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3일,
SBS는 중앙일보로부터
뒤통수를 심하게 한 방 맞았습니다.
SBS오픈 골프대회 개막식날,
LPGA는 SBS 골프채널과 14년 계약을 종료하고
중앙일보 관계사인 J골프 채널과
400만달러의 중계권료 계약을 채결했다고
발표해서 찬물을 확 끼얹었습니다.
SBS 골프채널은 연간 225만 달러를 주고
LPGA 투어를 중계해 왔습니다.
저는 이 사건이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봅니다.
저는 이 사건이 '조중동방송'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조중동이 방송에 진출하면 앞으로 이런 일이 부지기수로 일어날 것입니다.
만약 조중동이 기대했던 대로 MBC나 민영화된 KBS 2TV를 인수하지 못하고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을 갖게 된다면 이런 식의 경쟁이 벌어질 것입니다.
자체 제작 역량이 낮은 신규 '조중동방송'은 수입 콘텐츠로 승부수를 걸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미드' '일드' 등의 수입 가격이 높아질 것이고,
더 나아가 국내 드라마 시장이 잠식되는 경우까지 상정할 수 있습니다.
'한류콘텐츠'와 '일류콘텐츠' 때문에 국내 시장이 완전 잠식된 대만처럼...
지금은 방송사 인수나 방송사 설립을 위한 법 개정 여론을 만들기 위해
자신들이 시장에 진입하면 경쟁을 통해 더 질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J골프'가 보여주듯이, 일단 채널을 갖게 되면 이기기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덤빌 것입니다.
드라마 수입가 인상과 중계권료 인상은 필연적입니다.
불황에, J골프가 무리하게 투자를 하는 부분도 여러 가지 해석을 가능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단순히 SBS골프채널과의 경쟁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방송사업에 진출하려는 중앙일보의 일련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하는 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불황에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것은 향후 방송사업 확장을 염두해두고 그러는 것으로 읽힙니다.
이번 사건이 SBS 사주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으리라 생각합니다.
SBS 사주는 민영미디어렙 도입과 1인 소유지분 제한 확대 때문에 한나라당이 추진중인 미디어법을 환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일한 지상파 민영방송으로서의 독점적 위치가 사라지고, 조중동 오너들과 경쟁할 때, 어떤 꼴을 당하는 지,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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