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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기자들이 낙하산 사장에게 전해달라는 말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7. 21.


오늘(7월21일) 새벽, YTN에 낙하산 사장이 불시착했다.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선 노조원들이 대오를 갖추기 전, ‘기습 출근’을 시도했던 구본홍 내정자(주주총회의 사장 선임 절차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YTN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장이 아니라 내정자로 표기합니다)는 출근을 막는 노조원들의 반발로 발길을 되돌렸다.


YTN 노조가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시작하려고 했던 시간은 6시30분이었다. 그런데 6시10분 경 후문 쪽에서 경영기획실 간부들의 모습이 보였다. 노조원 2~3명이 가서 확인해보니 구본홍 내정자가 출근하고 있었다. 이에 급히 노조 집행부를 불러서 박경석 위원장이 달려왔다. 노조원 7~8명도 추가로 달려왔다.


경영기획실 간부들과 노조원의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자 구 내정자는 출근을 포기했다. 그리고 노조위원장에게 “노조원들의 충정은 이해한다. 공정방송을 지켜내고 YTN의 여러 당면과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 노조원들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겠다”라고 말하며 악수를 권했다. 박 노조위원장은 “돌아가라. 그리고 다시는 올 생각을 하지 말라”라며 단호하게 대답하고 악수를 뿌리쳤다.


출근에 앞서 구 내정자는 YTN 사내 게시판에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글에서 그는 “방송특보라는 선거기간 동안의 역할이 정치적 편향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는 일부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선입견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 이력이 향후 YTN 뉴스의 공정한 판단과 뉴스의 발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사원들의 우려는 기우가 될 것이라는 점도 아울러 밝혀둡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구본홍 내정자의 ‘우아한 행태’에 대해서 노조원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YTN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해칠 낙하산 사장 임명이라는 심각한 상황을 임명 과정의 조그만 소란 정도로 보고, 대선 기간 동안 이명박 대통령 방송 특보를 한 것으로 편향성을 의심하는 것을 단순히 선입관으로 치부하는 것에 분개하고 있다. 이에 YTN 기자들이 구본홍 내정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들어 보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날치기 사장 선임이 이뤄진 YTN 주주총회 모습




박경석 노조위원장
“대화로 서로 해결책을 모색하자고 하는데, 대화가 필요 없는 일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최선의 해결책이자 유일한 해결책은 그가 물러나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구본홍 내정자가 ‘용퇴’해야 한다.”



김인규 사무국장
“주주총회 자체가 원천 무효다. 구본홍 내정자를 받을 수 없고, 따라서 대화할 이유도 없다. 그가 물러나는 것만이 유일한 결말이다.”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
“우리가 구본홍 내정자에게 마음을 열 일은 없을 것이다.”



조상헌 전 사무국장
“공정방송은 YTN의 명분일 뿐만 아니라 현실이다. 구본홍 내정자는 YTN에 올 생각을 해서도 안 되고, 와서도 안 된다. 그가 온다는 것은 YTN이 명분만 잃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설자리를 잃는 일이 된다.”



노종면 기자(뉴스창 앵커)
“할 말이 없다는 게 정확한 심정이다. 말 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임승환 기자(뉴스 2팀)
“자신의 임명 절차가 합리적이라고 한다면 우리와 당당하게 대화를 해야지, 왜 꼼수를 부리며 노조원들을 피해서 새벽에 출근하려고 하는가. 밀고 들어올 생각은 없다고 했다는데, 아예 오지를 말아야 한다.”



지순한 기자(경제부)
“구본홍 내정자가 쓴 글을 읽어보았다. 단순한 미사여구의 나열에 불과했다. 진정성은 한 톨도 발견할 수 없었다. 사실 그가 직접 썼는지도 의심스럽다. 내용을 보면 경영기획실이 현안을 정리해서 올린 것 같기도 하다. 사장 명의로 그런 글을 올려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에 분노한다.”
 
(구본홍 내정자에게 전하는 말은
YTN 노조원들의 멘트를 받아서
계속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YTN 경영기획실 간부들은 낙하산 사장을 맞아들일 준비에 분주했다. 노조원들이 지난주 금요일(7월18일) 사장실 앞에 ‘구본홍 출입금지’라고 써서 붙인 푯말도 떼어버렸고 X자 모양으로 대못질을 해둔 나무판도 제거했다. 노조는 주주총회 날치기 사장 선임에 앞장선 진상욱 경영기획실장과 간부진을 이끌고 주주총회에 참석하려했던 홍상표 보도국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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