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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언저리뉴스/정동영 출마 논쟁

정동영이 출마하면, 민주당은 '호남 자민련'된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3. 18.

지난 총선에서 정몽준에게 어퍼컷을 맞은 정동영이
재보선을 앞두고 박희태에게 잽을 제대로 맞았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사퇴로
정동영의 출마는 더욱 명분을 잃게 되었다.

'뼈를 묻겠다'는 지역구를 버리고 
당선가능성이 높은 지역구에 욕심을 부리는 '몰염치'와 
방송사 인터뷰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몰예의'에 관한
이야기를 제외하고,
그의 출마가 갖는 위험성만 언급하고자 한다. 


정동영이 공천 받으면 민주당은 자민련된다. 




 
재보궐선거 출마를 발표하며 정동영은 두 가지를 기정사실화하고 한 가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이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정동영의 출마는 민주당을 자민련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정치공학적으로 살펴보면 이렇다.


하나, 정동영은 자신이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도 출마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는 '경제 프레임'에 갇혀 선거다운 선거도 해보지 못했다면서.

이 경우, '정동영 학습효과' 때문에 민주당은 유력한 후보 영입이 어려워진다.
호남향우회 등 전국 조직이 잘 되어 있는 정동영은 당내 선거에서 천하무적이었다.
유시민도 김근태도 이 벽을 뚫을 수 없었고
손학규는 이 벽에 막혀 후보가 되지 못했고
이 벽 때문에 문국현은 단일화를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다음 대선에서도 반복될 것이다.


둘, 정동영은 당지도부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며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다.
정세균 대표 측은 이런 이유 때문에 그의 출마를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이 경우, 민주당의 분열이 초래된다.
지난 총선 공천에서 정동영계는 거의 괴멸 수준으로, 마이너리티로 전락했지만
잠재력은 여전하다.
특히 호남향우회와 '정통들' 등 기반조직이 건재하기 때문에, 바로 대립각을 형성할 수 있다.

이들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신들 몫을 찾기 위해 정동영을 앞세울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이번 재보궐선거는 물론 내년 지방선거도 어려워질 수 있다.


셋, 정동영은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으로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무소속으로도 출마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정동영은 한화갑의 길을 답습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 지역 의원들과 다르게 호남지역 의원들은 그를 중심으로 모일 수밖에 없다.
탈당 했기 때문에 민주당 밖에 세력을 형성할 수 밖에 없다.
'호남 자민련'이라 불렸던 한화갑의 민주당이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세를 형성한 것처럼
'정동영당'은 전북 지역으로 세를 형성할 것이다.
또 하나의 '호남 자민련'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상 세 가지 이유로 인해, 정동영의 출마는 민주당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