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진중권 교수(지금 그는 교수 타이틀이 없지만, 박사학위도 없지만, 나는 그를 교수라 부르는데 하등 문제가 없다고 본다)가 시사IN 창간2주년 기념강좌, '거꾸로 희망이다 - 시즌2'에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강의를 청강하고 근처 호프집에서 뒷풀이로 한 잔 하면서 수다를 풀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진중권 교수는 참 수다스럽습니다.
그 수다스러움속에 어찌 그리 주워담을 말이 많은지...
역시나 빠지지 않는 이야기는 변희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많은 말들이 오갔지만 굳이 전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진중권 교수의 '변희재는 진중권 연관 검색어 아닌가'라는 워딩으로 충분히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학기 연세대 강의가 끝나면 진중권 교수는 스페인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일종의 망명인 셈이지요.
진교수도 자신의 출국을 그렇게 간주하고 있었습니다.
스페인에 가서는 고야에 대한 책을 쓰겠다고 하시더군요.
이명박 정부가 강의를 죄다 짤라준 덕택에 연구에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고
쓰려고 계획했던 책을 드디어 쓸 수 있게 되었다고
쓸쓸한 소회를 밝히더군요.
출판 작업이 끝나도 아마 귀국하지 않고 당분간 해외에 체류할 것 같습니다.
'후계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제가 '진 교수님이 가시면 누가 맞장을 뜨겠나'하고 묻자,
'한윤형이 있잖아'라고 답하시더군요.
한윤형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는데,
'너무 정공법만 구사하는 것 아닌가'하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진중권 교수처럼 변칙플레이를 좀 해야 토론에서는 먹어주는 법인데...
진교수의 말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논객'과 '지식인'의 구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논객의 생명은 즉자성입니다.
싸움이 붙었을 때 바로 참전하는 것입니다. 뜸 들이지 않고.
반면 '지식인'은 버스 지나간 뒤에 떠들기 시작합니다.
광복절 다음날부터 독립운동을 하는 것이지요.
진교수는 그 예로 황우석 사건을 들었습니다.
황우석 교수가 거짓말쟁이로 밝혀진 이후에 관련 학술대회가 폭주했다며...
진 교수는 현재 각종 송사에 휘말려 있습니다.
그래서 매주 목요일을 '기분 나쁜 날'로 정해놓고
그날 관련 내용을 정리한다고 했습니다. 씁쓸하더군요.
이렇게 진중권 교수를 보내야 할까요?
...
죽거나...
떠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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