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국PD대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PD연합회 1년 행사 중 가장 큰 행사죠.
매일 PD들 초상집(집회나 시위)만 다니다가
잔칫집을 가니 좀 낯설기는 하더군요.
시상식에서 지난해 '예능계 늦둥이'로 거듭난
방송인 한성주씨가 시상자로 나왔습니다.
요즘 한성주씨의 시상식 복장이 화제라서
기대를 했었는데, 무지 차분하더군요.
한성주씨 시상식 복장이 차분해진 이유가 뭘까요?
그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한성주씨 복장이 무지하게 차분해졌죠?
다른 시상식장에서는 노출이 많아서 화제였는데, 이번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는 노출이 적어서, 너무 차분해서 화제가 될 것 같네요.
색상도 겸손한 검정색이고...
행사가 끝나고 한성주씨에게 물어봤습니다.
"시상식에 한성주씨 복장에 관심 갖는 기자들이 많았는데 너무 차분한 것 아닌가?"하고 물었더니,
"PD분들 행사고...요즘 분위기가...."라며 말꼬리를 흐리더군요.
이 행사에서 노출 복잡을 입어서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성주씨가 잘 판단하고 있더군요.
이날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은 KBS 양승동 PD는 올해 초 파면당했다가 동료들의 제작거부로 겨우 정직 4개월로 징계가 낮춰졌습니다.
'올해의 PD상'을 받은 <PD수첩> 이춘근 김보슬 PD는 검찰이 수사를 재개해서 곧 소환될 예정입니다.
'올해의 PD상'후보였던 KBS <생방송 시사투나잇>은 방송이 폐지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도저히 노출을 즐길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이죠.
게다가 불황탓인지 행사가 다소 옹색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방송회관 2층 브로드홀에서 진행되었는데, 이 정도 행사를 치르기에는 행사장이 협소한 것 같았습니다.
수상자와 수상자를 축하하러 온 사람들과 취재진과 중계진이 뒤엉커셔 옴쭉달싹하기 힘들 정도로 좁았습니다.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협찬도 씨가 말랐더군요.
겨우 프린터 광고 하나 협찬이 붙었더군요.
이런 분위기에서 혼자 노출을 즐긴다면, 이상한거죠.
이날 중계는 OBS가 맡았습니다.
한성주씨가 '예능계의 여자늦둥이'로 거듭나기 전, OBS에 잠시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인연으로 시상자로 나서게 된 것 같았습니다.
시상식은 오늘(3월7일 토요일) 저녁 OBS를 통해 방송될 예정입니다(저녁 8시15분부터 100분간).
OBS가 안 나오시는 분은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으니 꼭 보시기 바랍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복장인데, 더욱 차분해졌군요.
<두시 탈출 컬투쇼>(SBS)로 라디오 음악/오락 부문 작품상을 받은 은지향 PD(왼쪽)가 한성주씨를 소개해주며 "같은 학교 나왔잖아. 학번도 같지 않나. 그럼 말 까"라고 하니까 한성주씨가 "저는 학교다닐 때도 같은 학번 남자들한테 오빠(아마 재수생 혹은 삼수생)라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오빠라고 할께요."라고 하더군요. 뭥미?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한성주씨를 그 전에 여러번 만났더군요.
한 4번 정도?
"분바른 사람들(연예인)한테는 정주면 안 된다"는 격언이 있는데...
정말 정줬다면 섭섭해질뻔 했습니다.
한성주씨를 처음 본건 신입생 OT때 였습니다.
밤새 술을 떡이 되게 마시고 방바닥에 빈대떡을 부치고 나서 술이 덜깬 상태에서 강당에 모였습니다.
그때 한성주씨가 제 옆에 서있었습니다.
제가 술냄새를 확 풍기며 "야 너 맨정신으로 보니까 이쁘다"라고 했더니 바로 다른 자리로 옮기더군요.
(과 친구 중에 스키 선수 출신이 있는데 체격 조건이 한성주씨와 비슷했습니다. 머리도 길고. 그래서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학 때 옆 동아리여서 인사한 적도 있었고,
(그녀의 주변에는 언제든 어떤 친절이든 베풀 준비가 되어 있는 남자들이 즐비했죠.ㅋㅋ)
그리고 예전에 활동 없을 때 전화로 인터뷰하며 앞의 얘기들을 하고, 다음에 보면 '말 놓자'는 이야기도 하면서 수다를 떨기도 하고,
OBS에 한성주씨가 진행하는 프로에 제가 출연도 했었는데,
몰라봐 주시고...ㅋㅋ
한성주씨가 대학교 2학년 때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서 진이 되었는데,
우리는 그때 그녀가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간 것에 대해서 세미나를 했죠.
요즘 대학생들은 미스코리아 출신의, 아나운서 출신의 방송인이 노출이 심하다고 해서 세미나를 하거나 하지는 않겠죠?
그 실없는 세미나때문에 그녀가 '잃어버린 10년'을 허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비난여론을 의식해서 미스코리아 대회 때 '지성과 미모의 겸비'를 유난히 강조했고,
장래희망도 '외교관'이라고 말하고...
졸업하고 아나운서가 되어서 '푼수끼'를 발휘도 못하고...
(신은 그녀에게 정확한 몸매와 정확한 얼굴을 선물했지만, 그 댓가로 정확한 발음을 빼앗아갔죠. 그녀는 아나운서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자신의 특장을 살리지 못하고 '지성과 미모의 겸비'라는 함정에 빠져
10년 동안 유명한 무명 생활을 했죠.
그런 모습이 휴먼다큐에도 방송되었던 것 같은데...
미스코리아-아나운서-재벌가 며느리, 여자들이 부러워할만한 건 다 해보는 것 같은데, 그 다음은 뭘까요?
잠깐 수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어주거 나서...
은지향 PD가 "<시사IN>에 성주 기사 좀 크게 내주지"라고 말하길래, 그랬습니다.
"시사지에는 사고 쳐야 나오는데. MB 비난 좀 세게 함 해주시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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