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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독설

임수빈 전 부장검사에게 공개 사과드립니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1. 20.


이 글은 '독설닷컴'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이었던
임수빈 전 부장검사에게 드리는 공개사과입니다.

임수빈 전 부장검사님은
<PD수첩> '광우병편' 수사를 맡았던 분으로
'독설닷컴'은 여러 차례
형사2부의 <PD수첩> 수사를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임수빈 전 부장검사님은
사표로서 <PD수첩> 수사의 부당함을 알렸습니다.
이에 '독설닷컴'은 공개 사과합니다.







최근 4대 권력기관장(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인사가 있었습니다.
4대 권력기관장 중 검찰총장만 유일하게 유임했습니다.
검찰은 자랑스러울까요?
저는 오히려 수치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인사는 4대 권력기관 중 검찰이 가장 '권력의 충견'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총장이 유임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검찰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 며칠전 검찰 간부 인사 결과가 신문지상에 보도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임수빈이라는 이름을 기억했습니다.
그가 눈 딱 감고 <PD수첩> '광우병편'을 제작한 PD들을 잡아 넣었다면,
아마 그도 영전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나름대로 엘리트코스를 밟고 있었던 그가
검찰 조직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었든 그가
눈 딱 감고 PD 몇 명만 잡아 넣었다면
그는 승진을 하고, 이명박 정부 내내 떵떵 거리고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거부하고 가시밭길을 택했습니다.
검찰복을 벗은 것입니다.
자신이 사표가 의미하는 것이 '무언의 항명'이라는 것을,
검찰 조직에 누를 끼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양심을 지켰습니다.

임수빈 전 부장검사님의 고뇌를 모르고 '독설닷컴'은 마음껏 PD수첩 수사를 힐난했습니다.
- 검찰의 <PD수첩> 수사는 정지민 받아쓰기인가? (7월31일)

- "검찰의 왜곡과 오역이 <PD수첩>보다 더 심했다" (8월1일)

- 검찰의 <PD수첩> 헛다리 수사, "여기가 아닌가벼~~~ (8월7일)
돌이켜보니, 정말 무지막지하게 임 전 부장검사님을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공개 사과드립니다.
이 사과가 때늦은 사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심을 담아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임 전 부장검사님은 정말 정의로운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이번에 영전한 검찰 간부들을 보고 씁쓸한 기분이 들으셨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은 깁니다.
임 전 부장검사님의 의로운 마음을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알고 있습니다.
반드시 훗날 보답받을 것입니다.

아드님이 법을 공부하는 학생이라고 들었습니다.
임 전 부장검사님은 실천으로 '법적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주셨습니다.
아드님에게 임 전 부장검사님은 최고의 스승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임 전 부장님은 세상을 버림으로써 세상을 얻으셨습니다.
임 전 부장검사님의 무운과 건안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