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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SI 누리꾼 수사대

경찰에 연행되는 사람과 안되는 사람의 차이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6. 27.


경찰이 시민들을 밀어내기 직전, 미디어오늘 김원정 기자가 내가 발언하는 모습을 촬영했다(김기자, 사진 써도 괜찮지?).



지난 수요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경찰에 연행될 뻔 했습니다.
저녁에 문화연대에서 주최한 '표현의 자유를 위한 문화행동 <굳 나잇 앤 굳 럭>'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대한문 앞에서 공개토론회로 열릴 예정이었는데, 경찰의 방해로 무산되었습니다.
주최 측은 토론회가 아닌 자유발언대 형식으로 바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자유발언이 시작되자 자신을 '남대문 경찰서 경비과장'이라고 밝힌 경찰 간부가 계속 경고 방송을 했습니다.
불법집회를 하고 있으니 해산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제가 발언을 시작하기 전 세 번째 경고방송을 했는데,
마지막 경고방송이라며 5분 후에 해산시키겠다고 했습니다.

기분이 묘하더군요.
노래방에서 5분 정도 남으면, 그런 생각 들지 않습니까, '빨리 노래 마치고 한 곡 더 불러야지' 하는.
그래서 '5분 안에 마치고 다음 분에게 마이크를 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그냥 제가 들고 상황을 맞는 게 낫겠다 싶어 계속 발언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전경들이 시민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밀려들었습니다.
저는 발언을 하고 있느라 등을 지고 있었는데, 전경들이 저를 지나서 시민들을 밀어내더군요.
'아, 드디어 나에게도 연행의 순간이 오는구나. 잡혀가면 기자라고 하지 말고 그냥 시민이라고 해서 유치장에서 48시간 채워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저는 그냥 지나치더군요.

그냥 전경들 숲속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그러다 대학생에게 맡겨두었던 제 가방 생각이 나서 전경들 헤집고 나와서 가방을 찾았습니다.
출장 갔다 와서 바로 참석했기 때문에 짐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그 대학생도 무사했습니다.

그런데 나와서 보니까
저를 포함한 주최 측은 가만 놔두고
자유발언을 듣기 위해 대한문 앞에 앉아있던 시민들을 연행해 가더군요.
그들은 무슨 죄인가요? '불법청취죄?'

다음날 더 황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낮에 문화연대 주최로 항의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경찰이 기자회견까지 방해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 가려는데,
근처에 대한문 앞에 모여있던 장애인 분들과 경찰 사이에 고성이 오갔습니다.
장애인 분들이 왜 여기 모여있지도 못하게 하느냐 하고 항의하는 것 같았는데,
경찰이 그 중 강하게 항의하는 장애인 두 명을 경찰차에 태우고 갔습니다.
이들은 또 무슨 죄인가요? '불법항의죄?'

종합해보면,
저 같은 기자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공개발언을 하거나 기자회견을 해도 안 잡혀 가는데
일반 시민들은 그것을 구경하기만 해도, 혹은 모여있기만 해도
'해산하라'는 경찰 말을 듣지 않으면 잡혀가는 상황이었습니다.
황당합니다.

사진으로 한 번 보시죠.

문화연대 나영 활동가가 공개토론회가 무산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인권운동사랑방의 명숙 활동가가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내가 발언을 하고 있는 동안 전경들이 시민들을 밀어냈다. 그 과정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던 일부 시민이 연행되었다.

다음날 문화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항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한문 앞에 모여있는 장애인 분들과 경찰 간에 조그만 실랑이가 생겼다.

실랑이를 마친 뒤 경찰이 장애인 두 명을 경찰차에 태웠다.



주> 다음은 네티즌 시국선언과 관련한 블로거 '승주나무'님의 공지입니다.



1. 참여방법

시국선언은 한줄선언과 대표집필 방식을 쓸 수 있습니다. 한줄 댓글은 자신의 생각을 한줄에 담아서 보내주시면 됩니다. 콘셉트는 "이런 세상을 원해요"로 해주세요. (예 : 돈 없다고 병원에서 쫓겨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 63세, 김복례 할머니) 준비팀 이메일(dajak97@gmail.com)로 한줄댓글을 남겨주시고, 입금자명을 써주세요. 대조를 위해 필요합니다. 이메일로 진행과정을 전달해드리겠습니다.

- 준비팀 계좌 : 신한은행 110-250-021543(오승주)

- 1인당 1만원을 원칙으로 하되 사정이 허락하는 만큼 넣어주시면 됩니다.

★  신문사는 투표를 통해서 경향, 한겨레, 시사IN 등을 선택할 예정입니다(의견광고 형식)

2. 블로거 홍보단 협조 바랍니다.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에 여기저기 퍼날라서 되도록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댓글에 어디에 퍼날랐다고 댓글을 달아주세요.

3. 시국선언문 공모합니다.

시국선언문은 대표집필자가 집필을 하는 것이 좋은데, 네티즌 시국선언인 만큼 각자 저마다의 시국선언 비슷한 것을 만들어 보고 그것을 집단지성으로 합쳐서 비빔밥 시국선언문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트랙백이나 이메일(dajak97@gmail.com)을 통해서 시국선언문 응모글을 써주시거나, 또는 블로그에 쓰셔서 댓글에 주소를 달아주시면 됩니다.


4. 네티즌 시국선언 광고디자인을 해주실 일꾼을 구합니다.

주간지와 일간지 하단광고 등이 광고 대상입니다.
의견광고 디자인을 해보신 분이나, 이런 일에 자신이 있는 분들은 얼른 자수해 주십시오. 콘텐츠는 모든 참여자가 만들지만, 디자인을 입히는 것은 장인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장인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댓글을 주시거나 시국선언준비팀 메일(dajak97@gmail.com)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