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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언저리뉴스

현장에서 본 국회의원들의 정보화 마인드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6. 30.

요즘 정치부 기자들이 많이 힘들어합니다.
국회의원들이 현장 소식을 자신의 블로그로 직접 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이 스스로 미디어가 되니
중간에서 그 소식을 전해야 하는 정치부 기자들이 할 일이 없어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블로그를 너무 열심히 하는 정치인을 보면
"이러시면 안돼죠. 우리는 그럼 무엇을 쓰란 말입니까"라고 농을 걸기도 합니다.
올해 들어 많은 국회의원들이 블로고스피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현장에서 본 이들의 활약상을 담아보았습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넷북



@ 김형오 국회의장

최근 트위터를 시작했죠.
얼마전 다른 기자들과 김형오 의장을 만날 일이 있었는데, 트위터에 대해서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곡절이 많았더군요.
측근으로부터 4번이나 권유를 받고 겨우 시작했는데,
망설였던 이유가 아이팟을 사야만 되는 줄 알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직원으로부터 다른 핸드폰으로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장 시작했다고 합니다.  
자주는 못 올리지만 이동하는 차에서 올리는 등 요즘 트위터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왜 갑자기 국회의장이 트위터냐? 하고 생각하실 분이 많을텐데,
김형오 의장은 오랫동안 국회 과기정위에서 활동했습니다. 
그래서 이명박정부 초기에 정보통신부장관으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부처가 없어졌지만). 
국회의장이 트위터를 하면서, 다른 국회의원들도 트위터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서울광장 천막농성 도중 현장 소식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 민주당 이종걸 의원 

역시 국회 과기정위 출신인 이종걸 의원도 정보화 마인드가 잘 되어있습니다.  
지난 6월10일 범국민대회를 위해 민주당 의원들이 서울광장에서 천막 노숙을 할 때
현장에서 넷북으로 상황을 중계했습니다.
다른 국회의원들이 기자들과 이야기하는 동안 이 의원은 직접 기자가 되어 현장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최문순 의원이 문화연대의 집회를 촬영하고 있다.



@ 민주당 최문순 의원

이종걸 의원이 천막 노숙 소식을 열심히 전했는데, 정작 재미를 본 사람은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었습니다.
비결은 디지털카메라였습니다.
천막농성을 하는 동료 국회의원들의 비에 젖은 신발과 무좀양말 맨발 등을 찍어 올려 대박을 터뜨렸죠. 
(그 중에서도 칼라TV 이명선 앵커의 빨간 구두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최문순 의원은 정말 열심히 현장 사진을 찍습니다.  
저보다 더 열심히 찍습니다. 
정말 심하게 많이 찍습니다.
아마 제가 찍은 최문순 의원 사진보다 최문순 의원이 저를 찍은 사진이 더 많을 것입니다.

반셔터 기능을 사용하지 않아
초점이 흐린 사진이 많다는 단점이 있긴 한데,
아무튼 대단합니다.


단식 농성중인 민노당 이정희 의원. 블로그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사람은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입니다.
블로그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이정희 의원의 단식 소식이 잘 알려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단식'은 '단신'으로밖에 처리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정희 의원 블로그의 매력은 '독설'입니다.
이명박 정부에 쏟아내는 거친 독설이 누리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위의 다른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부지런해서,
앞으로도 블로고스피어에서 맹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블로그 클리닉

이외에도 많은 국회의원들이 블로그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부러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국회 의원회간에 가면 의원실에 부킹당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한 수 가르쳐 달라는 것이지요.
종종 끌려들어가서 '블로그 클리닉'을 해주는데 요즘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주로 끌려갑니다. 
아무쪼록 블로그를 통해서라도 국민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