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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언저리뉴스

정부가 오늘 '시국 법회'에 유난히 떨고 있는 속사정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7. 4.
정부가 불교계의 '시국 법회'에 떨고 있다.
가톨릭계나 기독계와 달리 불교계는 '주류'까지 비판적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봉헌발언'을오 불교계를 자극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과 장관 인선에서 불교계 인사를 소외했기 때문이다.
최근 '알고가 파문'은 불교계의 화를 더욱 부채질했다.

오늘 밤 뿔난 스님들이 서울광장에 몰려온다.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또 한번의 고비가 될 거 같다.


 

오늘 20개 불교단체로 구성된 불교연석회의가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시국법회를 개최한다. 지난 6월30일~7월2일 진행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시국 미사’와 7월3일 진행된  한국기독교협의회의 ‘시국 기도회’에 이어 세 번째 종교행사다.


이미 익숙해진 촛불집회 관련 종교행사지만 정부는 유난히 ‘시국법회’에 떨고 있다. 왜일까? 지금까지 진행된 종교행사는 각 종교의 ‘주류’가 주도한 행사는 아니었다. 두 추기경을 비록한 천주교 수뇌부와 대형교회 목사들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다. 하지만 불교계는 다르다. ‘불심’은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완전 돌아선 상태다.


이런 불교계 주류 정서를 보여준 것이 바로 서울 최대 사찰 중 하나인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이 오마이뉴스에서 했던 말이다. 명진 스님은 “불자들은 해방 이후 최악의 대통령을 만났다. 정치 지도자는 자신의 종교색깔을 드러내지 않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역대 정권 가운데 가장 극렬하게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고 있다. 공안정국 조성하는 게 뼈아픈 반성인가. '위장 전입'에 이어 '위장 반성'이란 말까지 나오게 됐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불심’이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멀어진 연원은 서울시장 시절의 ‘서울시 봉헌발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새 정부 출범 즈음에는 불교계에 ‘기독교 편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는데, 청와대 수석과 장관 인선에서 이는 현실로 확인되었다. 초대 청와대 수석비서관 8명 중 4명이, 초대 장관급 인사 17명 중 10명이 개신교 신자였고 불교계 인사는 단 2명에 불과했다. 불교 신자가 개신교 신자보다 많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는 불교계로서는 서운할 수 있는 결과였다.


이런 와중에 최근 ‘알고가 파문’이 일어나 불교계를 더욱 격앙되게 했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구축한 대중교통 이용정보시템인 `알고가'에 교회 정보는 세세하게 나오는 반면 사찰정보는 대부분 누락되었다. 국토해양부 측은 용역 회사 측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불교계의 화를 부채질했다.


불교계는 단단히 뿔이 났다. 7월1일 한승수 총리는 조계종 총무원장과 면담하려 했지만 불교 신도들의 항의로 무산되었다. 한 총리는 `종교적 편향성 오해불식을 위한 특별지시'를 각 부처에 시달했지만, ‘불심’을 달래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시국법회 전후로 전국 사찰에 ‘종교 코드정치 중단’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릴 예정이다. 이미 조계사 앞에는 “종교편향 방치하는 교육부는 참회하라”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불교계의 불만이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전국 경찰복음화 금식 대성회’ 포스터에 어 경찰청장의 사진이 크게 실렸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 6시 단단히 뿔이 난 스님들과 이명박 대통령의 ‘충직한 양’ 어청수 경찰청장이 서울광장에서 맞붙는다.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