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갑자기
MBC공정방송노동조합이라는 곳에서 발표한
'우리는 왜 변화하지 못하는가'
라는 제목의 성명이
조중동에서 집중적으로 기사화 되었습니다.
MBC공정방송노동조합은
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소속된
'선임자 노조'라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존재가 없던 이들이
갑자기 '발호'한 까닭을
한 MBC 기자로부터 들어보았습니다.
그는 선배들의 행위를 친일파에 비유하며 맹비난했습니다.
그가 선배들을 비판하며 말한 내용입니다.
"정확히 100년전인 1909년에도 매국노라고도 불린 친일파가 있었다. 이들은 대세가 일본이라는 판단하에 살길을 찾기 시작했고, 세치 혀를 놀리며 독립투사들을 일본에 팔아넘기고, 급기야 주권까지 팔아넘겼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친일파의 DNA는 한반도에 남아서 정치권력과 손잡은 자본권력을 향해 손을 뻗치고 있다. 그들이 얘기하는 ‘MBC의 변화’가 순수성을 갖지 못한 몇가지 이유가 있다. 그들의 주장은 한나라당과 조중동의 논리와 너무나 흡사했다. 정병국이 그런 것 처럼, 이들도 MB의 미디어 산업화 논리에 발 맞추고 있다. 민감한 조중동 방송, 재벌 방송만 빼고 발표했다. 최문순 의원에 대한 비난도 빠지지 않아. 언제나 그랬듯이.
첫째, MBC의 선임자 노조는 조직 결성 시기가 순수하지 못했다. 엄기영 전 최문순 사장 시절 부장급인 최문순 부장이 사장으로 올라서면서, 사실상 물먹은 부장, 국장들이 대부분이다. 최 전 사장은 약 10여기수를 뛰어넘어 사장이 됐다. MBC에 같은 기수가 평균 20~30명 정도씩 된다고 볼 때, 약 200-300명 정도가 후배인 최문순 사장 아래에 놓이게 되었다. 법원이나 검찰 조직같으면, 다 변호사 개업했겠지만, 그들은 후배 밑에서 월급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한 것은 심리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해 함께 뭉치게 된 것이다. 쫓겨나지 않기 위해 뭉친 것이다. MB 식 표현대로라면, 밥그릇 지키려고 만든 노동조합이 바로 그들이다.
둘째, 퇴직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그들이 왜 지금 이 시점에서 그런 발표를 했느냐는 것이다. 보통 때 같으면, 지금쯤 은퇴후 시골에 가서 전원주택 짓고 평화로운 삶을 꿈꾸거나, 평소 해보고 싶었던 여행이나 사회봉사 같은 일거리를 찾아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후배들이 파업후 복귀하자마자 MBC 전체 구성원의 30분의 1밖에 안되는 자기들끼리 그것도 80여명 정도 여론 조사해서 그것을 MBC의 전체 의견인양 발표했다는 건 MBC를 한나라당과 재벌에 팔겠다, 우리는 얘들과 달라요 하고 확실히 색깔 보여준 것 밖에 아니란 것이다. 그들이 바라보는 것은 올 8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교체 시기인 것 같다. 그때 한 자리라도 노리려고 하는 것이라면 후배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도 KBS 김인규처럼 관변 단체 가서라도 권력에 아부하며, 노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MBC공정방송노동조합의 성명서입니다.
우리는 왜 변화를 두려워 하는가?
한국의 방송 산업은 2009년 올 한해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순탄치 않을 것이고, 또한 미디어 환경변화로 무한경쟁의 시대에 돌입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MBC는 변화를 거부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매우 보수적인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밖에서는 MBC를 노영방송이라 하고, 안에서는 보도패권주의가 망령처럼 사로잡고 있어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정방송노조의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MBC는 회사의 신뢰성 상실과 불공정보도, 편파방송으로 인해 국민과 시청자로부터 외면 받아 외로운 싸움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명색이 공영방송 사장이라는 사람이 대선기간 동안 불공정 보도, 편파 방송의 대가로 사장을 그만 둔지 한 달도 안 돼 민주당 비례대표로 공천 받아 국회의원이 된 마당에 누가 MBC를 공영방송, 공정방송이라고 하겠습니까?
이제 더 이상 방송인은 정치색을 나타내지 말고, 정치인이 되려고 정치판을 기웃거리지 말아야하며 정치판에서 얻은 정보를 독식하여 개인의 신분상승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해서는 안됩니다. 그래야 방송의 정치적 독립이 이루어지고 국민이 전파의 주인 되는 명실상부한 방송의 공영성이 실현 될 것입니다.
공정방송노조 설문조사 결과에서 보듯 우리는 대기업이나 신문사가 참여하는 형태의 방송은 단호히 거부하며 순수국민주나 공기업 참여 형태의 민영방송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대기업이나 신문사가 방송에 참여하면 여론 독과점이 생겨 방송이 사영화 될 것이라는 일부 집단의 선전, 선동에 우리는 결코 동의하지 않으며 대기업과 신문사 그 어느 누구도 MBC에 발을 붙일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명백히 알고 있습니다.
우리 MBC는 자산평가액만도 3조 4천억 원의 대기업입니다. MBC 구성원만 단결 하면 오히려 우리가 중소 신문사나 기업을 합병해서 세계적인 글로벌 미디어그룹이 될 수 있으며 방통융합시대 특히 방송과 통신의 개념이 무의미해지는 3년 이내에 거대한 통신그룹으로도 재탄생 할 가정도 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각종 규제와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공영의 굴레를 벗어나야 합니다.
한 동네의 넘치던 우물이 사람들이 늘어나 마르기 시작하면 우물을 더 깊이 파든가 아니면 근처의 다른 우물을 더 파야 합니다. 우물 팔 생각은 안하고 새로 이사 온 이웃에게는 물을 못 푸게 하고 뚜껑을 닫아놓고 하는 것이 공영성이며, 민주주의 입니까? 광고시장과 여론시장의 제로섬 게임은 이제 끝을 내야 합니다. 더 많은 우물을 파서 펑펑 물이 쏟아지게 하고 시장을 활성화해서 경제가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폐쇄주의와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우리가 먼저 선제적 사업영역확장과 여론의 다양성을 담을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MBC는 50년의 방송 노하우와 위기에 강한 맨 파워 그리고 든든한 3조 4천억 원의 자산가치가 있습니다.
역발상이나 발상의 전환은 불가능한 것 입니까?
변화와 개혁만이 우리가 살 길 입니다!
2009. 2. 5
변화의 중심
한국노총 공공연맹 MBC공정방송노동조합
정수채 위원장 드림
선임자노조가 '발호'하는 것을 보고 그 기자는 MBC의 암울한 미래를 예견했습니다.
"MBC 구조개편 논의는 지금도 내부적으로 논의중이고, 앞으로도 학계와 시민단체 등과 함께 공동으로 대안을 찾아가고 있다. 우리 직원끼리 결정할 문제도 결코 아니라고 알고 있고. 정치권 의지, 사회 분위기, 여론 등과 함께 가야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MBC의 민영화는 사영화와 같은 길이다. 제2의 태영이 되고 싶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손 잡고,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도 다분하다. 그렇게 되면, MBC의 기능은 또 다른 SBS에 불과할 것이고 KBS는 국영화돼 더 이상 정권 감시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 대기업 수하의 언론들이 제대로 정부 감시를 못한 것이 결국 희대의 경제위기를 낳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감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MB 정부는 172석 한나라당과 함께 가고 있어 더더욱 부패 가능성이 높다. 입법부, 사법부까지 장악한 무소불위의 권력에게 유일하게 버티고 개기는 것이 언론 인데, 영향력이 큰 MBC와 KBS를 장악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비록 작은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현대판 친일파의 매국 행위로 규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이들이 지속적으로 MBC를 괴롭히는 내부의 적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들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더 있을 수 있고, 이런 문제에 무관심한 내부 구성원도 많다는 것이다. '승리의 MBC'라고 말하지만, 장벽도 많다. 앞으로 MBC의 앞길이 험난할 것 같다"
이와 관련한 <미디어스> 기사입니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703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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