를 외친다. 그래야 언론의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자리한 언론의 재벌화, 상업화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무엇이 언론 선진화인가? 선진국이 하면 그냥 다 좋은건가?
[분명 문제점을 다들 알고 있다.
하지만 숨기고 있다.
그래서 더 나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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