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들의 꿈을 물어보면,
가장 자주 나오는 답은 바로
'스타가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만
스타가 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3년 전, 스타가 되려는 여성 4명을 모아
왜 스타가 되려는지에 대해 방담을 해보았습니다.
3년 뒤, 그들의 오늘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들 중에서 지금 스타가 된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스타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먼저, 3년 전(2006년 1월) 진행했던 방담 내용입니다.
'이심전심'이어서 그런지, 정말 다양하고 속 깊은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지면이 좁아서 다 전달하지 못했던 아쉬웠습니다.
아마 이들뿐만 아니라 스타가 되려고 하는 지망생들 모두의 고민이 아닌가 싶은데요.
3년 전 이야기지만 지금도 그리 바뀌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요행 아닌 실력으로 당당하게 겨루겠다”
‘나는 왜 스타에 도전하는가’ 연예인 지망생 4인 릴레이 좌담 (2006년 1월)
스타가 되기 위해 ‘연예고시’를 준비 중인 연예인 지망생들, 그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품고,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짧게는 수 월, 길게는 3~4년 동안 연예인이 되기 위해 유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들을 함께 만나보았다.
연예인을 한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임수진(이하 수진) 반대했다. 무용을 전공했는데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니까 겨우 찬성했다.
이승희(이하 승희) 고등학교 때 청소년 극단에서 활동했는데 부모님이 연극하는 것을 싫어했다. 연예인 쪽으로 간다고 했더니 오히려 좋아하셨다.
유가영(이하 가영) 처음에 뭐하는 지 얘기 안 했다. 지금은 내 의지가 워낙 강하니까 반대 안 한다.
정다운(이하 다운) 이 분야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것을 부모님도 아신다. 그러나 그런 일을 왜 하냐하며 반대하셨다. 지금은 내 뜻이 완고하니까 부모님도 지켜보겠다고 하신다.
연예인이 되기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했나?
(수진) 선생님 두 명한테서 개인 레슨을 받으며 학원을 따로 다녔다. 하루 일과가 버거웠다. 세 군데 대사를 다 외워야 했다.
(승희) 이전 기획사에서 사기를 당하고 1년 동안 활동을 접고 쉬었다. 대학교에 갈 나이가 되어서 입시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이제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한다.
(다운)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계속 고민만 했다. 그러다가 동아TV 출연이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연기수업을 듣고 있다.
(가영) 언젠가 내가 하고 싶은 장르가 액션이기 때문에 검도를 배우고 있다.
연예기획사에는 속해 있는가?
(가영) 나와 있는 상태다. 직접 오디션해서 감독님과 직접 만나는 것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한다. 기획사에 소속되면 답답하게 마냥 기다려야 한다.
(승희) 차라리 혼자 알아서 하는 게 낫다. 요즘엔 기획사에 많이 안 들어간다.
(수진) 가난하고 힘없는 기획사 들어갔다가 설움을 톡톡히 당했다. 일 하면 괜히 돈만 떼어 주어야 하고 특별히 도움 받는 일도 없다.
길거리 캐스팅인 줄 알았는데 가보니 연기학원 다니라며 돈 내라고 하는 적 없었나?
(수진) 많다. 기분은 좋다. 여러 번 당하면서 ‘소속사 있어요’하면서 가버린다.
(승희) 있다. 사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다. 2백80만원을 냈지만 난 그 때문에 시작하게 되었으니 후회는 안 한다. 요즘에도 압구정동이나 동대문 패션몰에 가면 그런 사람들이 있다.
준비하면서 기분 나쁜 경험은 없었나?
(승희) 어느 유명 기획사와 계약서를 썼는데 잠자리를 요구했다. ‘네가 좋아서 잠자리를 하려는 게 아니다, 너의 마인드를 보기 위해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곧바로 계약서를 찢었다.
(수진) 언어적인 성폭력은 무시로 겪는다. 주변에서 몇 번 좋지 않은 경우를 봤다. 몸만 망치는 것이 아니라 돈까지 갈취하는 경우도 많다.
(가영) 전에 같이 배운 친구 중에, 스폰서가 있어서 용돈도 주고, 성형도 해주는 지망생이 있었다. 몇 년 후에 보니 포기하고 그만 두었다.
SM이나 JYP 등 대형 기획사, 이른바 스타 사관학교에서 만들어진 아이돌 스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다운) 예전에는 부러웠는데 지금은 전혀 그런 거 없다. 어떻게 보면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시키는 것만 하니까 자유가 없어 보인다.
(가영) 급하게 먹는 떡이 체한다.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없는 것처럼 그 사람들은 자유도 없고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못 간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포기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선택했다. 그렇게 해서는 탈이 난
다.
(승희) 그런 애들 나오면 관심 있게는 본다. 1에서 10까지 단계가 있다면 그 아이들은 5에서 시작하는 셈이다.
성형수술을 하거나 생각해 본 적이 있나?
(다운) 동아TV에 출연했을 때 했다. 4처음 수술했을 때는 좋았는데 차이가 별로 없어서 그냥 하지 말걸 그랬나 하는 후회도 한다.
(가영) 안했다. 연기자한테 성형은 그리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획사에서 고치라는 대로 고쳤으면 지금쯤 인조인간이 되었을 거다.
(승희) 요새는 또 안 하는 게 대세다.
이 길을 가야겠다고 느낀 순간은?
(승희) 무슨 일을 하던 3개월을 못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연극은 정말 열심히 했다. 엄마가 내 첫 연극을 보시고 내 앞에서 울면서 인정을 해주셨다. 그 때 연극을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을 확실하게 품었다.
(가영) 그 배역에 몰입했을 때, 기분이 좋다. 최근에 영화 찍을 때 스태프와 연기자가 한 몸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운) 사진작가와 함께 작업을 하면서 그가 원하는 컨셉을 나름대로 맞춰가며 사진을 찍으며 희열을 느꼈다.
앞으로의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가영) 두 번째 작품을 준비 중이다. 가끔씩 나도 글을 쓰는데 감독님이 가져와보라고 해서 보여드리고 있다. 그게 작품의 바탕이 될 지 안 될지 모르겠다.
(다운) 연기를 배우고 있다. 준비를 해놓고 있다가 누군가가 기회를 제공하면 내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나 자신을 만드는 것이 내 목표다.
(수진) 스타나 영화배우가 아닌 작은 소극장에서 뮤지컬 배우를 하고 싶다. 연기에 대해 제대로 배운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나이 들어 혼자 극본 쓰고 혼자 무대에 서고 싶다.
앞으로 몇 년 정도 더 도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다운) 좀 더 일찍 본격적으로 했어야 하는 건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앞으로 어떻게 할까 생각하면 막막해지기도 한다. 지금은 학교라는 보호막 안에 있어서 마음은 편하지만 졸업을 하면 확실히 지금보다는 여유가 줄어들 것 같다.
(수진) 교통사고 이후로 완전히 슬럼프 상태다. 연기에 대해 아직은 미련이 남아 있다. 나중에 혼자 무대에 서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은 도전할 생각이다. 점쟁이가 나더러 방송도 좋지만 매니저하면 대박난다고 했다(웃음).
(승희) 7월에 음반이 나올 예정이다. 8월부터 바빠질 것 같다. 2007년에 대박 난다고 점쟁이가 그랬다(웃음).
(가영) 지금 나는 도전이 아니라 밝혀지고 드러나는 시기인 것 같다. 이번에 출연한 영화가 개봉하면 스타까지는 아니더라도 알려지기는 할 것 같다.
연예인을 지망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가영) 화려함을 쫓아서 가다보면 상처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상처를 치유할 능력도 없다.
(수진) 오디션을 백번해도 솔직히 붙기 쉽지 않다. 그만큼 경쟁률 높다. 깜짝 스타가 되고 싶은 것이라면 애초에 접었으면 좋겠다.
(승희) 마인드를 먼저 물어보고 싶다. 마인드가 안 되면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자기 자신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수진씨는 쇼핑몰을 차리고 스스로 모델이 되었다.
다음은 이들의 요즘 모습입니다.
먼저 3년 준비했다가 교통사고 때문에 잠시 주춤했던 임수진씨(24)의 요즘 모습입니다.
3년 전 그녀는 “지금은 슬럼프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작은 무대라도 서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 모델이 된 임수진씨는 원하는 사진을 마음껏 찍고 있다.
오랫동안 홍보대행사에서 언니와 형부의 일을 돕던 임수진씨는
현재 그녀는 자신을 모델로 한 패션몰(http://www.dalstyle.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친구들과 동업해 고깃집을 열기도 했습니다.)
계속 연예계 관계자들을 만나왔던 그녀는 최근 한 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다시 연예활동에 나섰습니다.
유가영씨는 스타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동안 만능 스포츠우먼으로 거듭났다.
3년 동안 준비하고 방담 무렵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던 유가영씨(29)는
“스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직업으로서 연기자를 선택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그녀는 영화와 연극 케이블TV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활동해 왔습니다.
활동을 쉬는 동안에는 검도 각종 댄스 등 여러가지를 배우며 나중에 맡게 될 지도 모르는 다양한 역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다운씨는 남다른 중국어 능력을 이용해 대만에서 데뷔했다.
방담 당시 준비기간이 6개월로 가장 짧았던 정다운씨(26)는 지금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활동 무대가 한국이 아니라 대만이라는 점이 다른 사람들과 차이나는 점입니다.
대만에서 주로 CF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 '쑹야친(송아진)'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방담 당시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잡을 수 있도록 준비를 제대로 해두겠다”라고 말했는데, 남다른 중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기회를 잡았습니다.
정다운씨는 자신의 블로그(http://yaqinstory.tistory.com)를 통해 대만에서의 활동 내용을 누리꾼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대만 젊은이들에게 한국 대중문화를 알리기 위해 정씨가 최근 기획하고 있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 관광 가이드북을 만드는 일입니다.
틀에 박힌 가이드북이 아니라 정말 한국 젊은이들이 즐겨 가는 곳만 엄선해서 대만 젊은이들에게 소개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 대만 현지 출판사를 알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방담자 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이승희씨(24) 역시 계속 연예계 데뷔를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방담 당시 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연예인의 매력이다”라고 말했는데, 3년이 지난 지금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군요. 다른 3명과 마찬가지로 그녀에게도 3년 전 던졌던 질문과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받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연예인이 된다는 것, 정말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만났을 때가 벌써 3년이나 준비한 상황이었고 다시 3년이 지났는데도
안정적인 위치에 올라선 사람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다시 3년 뒤, 그들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일단 그들의 지금 생각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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